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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윈지 Jul 26. 2024

스틸러가 된 넬(feat. 송스틸러)

넬 김종완 <한계> 그리고 하동균 <From Mark>

 지난주와 지지난 주 2주 동안 ‘송스틸러’라는 프로를 본방사수했다. 넬이 출연했기 때문이다. 일요일 저녁 9시 10분… 월요일을 앞두고 울적한 마음을 달랠 길 없는.. 딱 그 시간의 예능프로였지만, 정말 못 봤으면 어쩔뻔했나.. 생각할 만큼 너무 좋은 시간이었다. 넬의 팬이라는 걸 동네방네 소문내서 이제 넬이 TV에 나오면 카톡이 몇 번 울린다. 혹시나 놓칠세라 알려주는 것이다.


"지금 넬 TV에 나온다"

나는 답한다.

"걱정 마, 이미 1열,, 로얄석에서 관람 중이야^^"



 얼마 전 올해도 너무 기다렸던 ‘세종 락페스티벌’에 넬이 나오지 않는다는 소식을 접하고 몹시 아쉽고 슬퍼하던 차에 흔치 않는 넬의 TV출연은 정말 큰 위안이 되었다. 2년 연속 넬이 마지막 무대를 장식했고, 아이들과 함께 가을 날씨를 만끽하며 푸른 잔디광장에서 즐길 수 있었던… 비록 작년은 눈 핏줄이 터져 한쪽 눈으로 관람했어도 좋았던… 세종 락페.. 세종 돌잔치…https://brunch.co.kr/@yph0201/80​ ​ 다시 생각해도 너무너무 아쉽다.


 제대로 본 적은 없었지만 송스틸러라는 MBC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전현무와 이해리가 진행을 하고, 한 회차에 5~6팀의 가수가 나온다. 원곡 가수의 곡을 뺏으려는 ‘도전 가수’와 ‘원곡 가수’가 서로 노래를 부른다. 두 번의 노래를 들은 후, 방청객 투표가 진행되고 원곡 가수의 투표 결과가 더 높으면 방어에 성공! 도전하는 가수의 투표 결과가 더 높을 경우 그 노래를 스틸! 하게 되는 그런 프로그램이다.


 이번 출연진은 넬 김종완, 하동균, 존박, 러브홀릭 지선, 엔플라잉 승협과 회승, 오마이걸 효정 이렇게 6팀이었는데,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넬 김종완은 러브홀릭 지선의 <그대만 있다면>을 스틸했고, 하동균의 <그녀를 사랑해줘요>를 스틸하지 못했고, 넬의 <한계>라는 곡을 하동균으로부터 지켜냈다. 곡들이 모두 너무 좋아서 넬의 팬이라면 한 번씩 들어보라고 꼭 추천하고 싶다.


https://youtu.be/QdKWFWjqsTE?si=H11vlwHpuimgadMF

넬 <한계>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과 니가 필요로 하는 나의 모습이 같지가 않다는 것
잘못된 건 아니지 않나요 미안할 일 아니지 않나요
그런데 왜 또 그렇게 자꾸 날 몰아세우는 건데
도대체 뭐를 더 어떻게 해

난 몇 마디의 말과 몇 번의 손짓에 또 몇 개의 표정과 흐르는 마음에
울고 웃는 그런 나약한 인간일 뿐인데
대체 내게서 뭐를 더 바라나요
내가 줄 수 있는 것 그 이상을 줄 수 없음에 미안해야 하는 건 이제 그만 둘래요

달라졌구나 참 많이도 변했구나 난 여전히 그대론데 넌 달라져버렸어
근데 혹시 한번 쯤 반대로 생각해 본 적은 없었나요
 빼곡히 들어선 의미라 했지만 나에겐 공허하기만 한 일방성의 무의미함 방랑과 방황의 차이

(…중략…)

난 몇 마디의 말과 몇 번의 손짓에 또 몇 개의 표정과 흐르는 마음에 울고 웃는 그런 나약한 인간일 뿐인데
대체 내게서 뭐를 더 바라나요 내가 줄 수 있는 것 그 이상을 줄 수 없음에 미안해야 하는 건 이제 그만 둘래요

 넬의 <한계>를 처음 들었을 때 어떻게 이런 가사를 어떻게 쓸 수 있을까 하면서 들었던 것 같다. 관계에 지치거나, 특히 남편과 전투를 한바탕 치르고 나서 이 노래를 들으면 감정이 심하게 이입되어 눈물이 또르르… 아니 주르륵.. 흐른다.  




 새로운 발견도 있었는데, 하동균의 <From mark>라는 좋은 곡을 알게 된 것이다. 하동균은 넬과 20년 지기 친구다. 김종완은 하동균이 나온다고 해서 송스틸러에 출연을 결정하기도 했다. 역시나 이번 방송에서도 서로 좋아하고, 인정하고, 의지하는 모습이 잘 드러나 둘의 우정이 참 멋져 보였다. 하동균이라는 사람은 좋아했지만 특별히 좋아하는 곡은 없었는데 이번 방송을 보면서 <From mark>라는 곡을 좋아하게 된 것 같다.


https://youtu.be/FAvAPdiAK6E?si=QA9KkWErXgdDHBWl


​​​​​​​​하동균 <From mark>

남겨진 바다에 버려진 병처럼 멈출 수가 없어 닿을 수도 없어
차라리 부서져 가라앉는다면 조금은 편하게 살 수 있을 텐데

​자꾸 흘러서 점점 멀어져 힘껏 달려도 또 제자리에 있어

​난 I will fly
날 밀어내는 너라는 파도와
날 조여 오는 기억의 바람과
날 묶어버릴 남겨진 시간들

​모든 건 멈췄어 시간은 닫혔어 기억이란 감옥 불타버린 희망
추억이 나타나 흔적에 닿으면 머리칼을 뜯고 소리를 지르다

​니가 넘쳐서 숨이 막혀와 힘껏 달려도 늘 닿을 수가 없어
……


하동균과 김종완 두 사람의 우정도 변치 않았으면 좋겠고,

두 사람의 짙은 감성과 목소리도 변치 않았으면 좋겠고,

이런 노래를 온전히 느끼는 나의 마음도 이렇게… 그대로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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