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잘 쓰기 위해서 관찰이라는 것을 잘하게 된 것인지,관찰을 잘하는 성향을 타고나 글을 잘 쓰게 된 것인지 선후 관계를 따지기는 어려우나, 관찰하고 또 관찰한다.
관찰이란 관심을 갖는 일이다. 김영하 작가도 인간과 인간의 삶에 관심을 갖고 관찰하는 일을 좋아하며 또 끊임없이 관찰한다고 했다. 이것이 우리의 마음과 삶을 담아내는 글을 쓰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일일테니 말이다.
두 번째로, 교감을 중시한다.
타인과의 소통 혹은 나 자신과의 소통을 통해 끊임없이 교감한다. 다른 사람에게 어떠한 주제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기도 하고, 나 자신의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기도 한다. 가끔은 동물과 교감하고 사물과 교감하기도 한다. 이러한 능력은 분명 나만의 시선으로 내 주변을 꾸준히 살피고 있을 때 가능한 일이리라.
세 번째로, 차분한 마음과 태도를 지니고 있다.
글쓰기 모임의 작가들이 모이면 성격도 다르고 혈액형도 다르고 MBTI도 모두 다르지만 그들만의 차분한 마음과 태도를 느낄 수 있다. 굉장히 활기차고 활동적인 사람들도 많지만 글을 쓰는 순간만큼은 차분해지는, 글을 쓰는 순간만큼은 진심으로 내려놓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네 번째로, 마음이 불편한 상황에 자주 놓인다.
글을 쓰는 사람은 보통 자신과 암묵적인 약속과 규율 같은 것이 존재한다. 글을 쓰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면 누가 시키지 않은 일임에도 마음이 불편해지기 시작한다. 특히 브런치를 하는 사람들 중 나처럼 규칙적이지 못하게 글을 쓰는 사람은 공감할 수 있을 텐데, 나와 친분이 있는 작가들의 글이 올라올 때마다, 혹은 내 예전 글에 댓글이 달리거나 라이킷이 눌릴 때마다, ‘나도 글을 써야 하는데…’라는 마음 한 편의 찝찝함과 불편함이 자리 잡는다. 그렇게 마음이 불편하다면 쓰면 될 것인데, 규칙적으로 열심히 글을 쓴다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면 글을 쓰고 나면 내 마음이 편해질까? 그게 또 그렇지가 않다. 내 일기장에 글을 쓰는 일은 또 다르겠지만, 브런치와 같은 공간에 글을 공개하거나 책으로 출간되었을 때는 열심히 썼음에도 마음이 불편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타인의 피드를 무시하기 힘들고 시시각각 반응을 살피고 있는 나의 민감도가 못 견딜 정도로 신경 쓰인다. (만약 글을 쓰는 일을 하는 사람 중에 타인을 의식하지 않고 글을 공개한 후에도 천하태평이라면,, 그 비결을 친히 여쭐 수 있는 기회를 저에게 허락해 주세요)김은희 작가도 본인의 작품이 공개되는 순간은 바들바들하다고 했으니, 그저 그 동질감에 위안을 얻어본다.
그럼에도 오늘도 글을 쓰고 있는 그대들은
마지막으로, 용기 있다.
이 용기는 글의 힘을 믿는데서 나오는 것일지도.
같은 책이나 영화를 보아도,
같은 일상 속에서도
서로 다르게 느끼고 생각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객관적으로, 때로는 주관적으로 전달하는 나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잔잔한 위로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피식 입가의 미소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노트에 받아 적으며 의지를 활활 불태우는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는 그 힘을 믿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