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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opofilm Aug 16. 2021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2021)

부활한 DC의 아픈 손가락 + 독보적인 할리퀸 (액션 영화/히어로 영화)

영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2021)

감독: 제임스 건

출연: 마고 로비, 이드리스 엘바, 존 시나, 조엘 킨나만, 비올라 데이비스 등

장르: 액션

러닝타임: 132분

개봉일: 2021.08.04

리런칭으로 돌아온 수어사이드 스쿼드

 지난 2016년, DC 코믹스가 야심차게 내놓은 히어로물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관객으로부터 엄청난 혹평을 받았고, 아카데미 분장상과 '할리퀸'이라는 캐릭터를 건진 것 정도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다. 그럼에도 상업적인 흥행은 나쁘지 않았고 '수어사이드 스쿼드'라는 브랜드 자체를 버릴 수는 없었는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제임스 건' 감독을 데려와 시리즈 자체를 리런칭시켰다. 속편이라고는 하지만 전작과는 큰 연관성이 없고, '할리퀸''플래그', '월러' 정도를 제외하면 주요 인물도 모두 교체되었다. 1편의 비판을 만회하기 위해 절치부심한 DC와 병맛 연출과 B급 감성에 능한 '제임스 건' 감독, 그리고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할리퀸'이 무너져가던 DC를 부활시키기 위해 의기투합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피칠갑 화끈 액션 + B급 코미디 감성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15세 등급 판정을 받았던 1편과 달리 R등급을 받았는데, 그에 부합하는 화끈한 피칠갑 액션 장면들을 보여준다. 특히 대형 낚시성 스토리를 투척한 오프닝씬이 압권인데, 마치 주인공인 것처럼 등장한 '테스크 포스 X 1팀'을 한 번에 몰살시키며 초반부터 시원한 반전을 선사한다. 망설임 없이 캐릭터를 죽이는 화끈함과 19금 관람가 다운 잔인하고 적나라한 살인 장면들로 애매모호했던 전작의 수위와는 차원이 다른 폭력성을 보여주며 다른 히어로물들과는 결이 다른 <수어사이드 스쿼드>만의 정체성을 부각시킨다. 

 사실 도가 지나칠 정도로 잔인하면, 무섭고 끔찍하기보다는 오히려 코믹함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데, 본작은 우스꽝스럽고 기괴할 정도로 잔인한 장면들을 많이 삽입함으로써 시리즈 특유의 B급 감성의 유머들을 한껏 살렸다. 목이 그대로 잘리거나 사지를 찢거나 상어 캐릭터인 '나나우에'가 사람들을 잘근잘근 씹어먹는 등 수위 높은 살인 장면들이 눈에 띄게 등장하지만, 너무 어이가 없고 황당해서 오히려 웃음이 나온다. 아마 사람들이 <수어사이드 스쿼드> 시리즈에 원하는 감성이 이러한 장면들에서 나타난 게 아닐까 싶다. (1탄에서는 재미조차 없었던)

전편과의 완벽한 손절 + 할리퀸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제임스 건' 감독이 영리했던 부분은 혹평일색이었던 전작과 손절을 하면서도 해당 작품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발휘했던 '할리퀸' 캐릭터를 어떻게 살릴 수 있을지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찾은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테스크 포스 X 1팀은 '월러'의 희생양으로서 등장하자마자 사망하게 되지만, '할리퀸' 만큼은 '플래그'와 함께 목숨을 건진다. (1팀에 속했던 '캡틴 부메랑'도 1탄에 등장했던 캐릭터이지만 다른 팀원들과 함께 궤멸한다.) 

 즉, 시리즈 전개에 필수적인 캐릭터를 건지되 전편의 뿌리를 완전히 잘라냄으로써 <수어사이드 수쿼드>에 대해 갖고 있던 대중의 부정적인 인식을 뒤바꿔놓으려는 감독의 과감한 전략인 것이다. 특히 1팀의 몰살 장면에서 살아난 '할리퀸'은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주인공 격인 '테스크 포스 X 2팀'과 달리 독자적인 사건들을 겪게 됨에도 압도적인 존재감을 발휘하며 왜 DC코믹스와 '제임스 건' 감독이 해당 캐릭터를 버릴 수 없었는 지를 완벽하게 증명한다. 

할리퀸의 무쌍, 시리즈의 상징적 존재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제임스 건' 감독이 영리했던 부분은 혹평일색이었던 전작과 손절을 하면서도 해당 작품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발휘했던 '할리퀸' 캐릭터를 어떻게 살릴 수 있을지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찾은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테스크 포스 X 1팀은 '월러'의 희생양으로서 등장하자마자 사망하게 되지만, '할리퀸' 만큼은 '플래그'와 함께 목숨을 건진다. (1팀에 속했던 '캡틴 부메랑'도 1탄에 등장했던 캐릭터이지만 다른 팀원들과 함께 궤멸한다.) 

