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 갔다가풍성하고 파릇파릇한 자태를 뽐내는 샐러리를 보고 한눈에 반했던적이 있다. 이전까지 샐러리를 보면 저런 풀이 있구나 했다. 물론 생으로 먹거나 그 흔한 마요네즈 찍먹조차 해보지 않았다.
그날 집으로 가져온샐러리를조금 먹어보고 오만정이 떨어졌다. 싱그러운 이미지와 달리 억세고 질긴 줄기와 잎에서 강한 거부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인생의 짠맛과 쓴맛을 동시에 느꼈다는표현이 어울리겠다.
샐러리와 친해지는 데 긴 시간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볶거나 무치는 등 조리 방법을 달리해 먹곤 한다. 시금치나 콩나물 먹듯 자주.
샐러리로 요리할 때마다 신기한 녹색채소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향이야 그렇다 쳐도 소금물에 살짝 절인 듯 짠맛이 나니 말이다. 자기주장이 강한 채소라는 걸 염두에 두고 요리 스타트!
다듬기부터 시작한다.잎은 뚝뚝 떼어내면 끝.줄기는 한 두 군데 껍질을 벗겨주면 억센 느낌이 줄어든다.
샐러리로 만들 음식이야 찾아보면 많겠지만, 난 줄기는 볶고, 잎은 무쳐 먹는다. 한 번은 생채소로 먹자 하고 마요네즈 찍먹을 해봤는데 넘어가질 않았다. 익히면 맛있는데...
샐러리 줄기로 볶음요리 할 때 프랑크소시지를주로쓴다. 3개를 적당한 크기로 썰어 뜨거운 물에 담가 기름기를 빼준다. 샐러리 줄기도 한입 사이즈로 자르기.(두개 모두 국그릇 하나 분량)
기름 두른 팬에 다진 마늘 반수저 넣고 볶다가 소시지부터 넣고 달달 볶아준다.
샐러리 줄기를 넣고 볶다가 진간장 반숟가락 넣는다. 진간장 대신 굴소스를 넣어도 OK!바로 이어서 올리고당 한수저 넣기.
그냥 먹어도 되는 채소를 오래 볶으면 빛깔만 칙칙해지니 양념 넣으면 강불에서 30초 정도 볶다가 불 끄기.들기름 또는 참기름 넣어 섞고, 깨소금 뿌려 접시에 담아보자.
샐러리 줄기를 좀 더 맛나게 먹어보려고 감자나 버섯, 사각어묵을 넣어 볶아보기도 했는데, 프랑크소시지가
입맛에 잘 맞았다. 줄기와 소시지의 '아삭+뽀드득' 함이 묘하게 어울려 밥이 술술 들어간다.
샐러리 잎은 줄기보다 쓴맛과 향이 강하다. 처음에는 잎은 버렸는데,무쳐먹는 맛이 나쁘지 않아 한단을 다 활용하고 있다.
잎은 끓는 물에서 3분 정도 충분히 데치고 나서 찬물에 10분 정도 담가 무치고 있다. 이렇게 하면 쓴맛이 조금은 부드러워지는데, 그래도 재료 본연의 쓴맛이 없어지는 건 아니다. 쓴맛에 유독 약하면앞서 소개한 줄기볶음에 잎을 넣어 한꺼번에 볶아먹는 편이 낫지 않을까 싶다.
찬물에 담가 물기를 제거한 잎에 소금 두 꼬집 정도 넣어준다. 여기에 매실액 한숟가락.
들기름 또는 참기름, 깨소금 넣고 조물조물 무치면 완성.줄기 볶음에는 소시지가 들어가 마늘을 약간 넣었는데, 잎무침은 향이 강해 넣지 않았다.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겠지만, 내 경우에는 줄기무침이 중독성이 있다고나 할까. 꼭꼭 씹을수록 입안에서 퍼지는 쌉싸래한 맛과 향이끌린다. 시금치 무침 같이 생겨서 분위기는 완전히 다른 샐러리 잎무침. 지금은 줄기보다 잎이 더 맛있다.
샐러리라는 채소를 처음 맛본 날. 도저히 씹어 넘기지 못할 것 같아 난감했던 기억이 난다. 버리기에는 미안할 정도로 싱싱하고 잎이 풍성해 꽃병에 꽂아 두고 볼 생각도 했다. 지금 떠올리면 웃기지만 그땐 진지했다는. 몸에 좋은 샐러리. 관상용이 아니라 반찬 만들어 영양소 섭취를 하고 있어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