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베노차야(浜辺の茶屋)
여행 메이트와 함께하는 마지막 숙소에서 짐을 풀고 천천히 해변으로 걸었다. 차를 가져갈까 하고 망설였지만 우리에겐 아주 거대한 문제가 이미 발생했기 때문에 당분간 차 안녕.
숙소 근처에는 아주 유명한 카페가 있었다. 카페라곤 거기밖에 없을 거야 검색하면 딱 하나 나올걸.. 하고 이 숙소를 먼저 다녀간 친구가 말했듯이. 浜辺の茶屋(하마베노차야)가 바로 그곳이다.
비수기라 한적한 카페의 명당자리를 맡아놓고 주문을 한 뒤에 아래쪽 해변으로 천천히 걸어내려 갔다. 오키나와의 해변길은 왜 다들 이렇게 신비한 나라로 떠나는 동굴 같은 입구를 가지고 있는지. 귀엽고 신기한 동네.
셀카 삼매경에 빠진 귀여운 아이들이 지나간 바다는 한적하고 여유롭기 그지없다. 곧 해가 질 시간이라 더 그랬을까. 천천히 물이 빠지고 있었고 하늘과 바다의 파란빛도 빠져나가고 있었다.
지붕과 실내와 아래쪽 해변에 있는 테이블까지 가득 차는 성수기엔 여기에 사람이 더해져 더 재미있겠다 싶어 괜히 상상하며 키득거렸다. 사람이 드문 날에 방문해서 이렇게 한가한 사진을 찍다니 이건 또 무슨 행운인가 싶기도 한 마음.
자리로 돌아와 커피와 샌드위치를 받아 들었다. 이것이 우리의 저녁.
가까운 곳에 있었던 채식 레스토랑에도 괜히 관심이 갔으나 도착한 시간엔 이미 라스트 오더가 끝나고 문이 닫힌 시간이었다. 너무 빨리 닫는 사람들이 가득 사는 이런 동네에는 다들 어떻게 저녁을 해결하곤 하시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그렇게 한참을 앉아있었다. 물이 빠지고 바다와 하늘이 빨갛게 물들어갈 때까지. 어두컴컴함이 자리를 잡을 때까지. 너무 오래 있었던 것일까. 돌아가는 길엔 핸드폰 라이트를 밝게 켜고 여행 메이트와 길고 긴 그림자를 만들며 조심조심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이 곳에 사는 고양이와도 인사를.
삼색이 고양이를 보니 괜히 서울에 있는 친구가 생각나 사진을 보냈다. 보통은 떠나오면 문자도 잘 하지 않는 편인데 참으로 드문일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