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도서관과 도서실

20.02.13 3년 차 이야기.

by 기록

대학생 시절 학교 도서관 수업은 '내가 도서관을 꾸민다면 어떤 도서관을 꾸밀 것'인지

강사님(사서 교사)을 초빙한 수업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론적인 부분은 없고 학교 현장에 대한 정보만 얻었습니다.


학교에 처음 근무하게 되면 메신저에 도서'실'이라고 뜹니다.

건물 배치표에서도 학교 도서관이라 쓰여 있으면 좋겠지만 도서'실'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선배님들과 메신저로 대화할 때 '도서관'과 '도서실'을 병행하여 사용하셨는데

도서'관'이란 명칭을 중시하시는 선배님은 제도 개선이나 정책에 관심이 많으셔서 관련 링크를 주시는 경향이 많았습니다.



저 또한 명칭 사용에 대하여 크게 문제 삼지 않았습니다. 다른 선생님들께 협조 메시지를 보낼 때는 도서실이라 했습니다. 다만 공문에는 '학교 도서관'으로 써서 위상을 높이고자 했습니다. 이렇게 별생각 없이 사용을 하다가 현재 학교에서 컴퓨터 비밀번호를 '도서실'이라고 입력된 것을 통해 이 학교에서도 학교도서관의 위상이

'도서실'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교실 1.5 정도의 크기인데 서가와 바닥 온돌 부분을 생각하면 실제는 교실 하나 정도의 작은 공간입니다.

저 이전에는 사서교사가 없어서 책이 가로로 쌓여 있고 물품 또한 새로 구입한 것과 낡은 것이 섞여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CD가 많이 있었는데 CD라고 모두 재생되는 것은 아닙니다. 판소리나 전통 자료는 현재 온전한 제품으로 된 것을 구하기 어려우니 버리지 않으려 했는데 CD-DVD 통합인데 PC에서 재생되지 않았습니다. 디지털 자료는 물리적 손상이 없을 줄 알았는데 '디지털 풍화'가 이미지만이 아니라 이런 사용하지 않은 CD에서도 일어날 줄은 몰랐습니다.

이런 상황을 보면서 낡은 책은 '빅북(절판된 동화책 등을 크게 만들어 함께 보는 책으로 만듦)'으로 만들거나 스캔을 하여 전자자료로 만들 수 있는데, 낡은 영상 자료는 학교 도서관에서 보존할 방법이 없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도서관을 조금씩 치우면서 생각했습니다.

학교 도서관과 도서실이란 명칭에서 '도서실'은 교실, 과학실처럼 공간을 칭할 때의 의미이고

학교 도서관이라고 하면 기존 도서실과 구분하기 위하여 일부러 쓰는 것이니... 도서관과 도서실의 차이는 사서교사가 있을 때, 공간과 인간 모두를 포함하여 학교 도서관이라 칭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명칭은 개념을 집약하고 개념은 생각의 시작점이니 이러한 명칭과 개념 정리에 대하여 많은 협의와 정리가 되어 기록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작은 도서관'이란 명칭으로 작은 카페 크기만 한 도서관이 있음을 생각해 본다면 기존의 도서실에서

'학교 도서관'으로 명칭을 변경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이전부터 있던 공공도서관에서 문화 활동과 자료 제공의 서비스가 함께 제공되었듯이

학교 도서관은 공간이 작을 뿐이지 문화 활동(만들기 등)과 자료 서비스를 넘어 교육(독서 전략의 지속적인 제안과 점검)도 이뤄지니 규모는 작지만 '도서관'이라고 충분히 불릴 수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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