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popoCINE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opofilm Apr 05. 2022

[디즈니+] 타미 페이의 눈 (2022)

향기 없이 화려하게 치장만하다 (제시카 차스테인/2022 아카데미시상식)

타미 페이의 눈 (2022)

감독: 마이클 쇼월터

출연: 제시카 차스테인, 앤드류 가필드 

장르: 전기, 드라마, 로맨스

러닝타임:126분

개봉일: 2021.03.30

신앙심이 탐욕에 물들어버리기까지

 '타미 페이(제시카 차스테인)'는 이혼을 떠오르게 한다는 이유로 재혼한 친엄마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한 채 자랐다. 어려서부터 그가 기댈 수 있는 건 종교 뿐이었고, 성인이 되어서는 신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타미 페이는 대학교에서 같은 종교적 가치관을 가진  '짐 베이커(앤드류 가필드)'를 만나 순식간에 사랑에 빠지고, 단숨에 결혼에 골인해 전도사로 활동하기 시작한다. '타미'는 본인의 장기인 노래와 연기력을 활용해 인형극을 진행하고, '짐'은 화려한 언변술로 설교를 하면서 두 사람은 환상의 호흡으로 방송에 진출하기까지 한다. 

 두 사람은 미국 기독교에서 큰 영향력을 가진 '제리' 목사를 만나 종교방송채널 PTL의 인기 방송 진행자로 완전히 자리잡게 되고, 신자들의 후원금을 토대로 막대한 부를 축적해나가기 시작한다. 사치와 향락으로 젖어든 두 사람의 행보에 더 이상 순수한 신앙심이란 존재하지 않았다. 언론은 베이커 부부의 막장 행위를 추적했지만, 두 사람은 종교인들의 심리를 이용해 교묘하게 위기를 빠져나갔고 욕심은 날이 갈수록 커졌다. 급기야 종교 테마파크까지 세울 정도로 탐욕의 끝을 보인 '짐 베이커'는 결국 수많은 사기 행각과 성범죄의 가해자라는 사실이 밝혀지게 되면서 그들이 텔레비전으로 쌓아올린 종교 제국은 파국을 맞이한다.

혼을 갈아넣은 분장과 연기력, 단조로운 스토리 전개의 아쉬움

 지난 주에 개최됐던 <2022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분장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타미 페이의 눈>은 극의 모델이 된 실존 인물들과의 싱크로율을 완성하고자 분장에 영혼을 갈아넣었다. '제시카 차스테인'이 연기한 '타미 페이'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독특한 메이크업과 헤어스타일, 그리고 오랜 세월 분장급 화장으로 인해 망가진 피부가 특징인 인물. 영화는 이와 같은 실존 인물의 외형적 특징을 최대한 똑같이 구사하기 위해 배우의 얼굴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엄청난 분장을 시도했다. 결과적으로 '제시카 차스테인'은 실존 인물에 혼연일체된 모습을 훌륭하게 소화할 수 있었고, '타미 페이'의 화려한 비주얼은 극 안에서도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했다.

 다만 화려한 치장에만 심혈을 기울인 것인지 정작 중요한 스토리의 전개 방식은 단조롭기만 하다. '타미 페이'의 국내 인지도는 거의 없다시피 하지만 흥미를 끌만한 소재라는 것은 사실이기에 배우의 연기와 비주얼적 요소에만 의존한 채 산만한 편집과 지루한 플롯의 전개를 취한 것은 아쉽다. '제시카 차스테인'과 '앤드류 가필드'의 열연이 없었다면, 작품은 그야말로 껍데기만 번지르르한 작품이 되었을 것이다. 

의도는 불순했으나 분명히 내재했던 진심

 맹목적인 신앙심에 취해 종교의 이름을 더럽힌 인간으로 낙인찍혔지만, 적어도 모든 인류를 사랑으로 대하겠다는 '타미 페이'의 진심만큼은 거짓이 아니었다. 두터운 신뢰감이 형성된 신자들을 갈취해 불합리한 이익을 취한 것은 사실이나 적어도 '타미 페이'는 남편처럼 직접적인 범죄 행위를 저지르지는 않았고, '짐 베이커'가 뒤에서 악행을 저지를 때도 그녀는 그 사실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했다. '짐'의 악행이 극중 분명하게 설명되지 않은 이유 또한 영화가 '타미 페이'의 시점에서 모든 걸 바라본 작품이기 때문일 것이다. 

 타미 페이는 그의 탐욕과 향락이 만천하에 드러났음에도 다시 무대에 복귀하고, 사망 직전까지 종교계에서 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다. 이는 사회적 약자와 소외받는 인물들을 챙기고자 했던 선한 태도만큼은 부를 쌓겠다는 불순한 의도에 잠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당시 보수적인 기독교의 정신과 달리 동성애를 옹호했고, 방송을 통해 에이즈에 걸린 동성애자에게 눈물과 함께 위로를 건넸다. 어린 시절 사랑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타인에게만큼은 사랑으로 다가가고 싶다는 그의 온정적인 인류애만큼은 일부 인정받아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킹 리차드 (202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