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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폴린 Dec 14. 2017

스스로 한 선택에 책임지는 연습

나의 선택들이 모여 자존감을 이룬다

남자에게만 의지하는 여자가 싫다고 말해왔으면서, 
정작 내가 남편에게 한없이 의지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여행정보에 빠삭한 남편이 일정도 숙소 예약도 척척 알아서 하기에, 
여행 일정만큼은 남편이 하자는 대로 잘 따라다녔다. 
하지만 나는 여행 이외에도 많은 부분을 남편에게 의지하고 있었다. 

남편이 먹고싶어하는 메뉴를 먹고, 보고싶다는 걸 보러가고, 하고싶다는 걸 했다. 
나도 모르게 선택권을 남편에게 줬고, 자연히 여행의 주도권도 남편이 갖고 있었다.  
좋고 싫음이 분명한 남편에게 맞춘 여행이었다. 
그러고보니 문득 나는 어떤 걸 좋아하는지도 분명하지 않은 '모호한'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다. 

호불호가 크게 없는 나는 친구들을 만날 때도 친구가 좋아하는 메뉴 위주로 밥을 먹고, 
내가 먼저 리드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맛없는 것도 잘 먹는 나는 사실 왠만한 음식점은 다 맛있게 먹는 편이라, 
친구의 입맛에도 맛있다는 음식점을 추천해주기 난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실 나는 추천을 못했다기보다는
'에이, 먹어보니 별로네'라는 친구의 혹평을 들을까봐 두려웠던 거다. 
한마디로 '책임'지기 싫었던 거다.


출처 : 책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타인을 통해 자신의 자존감을 구하는건
자기 삶의 통제권을 내던지는 일이다.


이틀 전 김수현 님의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라는 에세이를 읽으면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



“삶에서 자신이 내는 선택이 모여 자존감을 이룬다는 것이다. 
자신의 삶을 통제할 수 있다는 자기 신뢰는 절대 실패하지 않을 거라고 믿을 때가 아니라
스스로 결정을 내리고,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그 결과까지 책임질 때 얻어진다.

그런데 스스로 선택을 내리지 못하면 자기 신뢰를 쌓을 경험은 빈약해지고, 
빈약한 자기신뢰로는 책임질 자신이 생기기 어렵다."



나는 스스로 결정을 내리고 그 결과가 어떻든 책임지는 걸 참 어려워한다.
뭔가 해보려고 했는데 결과가 나쁘면 좌절하고 후회하는 사람이다.
그만큼 나약했던 건, 내가 선택하고 결정하고 도전하는 것에 더 무게를 두지않고 결과만 봐서가 아닐까.

오늘부턴 다른 사람의 반응을 신경쓰지 않고, 오로지 내 마음이 끌리는 선택을 해야겠다.
그 작은 선택과 성공 경험들이 모여 나의 자존감을 이루고, 자신감을 만들어줄 수 있으니까.
선택하고 결정내리는 것엔 탁월한 능력이 있는 오빠를 보면서, 나도 배워야지-


@Harvard Univ., Bos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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