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brunch.co.kr/@ys31/374
현재 업무가 많아서 서랍에만 이야기를 담아두고 있는 상황 중에 10월 제 글이 수록된 학교도서관 저널을 수령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편집 과정으로 분량상 문제 등으로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을 제외하고 언급했으면 하는 부분이 있어 기록을 남깁니다.
글이 담긴 것이 10월호이기에 11월 이후 원본과 편집의 차이를 매체 읽기와 연계해서 다뤄볼까 구상 중입니다. 그전에 전공자의 입장에서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을 미리 기록해 두고자 합니다.
2022년도 10월 학교도서관 저널 60 - 61p 소설책은 권장하지만 만화책은 배척한다? 중
"재미는 있지만 권장하지는 않는 만화책처럼 조선시대 때는 소설이 배척의 대상이었다. 소설은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기 전까지 거짓된 이야기를 담은 종이 낭비로 여겨졌다. 시간이 흘러 소설을 통해 마음이 움직이고 교훈을 얻으며 소설의 가치가 일부 인정을 받았고 소설에 대한 긍정적 인식과 부정적 인식이 대립하는 시기가 있었다. 그 이후 소설 읽기를 즐겨서 주된 독자층이 된 아녀자들이 비녀를 팔고 세간을 팔아 책을 읽기도 하는 등 소설 읽기가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하였다. 시간이 더 흘러 소설 쓰는 것을 부끄러워하던(?) '작자 미상'들이 자신의 작품에 작가의 이름을 표기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많은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당당히 발표하고 강연회를 하고 팬도 생겼다.
소설이 거친 과정이 만화책을 차별하는 현재의 모습과 비슷하지 않은가? '소설 배척의 시대'에서 '소설을 권하는 시대'로 변했듯이 만화의 가치를 인식하면 만화책에 대한 인식에도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까 작은 기대를 해 본다"
1차 수정본 사례 (원고에서 양을 상당히 줄여서 발송함.)
- 말리는 만화책과 권하는 소설책
중학생 시절 집으로 걸어가며 읽은 만화책은 제게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만화 속 이야기는 너무나도 재미있었지만 만화가 도움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어른들의 간섭이 없는 등하굣길이 저의 주된 독서(?) 시간이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하나의 콘텐츠를 생성하면 세계적인 부와 명성을 얻을 수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도 만화책에 대한 시선은 여전히 좋지 않습니다.
재미있게도 독서 권유에서 배제되는 만화책처럼 현재 읽기를 권장하는 소설도 조선 시대에는 배척의 대상이었습니다. 소설이 허황된 이야기이나 그 안에 배울 것이 있다는 인정을 받기 전까지는 소설은 거짓된 이야기를 담은(허구의 가치에 대해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 종이 낭비였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흘러 소설을 통해 마음이 움직이고 교훈을 얻으며 소설의 가치가 일부 인정을 받았고 소설에 대한 인식이 긍정과 부정으로 대립되는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 이후 소설 읽기를 너무 즐겨서 주된 독자층인 아녀자들이 비녀를 팔고 세간을 팔아 책을 읽기도 하는 등 소설 읽기가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시간이 더 흘러 소설 쓰는 것을 부끄러워(?)하던 ‘작자미상’은 자신의 작품에 작가의 이름을 달고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많은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당당히 발표하고 강연회를 하고 팬도 생겼습니다.
마치 이 과정이 만화책을 금지하는 현재의 모습과 비슷하지 않은가요? 만화의 가치에 대하여 인식하게 되면 소설 배척의 시대에서 소설을 권하는 시대로 변했듯이 만화책에 대한 대웅에도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까 작은 기대를 해 봅니다.
일반적인 의미 수용으로만 본다면 소설을 배척하던 시기에서 소설이 인기를 끌었고 만화책도 그렇게 되면 좋겠다는 흐름은 잘 반영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전공자의 입장에서 볼 때, 소설이 배척된 이야기는 다양한 산문 문학들이 있었음에도 동일한 산문의 형태였지만 소설이 유교라는 문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할 때 '거짓(허구성)'을 다루었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이 '소설의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했다고 하는 부분과 결이 조금 차이가 나기에 기록을 해 둡니다. 전달하려는 의미면에서는 크게 차이 나지는 않지만 해당 분야에 대하여 연구 논문들이 있고 그 논문들을 묶은 전공서적들에게 기록된 것들을 생각한다면 의미는 통하지만 약간의 차이에 심리적 부담이 생기는 것은 사실입니다.
한편 이 기회를 삼아 나중에는 편집 과정에서 생기는 문체 변화나 그 과정에서 변화되는 부분 등을 바탕으로 교육 내용을 구상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추가적으로 조선 시대 아녀자들의 '드라마'였던 소설이라고 말을 한다면 그 의미가 통하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간다면 논란이 될 부분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비슷하게 조선 시대 소설에 대한 옹호, 배척 논란의 핵심은 '교훈성'여부이지만 편집 과정에서 이에 대한 강조가 부족합니다.
추가로 소설에 대하여 지금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공감하기 어려운 것이... 구연해 주는 소설을 듣고 그 상황에 몰입해서 담배를 써는 칼로 사람을 찌른 사건이 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지금의 입장에서는 다양한 즐거움이 가득하기에 공감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즐거웠던 일을 생각하고 그 일을 하느라 평상심을 잃고 행동했던 경험을 떠올려 본다면, 당시에 즐길 것이 적었던 시기에 이야기를 듣고 너무 몰입해서 사건을 일으켰다는 것이 조금은 공감이 됩니다.
제가 수정해서 보낸 글이 편집 과정에서 약간의 변화를 거쳤습니다. 그 과정에서 원하는 의도가 온전하게 전달되기는 어렵고 한편으로는 제게 부족했던 부분을 독자의 입장에서 편집자분이 채워주신 부분을 보면서 독서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현재 하는 일이 마무리되면 이 주제를 바탕으로 조금 더 깊이 생각하고 다뤄보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