 즉, 시리즈 전개에 필수적인 캐릭터를 건지되 전편의 뿌리를 완전히 잘라냄으로써 <수어사이드 수쿼드>에 대해 갖고 있던 대중의 부정적인 인식을 뒤바꿔놓으려는 감독의 과감한 전략인 것이다. 특히 1팀의 몰살 장면에서 살아난 '할리퀸'은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주인공 격인 '테스크 포스 X 2팀'과 달리 독자적인 사건들을 겪게 됨에도 압도적인 존재감을 발휘하며 왜 DC코믹스와 '제임스 건' 감독이 해당 캐릭터를 버릴 수 없었는 지를 완벽하게 증명한다. 

오합지졸 같은 특유의 매력을 가진 新 캐릭터들

 할리 퀸의 존재감이 이토록 크다면, 제작진 측에서는 고민이 컸을 것이다. <버즈 오브 프레이>에서 혹평을 받았던 이유 또한 할리 퀸의 크루인 '버즈 오브 프레이' 멤버들의 캐릭터를 전혀 살려내지 못했기 때문이고,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스쿼드의 다양한 캐릭터를 모두 빛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전편에서도 작용했던 이 문제점은 이번 시리즈에서 깔끔하게 해결이 되는데, '존 시나'가 맡은 '피스메이커'와 상어인간 '나나우에' 캐릭터를 중심으로 할리퀸에 꿀리지 않는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탄생시켰다. '제임스 건' 감독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서 캐릭터 디렉팅에 강점을 보였던 만큼 B급 감성의 히어로 무비와 걸맞는 캐릭터들을 총집합시켰다.

 '피스메이커'라는 캐릭터는 정말 병맛 그 자체의 구성으로 만들어진 인물이다. 엄청난 근육질 몸매에 뛰어난 전투력을 가졌지만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빈번하게 하고, 또한 정의로움에 불타다가도 정의를 위해서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죽일 수 있다는 궤변을 내놓는다. 스스로가 평화를 사랑하는 히어로라고 인식하지만, 실상은 그릇된 신념을 가진 빌런이라는 점에서 가장 꼴통 같고 무자비한 모습을 보여준다. 어떻게 보면, 마블 시리즈의 '캡틴 아메리카'를 떠오르게 하는데, '피스메이커'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답답한 신념을 갖고 있어 더욱 꼴통스러움이 부각된다. 

 마지막으로 탱커와 개그캐 역할을 적절하게 수행해준 상어인간 '나나우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긴 대사를 할 수 없고, 백치스러운 면모를 자주 보인다는 점에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의 '그루트'를 떠오르게 하기도 하고, 엄청난 완력과 총을 수백 발 맞아도 쓰러지지 않는 강한 내구력에서는 마블 시리즈의 '헐크'를 연상케 했다. 평상시에는 온순하고 우둔한 모습이기에 반전의 액션신을 선보일 때의 쾌감이 극대화되며 진지하게 싸우는 인물들 가운데 할리퀸과 함께 남다른 전투 장면들을 만들어냈다. 대사는 많지 않지만 할리퀸의 존재감을 위협할 정도로 가장 눈에 띈 인물이었기 때문에 이번 시리즈를 통해 인기를 얻게 될만한 캐릭터라고 느꼈다. 후반부에 생존이 확인되었으니 후속 시리즈에 참여할 가능성도 높다고 본다.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로 확립한 색깔

 1편보다 나아졌을 뿐 아쉬운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빌런을 스타피쉬 괴물로 설정하여 '촉수물'에 가까울 정도로 기괴한 장면들을 연출한 것은 관객들의 거부감을 이끌어내기 십상이었다. 다만,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어둡고 기괴한 정체성과 맞물리는 조합이었기 때문에 크게 이질감이 느껴지지는 않았다. 더군다나 '스타로'를 무찌르는 존재가 도시에 있는 모든 쥐들이었는데, 수만 마리의 쥐들이 돌격하는 장면은 웬만한 비위로 보기 쉽지 않은 광경이었다. (잔인한 살인 장면들보다 해당 장면이 가장 보기 힘들었다.) 난잡하고 끔찍하며 거부감이 드는 장면들도 많았지만, 이런 게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색깔이 아닐까 싶다. 일반적인 히어로 영화와는 다른 색깔을 확립해야 할 작품이기 때문에 그러한 의미에서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1편의 애매모호했던 정체성에 대한 기틀을 잡고 시리즈가 나아가야 할 경로를 명확하게 설정한 것 같다. 1편이 나왔을 때만 하더라도 후속작에 대한 기대는 생각조차 안했지만, 이제는 DC가 만들어나갈 작품들에 대한 궁금증이 조금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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