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동적 관람에서 능동적 체험으로 바꾼 컨텐츠의 힘!
유난히 무더웠던 올여름은 그야말로 폭염의 연속이었다. 더위를 피해 피서지로, 에어컨 바람 시원한 쇼핑몰이나, 실내 테마파크가 몰려드는 인파로 북적였다.
여름을 맞아 돋보이는 콘텐츠와 마케팅으로 관객몰이를 하는 핫플레이스(Hot place)가 있다.
전통문화 테마파크를 표방하는 한국민속촌이다.
2016년 연간 방문객 148만 명!
대부분 야외 관람시설인 한국민속촌은 더위로 인해 여름이면 늘 비수기로 간주되곤 했지만, 이색 아이디어와 볼거리로 여름 관객을 불러들이고 있다. 한국민속촌에서 진행 중인 여름축제 ‘시골 외갓잡의 여름’이다.
그중에도 수박서리 체험이 인기이다. 온라인을 통해 공개된 수박서리 체험 동영상 시리즈는 불과 한 달 만에 도달률 1,200만, 조회수 560만 건을 넘어섰다고 한다.
수박밭을 지키는 민속촌 마을 이장 캐릭터와 수박 서리하려는 관람객의 아슬아슬한 추격전이 긴장감과 웃음을 자아낸다. 수박서리 중 느닷없이 펼쳐진 뜻밖의 달리기 시합, 수박서리에 실패해 벌을 받던 어린이 관람객의 놀라운 반전 등 수박밭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가 벌어진다.
특히 수박서리를 해봤을 리 없는 외국인 관람객과의 불꽃 튀는 추격전은 많은 관람객들에게 큰 웃음을 자아낸다. 민속촌 캐릭터와 관람객의 스릴 넘치는 추격전이 벌어지는 '수박서리 체험'과 함께 바람이 솔솔 부는 산그늘에서 펼쳐지는 '대나무 물총 싸움' 등 무더위를 식힐 수 있는 다양한 여름 나기 체험이 진행되고 있다.
오랜만에 방문해보니 한국민속촌은 완전히 인기 테마파크로 되살아났다.
맛깔난 재미와 이색적인 체험 프로그램, 돋도이는 아이디어와 마케팅으로 부활한 것이다.
10년 전(2007년) 138만에 이르던 연간 입장객 수가 2009년 96만으로 대폭 줄었고, 이후 매년 100만 명 수준에 그쳤는데 새로운 콘텐츠가 가동되던 2014년에는 132만, 2015년 146만, 2016년에는 148만으로 급속하게 증가했다.
외국인 입장객도 2012년 연간 15만 수준에서 작년(2016년)에는 38만으로 두배 이상 증가하는 성과를 올렸다.
한국민속촌은 이제 국내외 관광객에게 인기 있는 테마파크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2010년 이전의 한국민속촌을 떠올려 보자.
과거, 재미없고 밋밋했던 한국민속촌
예전 우리 조상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전통 민속마을과 관헌, 전통 그네, 호수와 정자, 대장간 등 다양한 전통 볼거리로 채워져 있었다. 다만 그게 전부일뿐.
관람객은 그저 추천 관람동선애 따라 단순히 눈으로만 구경하고 오가다 놀이마당에서 시간대가 맞으면 농악이나 탈춤 등을 관람하고, 음식코너(저잣거리)에 들려 장터 음식들을 즐기는 정도다. 아무리 길게 잡아도 두어 시간이면 충분한 관람 코스이다.
한국의 전통문화를 관람한다는 좋은 의미는 있다. 하지만 누가 봐도 재미가 없다. 관람객도 대부분 가족 단위 이상의 중장년층과 노년층, 간간히 한국 전통문화를 보려고 오는 외국인과 단체 수학여행단 등이 전부다.
한국민속촌은 방송 드라마의 전통 사극 촬영으로 자주 애용되었다. 과거에는 마땅한 촬영 장소와 세트장이 별로 없어서 한국민속촌의 단골 촬영세트장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필자도 예전 대학생 시절 대하사극 '조선왕조 오백 년'(당시에는 시청률이 엄청나게 높은 인기 드라마였음)등에 단역이나, 연출 스태프로 아르바이트 차 한국민속촌에 하루가 멀다 하고 다녀온 경험이 있다.
이젠 전국에 규모와 내용면에서 다양한 촬영장이 생겨나 요즘 한국민속촌의 현장 촬영도 크게 줄었다.
2000년대 이후 전국적으로 다양한 문화관람시설이 생겨나 콘텐츠가 상대적으로 진부하고 빈약한 한국민속촌은 해마다 관람객이 줄어들었다. 새로 등장한 문화시설은 놀이 테마파크, 워터파크, 상설 엑스포관, 박물관, 전시장 등 최근의 트렌드와 볼거리, 체험을 포함하여 관객을 끌어갔다. 한국민속촌은 갈수록 경쟁에서 밀려나고 있었다.
다시, 부활의 몸부림을.,
2012년 이후부터 변화가 시작됐다. 벼랑 끝에 섰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위기가 닥친 한국민속촌이 대대적인 변신을 꾀했다. 정적인 관람에서 동적으로, 시각적 관람에서 오감 만족 체험으로, 진지한 관람에서 재미있고 즐거운 참여 관람으로, 우선, 관람시설에 살아있는 캐릭터를 대거 투입했다.
사또와 이방, 기생, 주모, 광대, 거지, 대감 등 역사극에 나올법한 캐릭터를 만들어 역할에 전문 연극배우를 섭외했다. [웰컴투조선]을을 시작으로 매 시즌 다양한 에피소드로 관객에게 재미와 웃음을 선사했다. 캐릭터의 연기는 동영상으로 온라인에 적극 홍보하여, 네티즌에게도 재미있다는 호평을 받으며 2~30대 젊은 층이 주말에 대거 민속촌을 찾게 했다. 일부 캐릭터는 열혈팬까지 등장하고 종종 휴일 거리에 만나면 사인 요청도 받는 등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연간 다채롭고 흥미로운 이색 체험 프로그램도 지속적으로 기획, 진행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수박서리 체험, 대나무 물총 싸움 외에도 민속노래자랑, 얼음땡, 귀신촌, 공포체험, 시골 올림픽, 스탬프 투어 등 다양하다.
올해에는 용인시와 함께 민속 저잣거리 축제 [팔도 품바]도 새롭게 준비해 선보였다. 콘텐츠와 프로그램이 풍부해지자 기 관람객의 재방문도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민속촌은 이제 예전의 단순한 민속촌이 아니다. 다양한 콘텐츠와 서비스의 획기적 개선으로 전통문화 테마파크로 부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