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 없는 골골이, 그래도 나름 프로 운동러
운동 적립금을 기대합니다!!
팔다리가 분주하게 쉼 없이 뛰었더니 스마트워치 만보를 찍었다. 옷이 땀에 흠뻑 젖었다. 소심하지만 열심히 “어이! 야! 헛!”하며 기합도 넣고 흥이 나면 노래도 씐이나게 따라 부른다. 사실 그 시간 내 눈이 제일 바쁘다 앞에 잘하시는 분의 동작을 따라 하느라…. 내가 좋아하는 에어로빅에서.
헛둘헛둘 에어로빅_네이버 이미지올해 다시 에어로빅을 하게 됐다. 거의 20년 만이다. 50여 명이 같이 뛴다. 엄청난 운동량이라 생각이 드는데 20년 전처럼 지방 이들이 나를 떠나고 있지는 않다. 아마 이 지방이들과 더 돈독하게 우정을 다져놓았나 보다.
떠나질 않는 내 친구 지방이_네이버이미지운동을 시작한 건 스무 살 대학생이 되면서부터였다. 헬스를 등록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나란 사람은 선생님이 있는 운동만, 감시 하에 열심히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에어로빅을 등록했다. 댄스 곡뿐만 아니라 발라드나 트로트를 리믹스한 버전에 옛 노래, 외국 노래, 요즘 노래까지 몸이 절로 흔들어지는 흥겨운 곡에 맞춰 한 주에 한번 혹은 두 주에 한 번꼴로 나가는 새 작품을 열심히 배웠다. 너무 재미있었다. 처음에는 그저 따라 하기 바빴는데 점차 동작을 익히니 자신감도 붙고 운동도 더 잘되는 것 같았다. 너무 재미있어서 아침반 저녁반을 모두 나갔다. 중고등학생 때까지 우정을 다져온 지방이 들을 순식간에 떠나보내며 늘씬 이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 후 나는 에어로빅 전도사가 되었다. 먼저 가족을 끌고 갔다.
“음악에 몸을 맡겨 신나게 흔들면 기분도 좋고 손끝까지 힘을 줘서 동작을 하면 살도 빠진다니까!”
나를 따라 에어로빅을 하러 온 엄마와 내 동생은 배가 며칠 아프다고 했다.
“운동을 열심히 했나 보네.”라고 말하는 나에게 엄마와 동생은 이리 말했다.
“니 뒤에서 운동해 봐라, 너 때문에 배꼽 빠지게 웃어서 배가 아프다.”
'이상하다~ 다른 사람 본 거 아닌가;;'
물론 나는 더 열심히 했다. 그래서 동생도 엄마도 웃기지 않고 에어로빅 동작을 할 수 있는 경지에 다달았다. 그러다가 이사를 하게 된 나는 에어로빅을 할 곳을 찾지 못해서 요가, 핫요가, 기구 필라테스, 매트 필라테스, 소도구 필라테스, 발레, 줌바, K팝댄스 등등 많은 운동을 꾸준히, 운동이란 것을 놓았던 적이 없을 만큼 열심히 해왔다.(아! 남편도 볼링 동아리에서 만났지) 모두 각각의 다른 매력이 있다. 하지만 나에게 요가 필라테스 같은 정적인 운동은 생존과 건강을 위해서 하는 것이었고, 음악이 있는 동적인 운동은 재미있고 즐거워서 하게 되는 운동이었다. 그래서 훨씬 더 열심히 하게 되었다.
에어로빅 전도사로서 에어로빅을 하기 전 알아두어야 할 몇 가지 사항을 소개하고자 한다.(50명 이상의 대규모 에어로빅의 경우이며, 물론 이 또한 수업마다 다른 문화가 존재할 수 있다)
첫째, 주 몇 회 선택이 불가하다. 매일 운동을 나가지 않고 띄엄띄엄 나가면 숙련된 경우를 제외하고 따라가기가 굉장히 힘들다. 다른 운동들은 월수금 화목 이렇게 주 몇 회를 선택할 수 있지만, 에어로빅 같은 작품이라는 것을 나가는 운동의 경우 빠지게 되면 정확한 동작의 숙지가 어렵고 제대로 동작을 하지 않으면 그만큼 운동이 잘 되지 않는다. 당연히 나만 못하면 안 되니 은근한 압박으로 더 열심히 나가게 되는 건 오히려 좋아~~
둘째, 에어로빅은 사교적인 성향이 매우 강하다.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한 사람이 있을 수 있다. 매일 보는 사이고 서로 언니 동생 하다 보니 밥도 같이 먹고 경조사를 같이 챙기는 경우도 많다. 물론 그 모임에 끼지 않고 운동만 해도 된다. 사실 나도 시간상의 문제로 같이 밥을 먹거나 진정한 회원처럼 참여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서로 만나면 반갑게 인사하고 안부를 물으며 근황을 나누는 정도의 대화와 나눔이 많은 곳이라 열린 마음으로 참여하면 훨씬 더 즐겁게 운동할 수 있다. (서로 돌아가며 음료나 간식을 나누기도 한다)
셋째, 에어로빅은 암묵적 자리가 존재한다. 보통 고정된 자리가 있고, 그 자리는 일반적으로 먼저 운동을 시작하게 된 순서로 앞에서부터 뒤로 서게 되는데 앞 줄 사이사이 대각선으로 서면서도, 거울은 살짝살짝 보이도록 줄을 서야 하고 양팔을 벌렸을 때 손이 닿지 않는 범위로 자리를 잡아야 충돌로 인한 부상을 막을 수 있다. 사실 이 자리를 침범하거나 침범당하는 일로 작은 트러블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눈치가 참 중요한 운동이다.
넷째, 시간이 정말 안 간다. 주저앉고 싶어 시계를 보니 10분이 지났다. 쓰러질 것 같아서 시계를 보니 20분이 지났고, 죽을 것 같아서 시계를 보면 30분이 지나있다. 이렇게 영혼이 나간채로 입을 벌리고 흐느적거리다 보면 어느덧 50분이 지난다. 하지만 흠뻑 땀을 흘리고 샤워를 하면 정말 꿀맛이다. 거기에 커피우유까지 물어주면 꿀꿀맛이다.
영혼은 안드로메다로 간지 오래_네이버이미지마지막으로 몸치여도 된다. 이건 내가 만들었다. 웨이브가 안되면 좀 민망할 뿐이고, 방향을 틀리면 좀 더 많이 민망할 뿐이다. 같은 동작을 하고 있는데 뭔가 나만 이상하다면 그건 내가 몸치여서지만 누가 혼내지는 않는다. 얼마나 다행인가…
** 에어로빅에 대해서 구구절절 설명해 놓은 나를 참관하러 오신다면, 마치 에어로빅에 처음 입문하는 병아리스러워 깜짝 놀라실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즐겁게 운동하는 내 모습을 보고 함께 하고 싶어 질지도 **
근 20년간 정말 거의 쉼 없이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는 나는, 여전히 저질체력에 골골이긴 하지만, 그래도 운동을 해서 이만큼은 유지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도 해본다.
건강하고 자신감 있고 아름답게
나이 들어가고 싶다.
좀 더 욕심내서
내 운동 적립금,, 기대해도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