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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밥 먹을 때 도우미

먹방의 다른 두 결을 가진 두 프로그램

by 기록

의식주 가장 인간이 살기 위한 기본적인 요소라고 합니다.

다른 관점에서는 인간이 기본적으로 요구하는 욕망의 세 가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살아가기 필요하다는 것은 요구한다는 것이고 그것을 조금 더 많이 요구할 때 욕망이란 말로 바꿀 수 있다고 봅니다.


밥을 먹을 때 혼자 먹는 경우는 이 두 프로를 틀어 둡니다.

맛있는 녀석들에서는 정말 먹는 것을 즐기는 진정성이 보입니다.

식객 허영만의 백반 기행은 요리 비평가는 아니지만 한 만화가의 집요한 취재에 대한 전문성이 보입니다.



배우 고세원 씨가 나온 철원 편에서는 백골부대 근처 백반집인 포항집이 나왔습니다.

군 복무를 하면서 돈으로 살 수 없는 추억. 가게를 열려는 사람 입장에서는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시간이 있는 집이었습니다. 이런 특별함이 있기에 사람들은 서울에서 철원까지 한 끼의 식사를 위해 가는 듯합니다.

단순히 밥이 아니라 그 밥에 담긴 가게에 깃들 오랜 시간을 함께 즐기기 위해서 말입니다.

이 포항집에서는 김에 기름을 바를 때 솔을 쓰면 기름 절은 냄새가 나서 숟가락을 쓴다고 합니다.

김을 굽는 기계를 보면 솔을 사용합니다. 일반 식당들을 보면 초록색에 검은색 솔이 붙은 것으로 김을 칠합니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김밥집에 가면 다 말은 다음에 살짝 기름칠을 해 주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이것이 35년 동안 손님들의 선택을 받은 가게의 배려하는 마음의 반영이라 봅니다.


한편 35년이나 같은 메뉴와 반찬을 내놓고 한결같은 맛을 제공한 가게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사람들이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 일을 하고 그 일을 주는 곳에서는 계속 변하라고 합니다. 혹시라도 변하는 방법을 잊을까 봐 특강이라고 하여 일을 하지 않고 강의를 듣는 시간도 마련을 합니다. 이런 시대 속에서 아직 일을 하기 전인 분들도 계속 강요되는 변화에 언제나 재촉을 받습니다. 보이지도 않는 무엇인가에 의해.

이런 상황에서 변하지 않음으로 많은 사람들의 인정을 받는 식당에게 알 수 없는 끌림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나오는 허영만 선생님의 멘트에 대하여 생각하며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철원의 원초적인 맛' '옛날 길이라 길이 반듯반듯하지 않네'와 같은 부분에서는 철원을 문명과 반대의 공간으로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문명의 대표성이라고 한다면 아마도 도시를 떠올리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철원 편을 보면서 철원이란 환경이 어디나 똑같은 도시와 다른 개성을 지니게 한 요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도시에서 사는 사람들이 도시에 싫증을 내면 철원과 같이 개성을 가진 공간에 가서 다름을 느끼려는 것이라 봅니다.


출연자들의 이야기를 듣는 재미도 있습니다. 배우의 삶에 대해서 알기 어려운데 그렇다고 배우의 삶만 들으면 지루할 것입니다. 그래서 누구나 관심을 가지는 먹는 이야기 중간중간에 출연 손님의 이야기가 들어가면 그것을 듣는 재미도 있습니다. 고세원 배우의 경우 미리 참여하기로 한 작품이 있는데 다음 작품이 들어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전에 하기로 한 작품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작중 인물을 중간에 죽이는 약속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7월에 죽기로 한 인물이 10월까지 이어진 이야기를 했습니다. 우리 일상의 재미인 드라마의 이런 뒷 이야기를 듣는 것도 좋았습니다.


네 명의 잘 먹는 덩치 좋은 개그맨들이 유쾌한 모습을 보여주는 맛있는 녀석들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매주 새로운 영상이 올라오기를 기다립니다. 그러던 중에 본 식객의 백반 기행은 맛있는 녀석들과 같은 먹을 것이란 주제를 다루지만 그것을 풀어내는 방식이 다릅니다. 보면서 그 맛이 있는 지역의 모습을 보여주고 오랜 세월을 살면서 그것의 장면을 잡아내 그림으로 그린 노신사의 생각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혼자 밥을 먹느라 심심하다면 이 두 프로를 추천드립니다. 같은 내용을 다르지만 서로 다른 결을 지니고 있기에 서로 다른 재미를 느끼며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맛있는 녀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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