오키나와의 오래된 주택

나카무라 저택을 찾아

by you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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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무라의 저택(주택)을 찾았다. 오키나와에서 사는 친구도 아직 한 번도 방문하지 못했다는, 대게는 찾지 않는 곳이다. 두 사람이에요.라고 말하고 티켓을 끊자 매표소 직원이 당연한 듯이 일본어 팸플릿을 내밀었다. 저, 한국어로는 없을까요? 했더니 까르르 웃음이 터지며 일본인인 줄 알았어요 죄송해요 하고 프린트된 설명서를 함께 주었다. 나중에 다시 오면 차를 내어드리니 꼭 이쪽으로 오세요 라는 말도 함께.


한국어 설명서는 그림 없이 텍스트로만 나열되어 있으니 이왕이면 일본어 설명서도 함께 받는 것을 추천합니다. 일본어 설명서에는 평면도와 함께 각 공간을 설명하고 있어 이해가 조금 더 쉬워요. (여행 메이트는 한자 모르는 사람이 받으면 뭐 결국 아무것도 모르는 거잖아 라고 하긴 했지만 그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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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딜 가나 있어서 이제 너무 친숙한 시사는 지붕 위에도 든든히 자리하고 있다. 오래된 기와와 함께 나이를 먹은 같은 때를 묻히고 있는 귀여운 아이. 부라린 눈도, 벌린 입도 이제는 그저 아고고 귀엽기만 하다.

나카무라 주택은 18세기 중반의 건물이며 그 구조가 온전하게 고스란히 남아있는 극히 드문 건물이라 국가의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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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농의 집안이라더니 생각보다 규모가 커서 놀랐다. 별채와 안채, 부엌의 완전한 구조이며 곳간이나 헛간, 소와 말과 산양과 돼지우리까지 갖추고 있는 곳이다. 한 가지의 나무가 아니라 여러 종류의 나무를 섞어 쓴 것 같아 설명서를 유심히 흩으니 나한송과 후피향나무가 사용되었고, 기둥은 류쿠왕국 시절의 무사 가옥을 옮긴 것이라고 전해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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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칸으로 건축물의 크기를 제한하던 우리나라처럼 이 곳도 농민에게는 다다미 6조로 방 크기를 제한 두었다고 한다. 꽉 채워 6조 다다미가 깔린 방을 천천히 구경했다.

안쪽에 위치한 방들은 모두 창밖이 돌담과 나무, 그리고 지형이 높은 정원이 보이는 뷰로 되어있다. 뭘 가리고 싶었던 것일까 하며 곰곰이 생각해보니 가리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강한 바람을 막으며 동시에 정원도 놓치지 않으려 했던 그들의 욕심 같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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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마가 깊고, 높아 자연스럽게 그늘이 자꾸 만들어진다. 바람이 많은 섬이라 낮은 건축물을 선호할 거라 생각했는데 2층 창고도 있는 높은 건축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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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미와, 나무, 그리고 돌로 이어지는 자연스러운 재료 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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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천천히 올라본 정원. 이 사람들은 아침산책으로 정원 한 바퀴 돌면 우리 집 잘 있나 지붕도 잘 있나 샅샅이 확인이 가능하겠다 하며 깔깔거렸던 반짝이는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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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돌아 나오니 따뜻한 차와 흑당 젤리로 맞이해주셨다. 한국에서 어떻게 왔냐, 언제까지 있냐, 어디 봤냐 하는 기본적인 질문을 지나 한국말로 설탕을 뭐라 부르느냐고 물어 "설탕, 서루탄" 이라고 굴린 발음으로 알려드렸더니 이번엔 흑당은 뭐라 부르느냐고. 알려준 발음을 혹여 까먹을까 자꾸 입을 오물오물거리며 발음을 반복하던 아주머니의 얼굴이 자꾸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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