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동생의 결혼을 앞두고
이십 대 초 가족을 통째로 뒤흔든 힘든 시간들이 있었다. 그 시간들을 지나면서 잘 견뎌왔다고 생각했고 이제 나 자신을 찾아가고 있다 생각했다. 가족을 떠나, 그냥 하나의 나 로서 이제 더 이상 힘듦이나 걱정 같은 건 없으리...
그러한 나에게 결혼을 앞둔 동생의 안쓰러움이 보이기 시작했다. 오래된 여자친구들 두고, 결혼을 위해 큰 결정을 해야 한다. 물질이 현실이 되는 세상에서 우리 가족에게 아픔이 되었던 그때쯤이 참 오랜만에 원망스럽다. 당당하고 든든한 가족이 있었다면 사랑하는 여자와의 결혼을 앞두고 많은 고민과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까....
나의 동생에게,
너는 아직 어린 나이니 조금 더 자신을 위해 생각하라 말해주고 싶지만 옆에 있는 소녀를 위해 말을 아낀다. 하지만 상황을 원망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 누나는 너의 상황을 가엽다 해도 스스로는 원망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결국 혼자 해내야 하는 세상이었다고... 그 아픔이 아니었어도, 분명 다른 현실과 맞닥뜨렸을 것이다. 네가 한 여자에게 든든한 남편 그리고 부끄럽지 않을 가장이 되었으면 좋겠다.
사랑하는 이쁜 사람들이니,
현명한 선택으로 행복해지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