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8월 친구에서 연인이 된 3개월째
속상했다.
그 시절 우리라면 널 더 힘들지 않게 위로해주었을 텐데, 이제는 나의 조잡한 감정이 섞여버린 우리 사이를 부정해할까. 표현하기 어려운 순간이었다.
널 있는 그대로 위로해 주고 싶다면 친구일 적 그때를 그리워해야 했고, 그렇게 한다면 지금의 이 순간은 부정되어야 했다. 그도 그것을 바라는 것은 아니었기에 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주변이 정막 했더라면 이 순간의 감정에 휩쓸려 버렸을 것이다. 이제는 있는 그대로의 그를 이해해 줄 수 없다는 사실이 미안했지만 미안하다는 말을 꺼 낼 수가 없었다. 그 말을 꺼내는 순간, 지금 우리의 관계가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버릴 것 같아서...
그래도 한 가지 다행이었던 것은, 나의 마음의 조잡함이 한껏 속상한 생각들 사이로 다 사라져 버렸다. 속상함은 우정이었다. 그 긴 시간의 우정.
순간, 그를 똑바로 바라보고 이야기할 수 있었다.
다행이었다.
나는 너와 내가 다름을 인정하기로 했다. 네가 느끼는 1의 크기와 2의 크기. 나와 다른 그것들을 이해해 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