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살다보면 자연스럽게 마주치는 어떤 순간들일 뿐
벌써 11개월째 세계를 떠돌면서,
그리고 다이어리의 내 생각들을 적어내려가면서 차곡차곡 나를 쌓아갔다.
그러면서 내가 확실히 느낀 건,
행복이란 좀만 더 가면 오를 수 있는 산 정상 같은 꼭지점이 아니라는 것.
내가 꾸준히 노력해서 성취할 수 있는 그런 목표가 아니라,
그냥 지금 이순간 ‘나 지금도 충분히 행복하구나’라고 순간을 온전히 사는 것.
바쁘거나 시간이 없는 것도 아닌데도
지금 여기, 오롯이 내가 순간에 있는 것이
얼마나 쉬우면서도 어려운 일인가.
다시 내게 되뇌어본다.
나는 지금 충분히 행복하다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고,
꿈같은 곳을 여행하며,
직장생활하며 그토록 그리던 여유를 누리고 있으며,
마음껏 나만의 공상에 빠질 수 있는 지금 이 순간.
어쩌면 내 인생의 최고 전성기일 수도 있는 이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말자.
이왕이면 미래의 내가 지금 이순간을 곱씹었을 때 웃고 있기를.
그저 순간에 심취해 있기를.
그게 바로 행복인 것을.
글을 쓰는 지금, 나는 가만히 내 입꼬리를 올려본다.
그저 입꼬리를 올렸을 뿐인데,
굳어있던 미간이 펴지고 아드레날린도 팡팡 터지는 기분이다.
가만히 고개를 들어 내 주위를 둘러본다.
내가 좋아하는 아메리카노 한잔,
향긋한 커피 향이 가득한 스타벅스.
지금, 내가 행복해질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