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선 곱창, 한국에선 치즈 1편

떠나면 그리운 음식 이야기

by 빠리누나
파리에 가려고 다이어트법을 바꿔봤어
기절하기 직전에
치즈 한 조각을 먹는 거야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영화의 한대사이다

주인공도 아닌 조연이었던 에밀리의 대사가 나는 아직도 생생하다

도대체 파리와 치즈가 뭐길래 기절하기 직전에 살아나게 만드는 건지

치즈를 좋아하던 나에게 엄청난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대사였다.


평소에도 간식으로 슬라이스 체다치즈를 챙겨서 먹는 나에게

"그거 치즈 아니야, 플라스틱이야"라고 외국인 친구가 말했을 때...

나는 그게 무슨 말인지 몰랐지만.

처음 프랑스여행을 와서 시장에서 사 온 치즈의 맛을 본 순간

눈이 번쩍 뜨이며 그 친구의 말이 떠올랐고,

새로운 맛의 향연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내가 프랑스에 왜 살고 있냐고 질문을 받을 때마다

치즈 때문이라고 대답하는 건 완전한 농담은 아닌 것이다.


나처럼 음식을 좋아하는 이들이나 새롭게 여행을 기억하고 싶은 이들을 위해

꼭 맛보길 바라는 치즈 이야기를 하려한다.


꽁떼치즈(Comté)

한국에 다양한 김치가 있고 사람마다 좋아하는

김치가 다르듯이

프랑스에도 다양한 치즈가 있고

모두의 취향이 다르지만,

누구나 좋아하는 꽁떼(Comté)

프랑스 치즈를 시작할 때 가장 좋은 치즈이다.

마트나 슈퍼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꽁테치즈는 숙성 개월 수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개월수가 오래될수록 풍미가 깊어지니

처음 시작할 때는 낮은 개월수로 시작해서

점점 올려보며 치즈의 맛을 음미해 보기를 추천한다.

어떤 와인 하고도 잘 어울리는 치즈이지만

개인적으로 드라이한 화이트와인과의 궁합이 좋은 치즈인 것 같다.

프랑스보다는 가격이 배로 비싸지만 요즘은 한국에서도 주문이 가능한 치즈이다.


독치즈(Mont d'or)

꽁테치즈와는 달리 연성치즈인 몽독치즈는

보통 얇은 나무로 만든 케이스에 넣어서 판매된다.

가장 대중적인 조리법은

비닐만 벗겨 화이트화인을 조금 넣고

통째로 오븐에 넣어 녹여서 빵을 찍어먹는 것인데,

(취향에 따라 마늘이나 파슬리를 곁들이기도 한다)

굳이 가열하지 않아도 본래 치즈 자체가 부드럽고

잘라보면 치즈가 흐르듯이 무너진다.

나는 가열하지 않은 몽독치즈를 상큼한 산딸기 잼과

곁들여 아침식사로 먹는 것을 좋아한다.

와인과 곁들여도 좋지만,

든든한 아침식사로도 훌륭한 메뉴인 셈이다.



염소치즈 (Chèvre)

피자 위 하얗고 동그란 토핑이 염소치즈이다.

염소치즈는 나한테 복불복이다.

향이 나랑 맞지 않아 웬만하면 염소치즈를 뜻하는 Chèvre 단어가 적혀있으면

메뉴에서 고르지 않는데,

지난번에 친구들과 간 피자집에서는 염소치즈에 꿀을 곁들인 피자가 가장 맛이 좋았다.

내가 아직 염소치즈의 맛이 뭔지 잘 모르는지 식당마다 치즈의 종류가 다른 것인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내 주변 프랑스친구들을 대부분 염소치즈를 좋아해서 나는 한국의 청국장 정도로 인지하고 있는 치즈이다.

보통은 샐러드나 그냥 빵과 곁들여 먹지만, 피자 버전은 고르곤졸라 피자에 꿀을 찍어먹던 맛과 비슷했다.

호불호가 강한 치즈지만 독특한 맛을 느껴보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한다.



-2편에서 계속-





1편을 마무리하며..

프랑스에 살기 전

한국에서 늘 그리워했던 치즈를

지금 원 없이 맛보고 있지만

여기서는 제대로 먹기 힘든 곱창구이가 밤마다 자꾸 생각나듯

한국에 갈 때마다 먹고 싶어 현기증까지 나는 치즈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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