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영란 Jan 30. 2024

예비고1 오리엔테이션 4탄

1학년 1학기 시뮬레이션

자, 쌍둥이들! 본인의 희망분야, 관심분야들 다 정하셨나요?

특정 직업일 필요는 없어. 사회문제, 환경문제, 에너지문제, 바이오산업, IT분야,... 뭐든 다 좋아. 시간이 지나면 그 관심분야는 얼마든지 변할 수 있어. 생활기록부에 '***분야에 관심이 있는 학생으로'라고 적으라는 뜻이 아니야. 당장 탐구주제를 정할 때 탐색 카테고리를 좁혀두는 것이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된다는 거지.

특정 과목에서 진로와 상관없이 그냥 관심을 끄는 주제가 보인다면 그걸 탐구해도 돼. 억지스러운 생기부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나'를 드러내는 게 더 중요하거든.


확고한 목표가 있다고 해도 1학년때는 일부러 적지 않아도 돼. 2학년때 선택과목을 수강하게 되며 진로선택이 구체적으로 시작되지만 1학년때는 공통교육과정을 다 배우며 진로를 탐색하는 기간이잖아. 그냥 각각의 과목에서 배워야 할 것, 고민해보아야 할 것을 고민해 보는 것으로 충분한 때이고, 진지하게 사안사안에 다가가는 너의 태도와 사고의 깊이를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것이 1학년 생기부야. 생각보다 일류대 합격생들도 별 특별할 것이 없을 수 있는 게 1학년 생기부야. 사실 1학년은 아직 어리바리 애기들이고, 고등학교에 적응하고 시기별 과업을 처리하기에도 정신없는 시기거든.


그럼 고등학교 1학년 첫 학기 생활을 한번 시뮬레이션 돌려볼까? 그러면 이번 겨울방학에 뭘 좀 미리 준비하고 입학하면 좋을지가 보이거든.




3월 한 달은 학교 왔다 갔다 하는 것만으로도 피곤해. 여러 학교에서 모인 친구들 살피고 중학교와는 뭔가 모르게 다른 고등학교의  분위기를 익히며 그 와중에 내 캐릭터 구축하는 것만으로도 진이 다 빠지거든.

5월 초에 중간고사가 있으므로 4월에는 중간고사 준비가 시작되지. 사실 3월 2일부터 좀 놀라겠지만, 고1을 맞이하는 신입생들의 학업에 대한 진지함은 마치 작년에 보던 그 아이들이 아닌 것처럼 위협적으로 느껴질 거야. '첫 중간고사가 사실상 대입을 결정한다'는 절박함으로 겨울방학 내내 고1 1학기 중간고사만 죽어라 준비하는 수학학원이 대부분일 정도이거든. 그러나 그 중간고사는 누구 하나 예외 없이 모두에게 충격적인 결과를 가져다줄 것이고 그 후 5월, 6월을 정말 잘 보내 기말고사로 그 판도를 뒤집는 것이 더 중요한데 그건 사람들이 잘 몰라.


중학교 A등급은 고등학교 3, 4등급이라는 말이 있잖아. 사실 두려운 게, 직접 부딪혀보기 전까지는 내가 그 고등학교에서 몇 등급이 나올 사람인지를 모른다는 사실인데, 중학교 시험과는 사뭇 다른 시험 스타일과 첫 중간고사의 5등급에 해당하는 결과지가 '봐, 사실 너는 5등급짜리 아이였어'라는 낙인처럼 다가오기 때문에 중간고사를 보고 난 충격에서 대부분의 학생들은 헤어 나오지를 못해. 지난 6개월간 죽어라 이 시험만 준비했는데 이런 결과면 두 달 후 기말시험은 더 절망적이지.


게다가 너희 고등생활 적응하는 거 기다리며 새 학년 구축하느라 바쁘셨던 샘들도 중간고사 결과 정리가 끝나고 나면 6월부터는 미뤄두었던 수행평가를 실시하기 시작하신단다. 그런데 샘들끼리 과목 간 상의를 하시는 게 아니기 때문에 하루 이틀로 준비할 수 없는 평가들이 한꺼번에 몰아치기 시작해. 당장 내일 세 과목 수행이 몰리기도 하고, 책 선정부터 읽고 서평 쓰기까지 일주일의 시간밖에 주어지지 않기도 하고. 밤새며 그 폭풍을 헤쳐 나왔다 싶으면 두 주 후 기말고사일 걸. 망한 거지. 만회는커녕 그만큼도 못 할 상황인 것에 절망하며 넋 놓고 있다 보면 셤날이 되고, 그냥 '나의 고등학교 생활과 대입은 회생불가능'이라는 생각밖에 안 들 거야. 그렇다고 자퇴하고 검정고시를 보거나 정시파이터를 외칠 수는 없잖아.


