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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종 시리즈 2

귀여움에 대하여 끌리는 이유는 심미성을 보충하고픈 마음?

by 기록


두 시리즈를 보고 나서 느낀 것은 살아 남기 위한 방법은 같은데 그 방향성은 서로 차이가 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웹서핑을 하다 보면 고양이의 병맛(?)은 살아남기 위한 것이 아닐까란 댓글들을 종종 봅니다. 고양이가 미련하지만 귀여운 모습과 행동을 하고 이것에 매료된 인간이 고양이가 필요한 환경에 맞춰 불편함을 자처하며 사는 경우를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습니다. (흔히 집사라 말하는 경우) 제 주변에 그런 사람 중 가장 가까운 사례는 제 동생이 있습니다. 제 동생은 두 마리의 고양이를 키웁니다. 그리고 고양이 때문에 큰 냉장고를 쓰지 못합니다. 그 뒤로 고양이가 들어갈까 봐 걱정되서입니다. 또한 인덕션도 구매 물품으로 고민했다가 포기했습니다. 가전제품 선택 기준이 고양이의 안전과 고양이의 털을 버틸 내구성이 있는지 여부인데 고양이 털 때문에 냉각팬이 있는 인덕션을 쓸 수 없는 것입니다. 한편 집사답게 제 동생의 식비는 주인인 고양이의 식비보다 저렴합니다. 고양이가 병이 들면 의료보험이 되지 않으니 돈이 많이 듭니다. 그래서 큰 비용이 들지 않게 평소에 좋은 것들만 먹인다고 합니다. 이런 사례들을 근거로 제 동생은 고양이의 귀여움을 보기 위해서 일을 하고(?) 있으며 집사로 불리는 사람들 중 한 유형일 것입니다. 그리고 귀여움을 위하여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고 불편함을 인내하고 있습니다. (여담으로, 고양이를 키우지는 않지만 키우는 사람이 가까이 있으면 좋습니다. 책임과 고양이에게 드는 비용은 약간의 간식비만 들면서 고양이의 귀여움, 부드러운 촉감과 따뜻함. 우스운 행동을 가까이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집사가 휴가(여행)를 떠나면 상당히 긴 시간 독차지도 가능합니다.)


귀여운 동물들도 귀여운 모습을 본인들이 선택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존에 맞게 진화한 우연의 결과물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그런 우연 또는 필연의 결과를 보고 인간들이 귀엽다고 생각하는 덕분에 귀여운 외모의 동물들은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도움을 받습니다. 예를 들어 산책로의 뱀이 꼬리를 다쳤다면 사람들이 피하지만 귀여운 동물이 다쳤을 때 자연의 순환계로 돌아가지 않고 인간에게 구조되어 보호소로 이동해 치료받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20년도 기준으로 한강 산책로에서도 뱀이 발견된 경우가 있습니다.)


72종의 귀여운 동물들에서 애완용 쥐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 이야기 중에 인도 라자스탄의 데쉬노크를 소개합니다. 이곳은 쥐의 사원입니다. 2만 마리나 되는 쥐들의 집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쥐의 빠른 번식력을 생각한다면 2만 마리란 조사를 했을 당시보다 더 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이 쥐들을 힌두교 신인 카니 마타의 환생한 아들들의 자손들이라 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신의 자손으로 보기에 공양을 하는데 이 공양물이 음식이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만화 캐릭터나 관련 상품으로 쥐가 친숙하다 하더라도 쥐가 나타나면 소리 지르고 피하는 사람들이 상당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쥐가 인도의 한 사원에서 경배의 대상이 된다고 하는 것은 귀여운 모습을 하는 동물들이 귀여운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인식에 귀엽다고 굳어지고 사람들이 서로서로에게 영향을 줘서 그 대상이 귀엽다거나 위험하다는 등 형성되고 굳어진 개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인도 사원에서 쥐가 무리 지어 다니는 것을 보고 그곳 분들은 먹을 것을 주면서 기도를 올리지만 외부인들을 몸서리를 칠 것을 생각하면 정말 귀여운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듭니다.


고양이의 귀여움을 위해서 불편함을 감수하시는 많은 분들. 쥐가 귀엽다고 애완용으로 키우는 경우. 쥐를 병균을 옮기는 비위생적 생물로 보아 거부감을 보이는 분들. 쥐에 대한 거부감 없이 경배의 대상으로 보는 분들. 존재하는 생물인데 징그럽다며 피하는 뱀에 대한 일반적인 반응. 일부이지만 뱀에 대하여 몸서리치지 않고 귀엽다며 애완용으로 키우거나 긍정적 태도를 보이시는 분들 등.

여러 상황을 통해서 생각해 볼 때 '귀엽다'란 것은 인간의 판단과 그 판단의 공유와 관련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공유 측면에서는 '쥐'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거부감에 비해 경배의 대상으로 삼는 쥐의 사원을 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귀여움을 찾는 것은 인간의 심미성 때문이란 생각이 듭니다.


이 심미성은 예술 분야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예술 중 문자를 사용하는 문학에서도 심미성을 특성으로 제시합니다. 시에서 반복되는 소리에서 느껴지는 리듬감을 통한 아름다움. 서로 다른 두 대상을 이용한 모순의 표현을 상상하여 얻는 마음의 울림 등을 제시합니다. 이러한 심미성을 추구하기에 그냥 평이하게 말하면 될 것도 비유의 표현을 쓰거나 감각적인 대상을 활용하여 말을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렇게 말한 사람을 멋지다거나 호감이 가는 경우를 생각해 보면 인간에게 아름다운 것을 찾고자 하는 특성(미 + 심 + 성 = 심미성)이 있다고 봅니다.

인간에게 이러한 특성이 있으니 자연스럽게 귀엽고 예쁘고 멋진 것들을 찾고 귀여운 것들을 위해서 자신의 삶의 일부도 희생하고 예쁘고 멋진 것들을 위해서 비생산적인 여행을 떠나서 일상 중에 보충할 수 없는 심미성에 대한 만족감을 채우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간의 이러한 특성을 생각해 본다면 귀여운 동물 72 시리즈는 매우 만족스러운 영상입니다. 왜냐하면 직접 고양이를 키우느라 고양이 털을 뜯어 낼 테이프 클리너가 떨어질 신경을 쓸 필요도 없고 집안 제품들도 나 자신에게 맞추면서 심미성의 욕구를 채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멀리 갈 필요도 없이 태블릿 화면을 통해서 웜뱃이나 짖는 올빼미(울음소리가 개가 짖는 소리와 비슷함), 북극곰, 판다, 캥거루, 긴팔원숭이 등 전 세계의 다양한 귀여운 동물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72종 동물 시리즈는 한 편당 3종 정도의 동물을 소개하여 속도감이 매우 빠릅니다. 그래서 이런 동물들이 있다는 얕고 넓은 상식을 쌓거나 더 알아보기 위한 계기로 삼거나 저처럼 밥을 먹으며 시간을 보내기 용으로 활용하면 좋을 듯합니다.

위험한 동물 72종 시리즈는 단순 작업을 하며 심심함을 달래기 위해 틀어둔다면 귀여운 동물 72종은 귀여운 동물이 보고 싶거나 밥을 먹으면서 틀어두기 적합한 영상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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