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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폴린 May 12. 2017

당신의 갭 이어(Gap year)를 응원합니다

퇴사후 남편과 세계여행을 하면서

요즘 학업이나 일을 잠시 중단하고, 잠시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시간을 갖는 갭 이어(Gap year)족이 늘어난다고 한다. 남들이 정해놓은 기준에 맞춰 사느라, 내가 무얼 좋아하는지 무얼 하고 싶은지조차 돌아보는 시간 없이 직장을 잡고 일을 했던 사람들이, 이제라도 자기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기 위해 잠시 쉬어가기로 한 것이다.


나도 올해 나만의 갭 이어를 갖고 있다. 사실 갭 이어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아이들이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느 분야를 공부할 것인지 대학에 가기전에 1년간 자유롭게 여러 경험을 쌓는 걸 말한다. 자기를 알아가는 충분한 시간과 다양한 경험을 통해 무엇이 하고 싶은지를 알아가는거다. 스무살 때 미리 그런 경험을 한다니, 그들이 미치도록 부러웠다.


나는 내가 무얼 좋아하는지도 모른채 성적에 맞추어 대학과 전공을 선택하고, 심지어 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도 어느 회사, 어느 부서에 가야하는지조차 확신하지 못했다. 성적에 맞추어 대학을 선택했던 것처럼, 나는 내 입사지원서를 합격시켜준 첫 직장에 취업해 2년을 다녔다. 하지만 회사에 다니면서도 나는 확신하지 못했다. 내가 이 일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내가 무얼 하고 싶은지.

그래서 나는 과감하게 직장을 그만두고 남편과 함께 세계여행중이다. 내가 평소 이런 고민을 하는 걸 알고 있던 남편은, 여행을 하면서 내가 충분히 나를 돌아보고 고민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했다. 그렇게 든든하게 지원해주는 남편 덕분에, 나는 여행을 하면서 계속 나와 대화하고 일기도 쓰면서 나만의 시간을 충분히 누리는 중이다.


이제라도 나만의 갭 이어를 갖게 되어 다행이다. 덕분에 나는 지금 수많은 꿈을 꾼다. 하고싶은게 너무나도 많다. 다시 한국에 돌아가면 먹고살 걱정을 해야할 테지만, 그보다 중요한 게 뭔지 깨달을 수 있어서 좋다. 지금 이 길을 한 걸음씩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한게 인생이니까.


길을 잃은 그대에게 갭 이어를 권한다. 인생에 한 번은 꼭, 갭이어가 필요하다. 아직도 훨씬 많은 날들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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