결론부터 말하면, 기말 때 엎으면 5등급을 2등급까지 만들 수도 있어.

기억해. 내신은 상대평가야. 중간 62점(/100점)과 기말 78점(/100점), 그리고 수행 38(/40점)점을 더하잖아? 중간 30%+기말 30%+수행 40% 계산기에 돌리면 합산성적 80점이야. 1등급 컷 91, 2등급 컷 78. 너 80점이면 2등급 맞지? 중간고사 1등급 컷이 94점이었고 기말고사 1등급 컷이 88점이었는데 어떻게 1등급 컷이 94.6(94*0.3+88*0.3+40=94.6)이 아니고 91이냐고? 중간, 기말을 모두 잘 보는 사람은 드물거든. 그리고 많은 아이들이 중간고사 이후에 주저앉아 버리기 때문에 네가 기말에 62점이 똑같이 나와도 합산 75.2야. 2등급 컷이 조금만 내려와 주면 그 점수받고도 2등급 될 수 있어. 어때, 결국 멘탈 싸움이라는 생각 안 드니?




그럼 우린 이번 겨울방학에 뭘 할 수 있을까? 기말셤까지 미리 준비? NO, NO. 1학기 수행평가 준비를 미리 해두는 거야.

네이버에서 <학교알리미>를 검색해 봐. https://www.schoolinfo.go.kr/ 로 들어가서 네가 갈 고등학교를 검색하고 학교 이름을 눌러. 새 창 뜨지? 아래로 내려 공시정보의 연도를 작년으로 바꿔 선택한 후 제일 오른쪽 <학업성취사항> 눌러볼래?

<교과별(학년별) 평가계획에 관한 사항>이 보이니? 작년에 그 학교에서 각 학년의 과목별 평가가 언제 어떤 내용으로 치러졌는지 정리되어 다 나와. 올해 너희들의 평가 내용은 4월 정도에 결정되긴 하지만 작년과 비슷하게 할 가능성이 크니까 참고하기 좋지. 혹시 그 평가제목만으로 어떤 형식의 수행평가인지 추측이 힘들다면 3월 중순 이후에 샘께 찾아가 '올해도 작년과 비슷하게 그 수행평가를 하실 건지, 어떤 식의 평가인지' 여쭤보면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하실 가능성이 크지만 , 곧 알려주겠다든가 뭔가 정보를 주실 거야. 그 참에 샘께 네가 학교생활에 열정이 있는 학생이라는 눈도장이라도 찍으면 좋겠지? 수업 끝나고 나가시는 선생님 쫓아 나가 교무실 쪽으로 같이 걸어가며 '선생님 저는 5반 홍길동인데요 제가 사회점수를 잘 받고 싶어서 좀 찾아봤는데 작년 1학기때 *** 수행평가를 했던데..' 하며 여쭤보면 얼마나 예뻐라 하실까? ^^


책을 읽어야 한다면 지금 책 서치를 미리 좀 해두거 미리 골라 읽는 것도 가능할 거고, 주제탐구보고서라면 미리 교과서 훑어보고 어떤 내용을 배우는지 보면 관심 분야를 골라 천천히 서치해 볼 수 있겠지. 생각보다 그 작업이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학기 중에 하려고 하면 너무 정신없고 시간도 촉박하고 막막하고 그렇거든. 교과서가 어느 출판사인지 모르지 않냐고? 그것도 바뀔 수는 있지만 너희 학교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작년 초에 공지한 게 있을 거야. 그 출판사 홈페이지 들어가면 pdf 정도는 볼 수 있어. 당근에서 구해보든가.




어때, 완전 꿀팁이지? 이거 아는 사람은 전교에 너희밖에 없을 거야. 물론 너희만 알고 있지 말고 친구들에게도 알려주면 아마 초장부터 넌 반장 유력 후보일 거다.


잊지 마, 고등은 멘탈싸움이야. 헐떡이며 쫓아가기 시작하면 조급해지고 그러면 네 잠재력을 펼쳐보지도 못하고 주저앉을 수 있어. 지금쯤 방학도 반 정도 지났고 학원 왔다 갔다 하며 수학 영어 하는데 좀 질리던 차였지?




오늘 당장 앞서가는 고등생활 시작해 볼까나?
매거진의 이전글 예비고1 오리엔테이션 3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