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살면서 가장 외롭고 서러울 때가 있다면 주저 없이 아플 때라고 말한다. 마흔이 훌쩍 넘어서는 더하다. 집에 있는 각종 약도 나이와 비례해 늘고 있다.
나는 한눈에 들어오는정리수납 방법을 선호한다. 뚜껑을 열어 약을 꺼내야 하는 약통보다, 오픈된 수납 바구니에 약을 담아 쓰는 것이 편리한 이유에서다.
정리수납은 정리할 대상을 꺼내고 분류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우선 의약품과 구급약품을 분류해서 바구니에 각각 담았다.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아이약, 어른약, 구급약 이렇게 3종류로 나눠도 좋을 듯하다.
약, 식품, 세제, 욕실 용품 등은 분류 단계 전, 후로 유통기한을 꼭 확인해서 배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분류한 약들을 바구니에 섞어 놓기보다 종류를 세분화해서 각각의 집을 만들어 보도록 한다. 이럴 때 종이 접기를 하는데, 두께가 있는 A4 사이즈의 크래프트지가 요긴하게 쓰인다.
1) A4용지를 가로로 2번 접기
2) 펼쳐서 양쪽 모서리를 삼각형 모양으로 접기
3) 4곳의 삼각형 중 2곳의 삼각형을 접기
4) 가운데 선을 기준으로 접어 양쪽으로 벌리기
5) 4번을 제외하고 접지 않은 아래 삼각형을 대각선으로 접기
6) 대각선으로 오므린 종이를 반대편 종이 사이로 끼워넣기
종이상자에는 자주 먹지 않는 약과연고류를 주로 담는다. 소화제, 진통제, 감기약처럼 손이 자주 가는 것들은 칸막이 케이스에 따로 담아 떨어질 때마다 사서 채워두면 편리하다. 병원 처방약은 지퍼백을 사용해 보자. 처방약 내용이 있는 부분을오려서 끼워두면 찾기도, 보기도 좋을 것이다. 약을 정리하다 보면 골골댔던 순간들이 떠올라 건강의 중요성을 되새기곤 한다.
종이상자에 담기 애매한 것들은 고무줄로 도망가지 않게 붙들어 매 준다. 파스, 밴드, 알콜스왑 등찾아보면 많을 것이다.
"정리가 뭐야?" 하던 시절이 있었다. 싱크대 서랍, 가방 속, 장롱 밑... 집구석구석에서 약이 튀어 나왔다. 어느 날 새벽에 소화가 안 돼 데구르르 했을 때, 약 찾느라 난리법석도 아니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오늘은 건강식품도 정리해 봤다. 아플 때 헤매지 않고 신속정확하게 집어 먹을 수 있는 시스템 구축! 보기만 해도 든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