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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opofilm Oct 04. 2021

저스트 프렌드 (2018)

퀴어 로맨스의 통념적 관점 탈피 (왓챠 영화/퀴어 영화/로맨스/코미디)

<저스트 프렌드> (2018)

감독: 안네마리 판데 몬스

출연: 조슈아 스트라도스키, 마지드 마르도, 제니 아레나

장르: 코미디, 로맨스

러닝타임: 80분

개봉: 2021.02

사랑과 함께 찾아온 내적 혼란들

 납골당에서 아버지의 유골함을 들고 집으로 돌아온 '요리스(조슈아 스트라도스키)'. 슬픔에 젖어 있던 것도 잠시, 할머니의 가사 도우미로 새로 일하게 된 '야드(마지드 마르도)'를 만나게 되며 관심이 싹튼다. 야드 또한 요리스에게 호감을 보이며 두 사람은 급격히 가까워지지만, 야드와 요리스는 모두 가족과의 갈등을 겪으며 내면의 방황을 겪는다. 자신의 뿌리인 아버지를 잊지 못한 요리스, 극심한 학벌주의에 매몰된 가족들에게 인정 받지 못하는 야드는 서로를 사랑하는데도 외적인 장애물로 인해 잠시 멀어지게 된다. 두 사람은 이 혼란의 시기를 극복하고 행복해질 수 있을까?

퀴어 소재를 풀어내는 색다른 방식

 비교적 동성애에 대해 관대하고 개방적인 문화를 가진 네덜란드 배경의 영화답게 퀴어 로맨스를 다루고 있음에도 통념적인 플롯과는 다른 주제의식을 담는다. 대개 퀴어영화라고 하면, 사랑에 빠지게 된 두 주인공이 달달한 시간을 보내다가 가족들의 반대에 부딪히거나 동급생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는 등 부정적인 스토리로 이어지는 게 일반적이다. 따라서 해피엔딩으로 끝맺음을 지은 퀴어영화를 찾아보기란 쉽지 않은 것이다.

 반면 <저스트 프렌드>는 퀴어 혐오적 요소나 클리셰적 장치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두 주인공의 사랑을 중심으로 인종과 진로에 대한 고민을 다룬다. 등장하는 혐오 표현 또한 유대인, 난민에 대한 인종주의적 혐오, 학벌주의에 따른 직업에 대한 혐오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즉, 일반적으로 퀴어영화를 생각하는 사람들의 통념적 관점에서 한 발 앞서 나가 있는 셈. 

 퀴어영화임에도 줄거리 자체는 평범한 남녀의 사랑을 다룬 하이틴 로맨스물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신선하기도 하고, 이런 영화가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하다. 확실히 영화를 제작한 국가에서 퀴어 문화를 생각하는 관념이 어떤지에 따라 소재를 다루는 방식도 달라지는 듯하다. 배경이 네덜란드이기에 꽉 닫힌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 있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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