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긴자의 뒷골목.
거대한 공사가 진행 중인 뒤편이라
조만간 거리의 풍경이 또 바뀌긴 하겠지만
아직은 좁은 골목길 중간쯤에
드 람브르가 있었다.
이번 여행은 마치 오래된 것들을 찾아 헤매는 여행이기도 했는데
그중에서도 커피는
킷사텐(きっさてん /喫茶店)이라고 불리는
흡연이 가능하고 마스터라 불리는 바리스타가 있는
시간이 차곡차곡 쌓인 끽연점 같은 곳들을 찾았다.
커피만 있는 가게(咖啡だけの店)
람브르(ランブル)
카페 드 람브르
짝꿍의 커피.
カヘェ∙グロリア
오렌지맛의 리큐르와 커피가 함께 나오는
신기하고 자꾸 입맛 다시게 만드는
ブラン∙エ∙ノワア
호박의 여왕이라고도 표기되어 있었던
시원하고 달달한 맛의 커피.
모든 게 좋았던 순간들.
안쪽 테이블석을 받았다가
일부러 카운터석으로 옮겨달라고 부탁했다.
유난히 작업하거나 만드는 사람들의 손길에 자꾸 눈길이 가는 여행이었기 때문이다.
드립을 할 때마다 한쪽 눈을 끔뻑끔뻑 거리는 습관이 있는 마스터와
그 옆에서 차곡차곡 컵을 정리하고 서빙을 돕는 사람들.
세월의 흔적이 그대로 내려앉은 주전자와 가스버너.
턱도 없이 좁은 것 같지만 차곡차곡 정리되어 뭔가가 끝도 없이 나오는 선반들
각자의 동선은 마치 계산된 듯 딱딱 떨어져서 불필요한 행동이라곤 보이지 않았다.
눈으로 손길을 몸짓을 좇으며 마시는 커피는
너무 행복한 맛.
작은 공간,
공간을 만들어가는 사람들.
그리고 그 사람들의 손길을 자꾸만 보게 된다.
작다고 불평하는 내 공방보다 작은 공간에서
쉴세 없이 손을 움직이는 사람들을 본다.
늘 고민만 하고 있는 내가
고민이 끝난 듯이 깔끔한 사람들의 행동을 쫓고 있다.
그런 도쿄의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