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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자이모 May 21. 2016

핫요가, 다이어트 목적이 전부일까?

[생활글쓰기 #05]

전문적으로 요가를 배울 생각은 없었지만, 단순히 좋아하는 마음에 시작한지가 오래 전이다. 그래서 지금은 어느정도 나만의 선호도와 철학(?)을 가지고 이곳 저곳을 찾아다닌다. 우리나라 요가의 아쉬운 점은 요가 = 다이어트 라는 공식이다. 다이어트에는 땀을 쫙 빼야 한다는 생각에 유명해졌을 핫요가가 대표적. 정작 가보면 요가 시퀀스라기 보다는 뱃살빼기, 에어로빅에 가까운 음악에 맞춰 춤추는 동작 등 정체불명의 운동이 줄기차게 이루어진다.

덥고 습습한 공간에서 이뤄지는 ‘살을 불사르자’라는 의지에 불타는 몸짓들. 웃기게도 마무리는 항상 ‘나마스테’로 끝난다. 그 이후에는 ‘명상 수업’이나 ‘디톡스주스’, ‘요가복’을 사지 않겠느냐고 권하는 학원들도 있다. 그리고 항상 샤워실을 찾는 사람들. 땀을 빼고, 배출된 땀을 물로 씻어내고. 개운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가려는 것이다. 수강 문의를 할 때 ‘샤워실이 있나요?’라는 물음은 가장 일반적인 것이다. 다양한 요가의 장르가 인정받고 나름의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지역, 사람에 맞게 변화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어쩌면 요가는 왜 다이어트 목적에 치우치면 안되나 라는게 선입견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내 스타일은 아니다.

아쉬탕가 빈야사에 대한 파타비 조이스의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주요 내용은 아쉬탕가 시퀀스에 대한 내용이지만, 요기가 가져야 하는 마음가짐에 대해서 부담스럽지 않고 재밌게 풀어 쓴 부분도 있다. 이기기 어려운 식탐에 대한 본인의 경험도 들어있고 자신이 봐왔던 바람직하지 않은 요기들의 모습도 써있다. 그 중 땀에 대한 내용을 하나 떠올려보면. 수련 후 나오는 땀은 자연풍에 그대로 사라지게끔, 몸에 스며들게끔 하면 자연스럽게 근육이 단단해진다고 되어있다. 반대로 땀을 닦아내는 행동은 하지 않는게 좋다고 되어있다.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제대로 된 요가를 한 뒤 나오는 땀은 냄새가 나지 않는다. 여러번 수행을 한 다음에 몸이 적응이 된 후에 그렇다.

우리나라에서 핫요가로 알려진 하타요가를 미국의 한 스튜디오에서 접할 기회가 있었다. 하타요가를 배웠을 때, 눈을 가릴 정도로 쏟아지는 땀 때문에 작은 수건으로 연신 얼굴을 닦았던 적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이뤄지는 핫요가는 고객의 불편을 더 생각해서인지, 매우 낮은 온도인 편이었던 것 같다. 요가 스튜디오의 문을 열자마자 찜통 같이 얼굴을 덮치는 열기 때문에, 과연 여기서 제대로 아사나들을 수행할 수 있을까? 의심과 걱정으로 시작을 했다.

하지만 예상과 다르게 더운 열기는 몸을 이완시키고, 의식을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땀을 닦는 행동을 보고 강사분으로부터 ‘왜 좋은 것들을 다 닦아내냐’ 는 핀잔을 들었다. 몸에서 배출하는 좋은 땀을 왜 더럽게 여기고 귀찮게 여기는지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습관 때문인지 가급적 제대로 된 요가를 한 다음에 나오는 땀은 닦아내지 않고 몸에 스며들게 한다. 샤워를 하더라도 땀이 다 사라진 후 1~2시간 후에 한다.

날씨가 더웠을 때 나오는 땀과 다른 느낌. 외부의 열기가 아닌 내부의 열기로 생긴 땀들이 귀하게 느껴질 때의 뿌듯함은 정말 값지다. 자발적인 더위와 열기는 우리를 조금 더 기분좋게 만든다. 다가오는 여름을 이겨낼 나의 한가지 예방책이기도 하다.

Practice, Practice, and Th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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