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고 부활을 고대하는 핫스팟(Hot spot)들!
2016년. 6월초. 아직 휴가철도 아닌데 느닷없이 강원도 속초, 고성, 양양일대에는 관광객이 들이닥쳤다. 아직 바다에 들어가기에는 쌀쌀한 날씨임에도 단순히 바다를 감상하고 싶었던 걸까? 이른 여름 해변가에 젊은 그룹들이 몰려들어 속초해수욕장등은 때아닌 성수기를 맞았다. 방문객들은 한 무리의 친구가 많지만, 연인(커플)도 있고 아빠와 아들로 보이는 젊은 가족도 있다. 거의 대부분 서울이나 전국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온 외지인들이었다.
때 이른 관광객은 바로 포켓몬고 매니아들이었다!
2016년. 6월에 전 세계적으로 출시된 유명 게임. 포켓몬고(GO)의 열풍이 이 곳에 상륙한 것이다. 세계적으로 신드롬을 일으킨 포켓몬고는 한국에 정식 서비스 출시 전에도 125만이상이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할 정도로 관심 폭발이었다.
포켓몬고는 미국 나이언틱사의 모바일 증강현실(AR)과 위성항법장치(GPS) 기술에 일본의 닌텐도의 콘텐츠 파워가 합쳐지면서 개발된 모바일 가상현실 게임으로 글로벌 출시이후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게이머들 사이에서 속초시가 성지로 급부상하자 속초시는 빠르게 대응했다. 산, 바다, 호수등 관광자원이 많아 포켓몬고가 출몰할 수 있는 최적의 배경을 갖고 있는 속초시는 게이머들을 지원하기 위해 '포켓몬고 전략지원사령부'까지 조직하고, 특히 게이머들이 몰리고 있는 엑스포타워와 속초해수욕장에 현장지원센터를 설치하는 등 공공 지자체로는 드물게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이 대목에서는 가히 경탄할 정도다.
시내 곳곳에서 스마트폰 충전서비스를, 고속버스터미널과 엑스포타워 등에는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하기도 하고, 개그맨을 섭외해 게임 실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중계하며 SNS로 홍보함으로써 속초관광 활성화를 주도했다.
고성군도 통일전망대, 화진포 역사안보전시관, 화진포 해양박물관 등 주요 관광지의 입장료를 반값 할인하고 포켓몬과 인증샷 이벤트도 진행하며 지역상품권과 고성심층수등 지역특산물을기념품으로 제공했다.
양양군은 관내 주요 관광지를 중심으로 와이파이 지도를 제작해 SNS에 공개하며 모처럼 절음 게이머들의 출현을 반기고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포켓몬고의 열풍은 점점 더해갔다.
2017년 1월. 정식 출시를 앞두고 여행상품과 호텔패키지 상품들이 대거 출시됐다. 하나투어는 속초, 고성, 울릉도 등의 관광지에서 몬스터를 잡을 수 있는 ‘속초여행가GO 몬스터 잡Go’ 기획전을 오픈했다. 인터파크투어의 국내숙박 예약앱 체크인나우에서는 객실을 실시간 최저가에 선보이기도 했다.
부산 해운대 그랜드호텔은 포켓몬 캐릭터를 채운 객실을 비롯해 레스토랑 메뉴, 포토존 설치, 한정 상품제작 등을 진행하며 포켓몬 고의 열풍에 동참했다.
포켓몬고 세계적 열풍은 곧 [포케코노미(Pokenicomy)]란 신드롬을 낳았다.
포케코노미는 포켓몬고(Pokemon Go)와 이코노미(Economy)의 합성어로 이 게임의 막대한 사회.경제적 파급효과를 말한다.
이상적 열풍과 함께 안전사고도 빈발하는등 부작용과 사회적 파장이 적지 않아 포켓몬고의 지나친 열기를 경계하는 일도 많아졌다.
희귀 캐릭터가 출현한다는 포켓몬고의 성지는 이제 전국으로 확산됐다. 서울 종로 3가 일대, 잠실역, 올림픽공원, 경복궁, 보라매공원이 인기 성지로 부각되었고 울산 간절곶, 춘천 남이섬, 대전 오월드, 부산시민공원도 갑자기 포켓몬 게이머들이 몰려들며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알려진 포켓몬고 성지에는 한꺼번에 많은 수의 게이머들이 몰리기에 인근 카페나 커피숍, 음식점, 숙박업소 등이 수혜를 톡톡히 보았다. 전국에서 찾아온 외지인덕에 주변 관광업도 적잖은 영행을 미쳤다고 한다.
대형 커피프랜차이즈인 커피빈은 주여 몇몇 지점에 캐릭터가 등장하며 동기간 커피숍 방문자가 단기간 대폭 늘어 매출이 크게 상승하는 효과를 보았다.
이 뿐인가? 포켓몬고의 광풍에 전국의 유명 관광단지, 테마파크, 놀이공원, 역사문화단지등도 국내 게임배급사인 포켓몬코리아와 접촉하며 포켓스톱(대규모 캐릭터 출현지)을 유치하려고 애썼다.
단순한 모바일 게임이 게임메니아와 IT서비스에 국한되지 않고 오프라인 생태계와 관광업계, 지역 경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점은 놀라울 만 하다.
너무나도 빨리 식어버린 포켓몬고 열풍!
놀랍게도 한 해를 뜨겁게 달구었던 포켓몬고의 열풍은 차갑게 식어버렸다. 전문업계(와이즈랩)에 의하면 올 상반기 최대 850만에 가까운 이용자의 수가 130~150만으로 거의 1/6수준으로 줄어들었고, 전 세계 이용자 수도 마찬가지로 급감했다고 한다.
이는 게임사의 업데이트 지연, 불편한 게임구조와 서비스등으로 사용자가 급감했다고 하는데게임에 전혀 문외한인 필자로서는 잘 이해가되지는 않는다.
이렇게 단기간에 광풍을 몰고 온 게임이 또한 쉽게 열기가 꺼지는 부분도 의아하지만, 여전히 국내 사용자는 100만명 이상이고 특히나 4~50대 중년층 이용객은 꾸준하다는 부분은 특이하다.
포켓몬고의 쇠락은 당연히 포켓몬고 성지 역할을 자처했던 전국의 핫 스팟(Hot Spot)에게 영행을 미쳐 이제는 웬만한 곳에도 캐릭터 헌터(게이머)들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아직은 두고 볼 일이다.
미.일 양국의 막강한 기술과 콘텐츠로 만들어진 게임이고 또 대규모 업데이트와 캐릭터의 진화가 이루어진다면 떠나갔던 게이머들이 금새 다시 돌아 올 수도 있다. 불과 6개월사이의 달콤한 기간을 추억하는 포켓몬고 성지들도 한층 업데이트된 포켓몬고가 다시 돌아오길 학수고대 기다릴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