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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읕 Mar 16. 2021

#14. 전투모드

2021년 3월 16일 화요일

D-15,565


지금은 새벽 12시 46분. 

잠들기 전에 쓴다.


시간의 절대량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진다는 거 잘 알겠는데, 그럼에도 시간의 상대성은 요즘 나에게만 가혹한 느낌이다. 


근래에 소영이가 몸이 좋지 않아 집안일도 내 손을 타지 않으면 돌아가지 않게 되었다. 아침 8시에 일어나서 지오 밥을 하고 9시에 작은방에서 노트북을 켜서 출근하고 열심히 일을 한다. 지오가 10시에 어린이집에 갔다가 11시반쯤 돌아오는데 – 다행인건 오늘부터는 낮잠까지 자고 4시에 집에 오는 스케줄에 도전하고 있다 – 그나마 이때 일을 최대한 집중해서 해 놔야 한다. 그러다 12시가 되면 지오와 어른 점심을 하고 부랴부랴 밥을 먹고 1시부터 다시 일을 한다. 저녁이 되면 점심에 했던 일을 반복. 거기다 지오를 씻기고 잠깐이지만 동화책도 읽고 놀아주고 하다 보면 밤 9시. 안 자겠다고 울고 불고 하는 놈을 억지로 침대에 눕혀 재우면 10시. 10시에 나와서 저녁 설거지와 지오가 어질러 놓은 집을 정리하고 샤워하면 밤 11시 반에서 12시. 그냥 자기가 억울해서 기사도 보고 유튜브도 하다 보면 금방 1~2시가 되고 그렇게 하루가 끝난다. (가끔은 지오를 재우다가 채 씻지도 못하고 잠들기도 하고)


가혹하다고 생각하는 이 스케줄 안에서도 어떻게든 시간을 쪼개서 생산적인 일을 하자고 다짐한다. 올해는 이 다짐을 지키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의 싸움이다. 전투력을 높여야 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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