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에 거리 예술가 '뱅크시'가 나타난다면?
수년전부터 우리 나라 전국 곳곳의 벽화마을이 유명세를 떨쳤다.
대표적으로 서울의 유명한 달동네, 혜화동 ‘이화마을’. 6.25 피난민의 마을 부산 ‘감천마을’ 한려수도를 굽이보는 통영 ‘동피랑 마을’이 지역 예술인들의 열정과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에 힘입어 예술을 입은 벽화마을로 탈바꿈했다.
최근에는 가수 김광석을 모티브로 한 대구 ‘감광석 거리’도 불과 수년만에 전국적인 관광 명소로 떠올랐다.
전시관이나 미술관에서 주로 전시,감상하던 미술이 이제 거리 밖으로 나와 누구나 편하게 감상하고, 동감하는 감성 메시지 역할을 하는 친밀한 예술 매개체로 다가왔다.
거리 예술은 지금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침체한 마을을 되살리고 도시를 가꾸며 바쁜 현대인들에게 정감어린 메시지와 영감을 주고 있다. 일상에 지친 도시민에게 휴식과 힐링을 제공하는 감성 전도자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거리 예술을 세계적인 장르로 끌어올린 아티스트가 있다. 영국 출신의 얼굴없는 예술가로 불려지는 뱅크시!
이젠 알만하면 다 아는 세계적인 거리예술가 ‘뱅크시(Banksy)'에 대해서는 궂이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겠다. 이젠 누구나 다 아는 세계 아트계의 대명사이니까.
최근에 거리예술가 ‘뱅크시 전시전 (Banksy Korea)이 서울에서 열렸다. 세계인들에게 충격과 깊은 영감을 던진 뱅크시!의 작품을 서울에서 볼 수 있었다. 다만 실제 벽화가 아닌 사진소장품이라 아쉽지만 말이다.
거리예술가. 뱅크시. 그러나 아직도 전세계에 그의 실명과 얼굴을 아는 이는 거의 없다. 소수로 알려진 그의 친구와 스탭외엔. (보통 뱅크시의 작품 제작에 20여명의 스탭이 참여하는 걸로 알려지고 있다. 왜내면 그의 작품은 아무도 모르는 하루밤 사이에 완벽히 제작,설치되야 하니까)
대략 2005~6년부터 하룻밤사이 즉흥적으로 나타난 그의 작품이 등장한 이후로 거의 10여년이상 뱅크시는 세계적으로 이슈와 공감, 의문과 풍자를 남기며 ‘얼굴없는 예술가’로 현존하고 있다.
뱅크시는 누구일까?
거리예술을 평정한 화제의 인물을 위해 세계의 눈들이 그를 추적해왔지만, 현재로선 유력한 의심만 갈 뿐. 아직 아무것도 밝혀진 것은 없다.
오히려 뱅크시의 작품을 사랑해 온 전 셰계 팬들은 필자를 포함해서 그저 ‘영원한 미스테리’로 남길 바라기도 한다.
이번 한국 전시회를 주도해 온 뱅크시의 큐레이터이자 사진작가인 마틴 불에 의하면 뱅크시는 30대후반으로 영국 브리스톨 출신으로 평범하고 온화한 성품의 소유자라고 한다.
뱅크시의 본명이 로빈 거닝햄(Robin Gunningham)이라는 설이 유력하지만 그가 누구인지 아직 정확하지 않다. 인터넷과 SNS가 세상을 지배하는 현 시대에 이렇듯 오랫동안 정체를 숨겨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뱅크시는 세계인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궁금증을 유발하게 한다.
뱅크시는 런던뿐만 아니라 그의 고향 브리스톨에, 이후 뉴욕의 거리 곳곳에 그의 작품을 남겨 뉴요커는 물론 세계 관광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뱅크시의 거리 미술은 호주에도 등장하고, 심지어 팔레스타인-이스라엘의 국경지역에 과감히 나타나 세계인을 놀래키도 했다.
그의 작품은 풍자적 거리예술과 파괴적인 풍자시 등을 특유의 스텐실 기법과 그래피티를 결합시킨 작품으로 승화시켜 대중들의 인기를 얻었다. 게다가 철저하게 익명으로 가려져 가장 신비한 문화 아이콘으로도 우뚝 섰다.
그의 기상천외한 작품은 공공장소를 훼손시키는 행위로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그의 전시회를 후원하는 도시가 나타나고 불법적인 작품인데 불구하고 그의 작품은 경매시장에 고가로 낙찰되기도 하는등 숱한 화제를 낳았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소재는 주로 군인, 경찰관, 소년, 소녀등인데 전쟁과 마약, 테러, 평화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뉴욕 뒷골목을 주름잡는(?) 쥐도 그의 단골 주인공이다. 쥐(rat)는 아트(art)의 변형이며 25가지라고 한다. 창조 아이콘의 대명사. 스티브 잡스도 그의 작품에 등장하기도 했다.
영국정보기관의 담벼락에 출몰하기도 하고, 팔레스타인-이스라엘 국경지역의 한 호텔과 장벽에 온통 도배돼어 세계인을 경악케 했다.
전 세계 이슈, 분쟁지역에 어김없이 출몰한 뱅크시의 행적으로 미루어 볼 때 최근에 세계의 골칫거리로 떠오른 북한과 핵무기로 인한 긴장 국면에 머지않아 한반도, 특히 서울에도 나타나지 않을까하는 기대심마저 생긴다.
2~3년전, 거리 예술, 그래피티에 좀 냉소적인 우리나라에도 미국, 호주등에서 온 외국인들이 한밤중에 서울 지하철에 여러 작품의 그래피티를 남겨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자하철공사(메트로?)가 발칵 뒤집혀 이들을 잡지 위해 떠뜰썩했던 기억이 난다.
우스개 소리일지 모르지만, 서울 한복판에 뱅크시의 작품이 등장한다면?
그것도 서울 시내 한복판 빌딩벽에, 또는 판문점, DMZ부근에 강력한 반전, 반핵, 평화메세지를 담은 예술 작품이 만일 출몰한다면, 아마도 역대 그의 작품중에 최고로 화제작이 될 것이다.
수많은 관광객이 찾아오고 단번에 그의 작품이 남겨진 장소는 유명 관광명소가 되고, 화제는 또 화제를 낳아 그 파급효과는 어머어마할 것이다.
우리도 얼굴없는 예술가 ‘뱅크시’를 갖고 싶다.
불평등과 경쟁으로 지친 이들에게, 고단한 삶에 대한 위로와 유머를 선사하는 예술가가 존재했으면 한다. 권위나 형식, 규율과 관습을 과감히 던져버리고 새로운 영감과 메시지를 나누는 아티스트를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