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사람

내향적인 사람과 외향적인 사람 그 사이에서 나를 배운다

by 윤슬
나를 마주하는 연습


10년 전 고등학교 활동 중에 성격 유형 검사를 한 적이 있었다


그 당시에 나의 성격은 ISTJ형이었고 40명 가까이 되는 반 친구들 중에 ISTJ형은 딱 2명이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리고 10년 후 성격유형 검사를 하면서도 깊게 바라보지 않고 지나갔는데 얼마 전 성격 유형 검사를 하면서 나를 조금 더 깊게 알아갈 기회가 생겼다


서른이 넘은 오늘의 나는 INFJ형이었다. 성격 유형 검사를 백 프로 믿지는 않지만, 천천히 INFJ형에 대한 글들을 읽기 시작했다. 인구 중에서도 비율이 낮은 유형, 성격유형 검사 중에서도 가장 낮은 비율을 차지고 있는 유형. 어쩌면 나와 비슷한 사람을 자주 보지 못했던 이유이지 않을까 생각했던 날이었다


사람을 좋아하고 다정한 편이지만 많은 사람들 곁에 있는걸 힘들어하고 소수의 인원과의 대화를 좋아하며, 나만의 주관이 뚜렷하고 내가 하고자 하는 일들이 분명하기도 했다. 그리고 유독 눈에 띄는 말들은, 나는 함께 하는 사람들과의 시간 속에서 힘을 얻는 사람이기보다 혼자만의 시간을 충분히 갖고 난 후에 내 사람들에게 다정함을 베푸는 사람이었다


타인에게 관심이 많다. 타인과 소통하는 것을 좋아하고, 눈치가 빠른 편이라 타인의 생각과 감정을 잘 파악하는 편이고 타인의 감정을 잘 아는 만큼 공감하는 능력도 뛰어난 편이다. 타인의 대한 호기심과 공감 능력이 뛰어난 편이지만, 내 사람이라고 느끼기 전까지 나의 솔직한 마음을 잘 표현하지 못한다. 주변 사람들에게 호의적이고, 베푸려고 노력하는 편이지만 내 기준에서 나아지지 않는 관계에 대한 미련은 없고 칼 같은 면이 있다


INFJ의 성격 유형을 읽으면서 "아 나는 이런 사람이었구나"라는 걸 다시 한번 알게 된 듯하다


내가 글쓰기를 좋아하는 이유도, 감정적이었던 이유도,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남들보다 많은 이유도, 인생에 관심이 많은 편이지만 유행에는 관심이 없던 이유도, 내 삶의 의미를 찾으려고 했던 이유까지도. 그저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었던 것이다


누군가에게 이해받으려고 했지만

그저 스스로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했던 모든 것들이 이었다



내향적이고 외향적인 사람


나는 내향형을 뜻하는 I와 외향형을 뜻하는 E의 중간 지점에 있는 사람이다


질문 하나로 I가 되었다가 E가 되었다가 한다. 외향적으로 보이지만 내향적인 사람, 내향적으로 보이지만 때로는 외향적인 사람이기도 하다. 때로는 누군가와 함께 있는 걸 좋아하지만, 혼자만의 시간이 무조건 필요한 사람이다. 간혹 한 달에 스케줄을 모두 누군가와 함께 할 때면 간절하게 혼자만의 재충전의 시간만을 기다리곤 한다


나는 혼자 있는 시간이 외롭게 느끼기보다

혼자 있는 시간이 있어야 타인과 함께 할 수 있는 힘을 얻는 사람이었다.


어렸을 적부터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시간에 에너지가 자주 고갈되었던 것 같다.


삼삼오오 모여서 무언가를 하는 일이 내게는 늘 부담스러웠다. 많은 친구들과 함께 하는 일이 즐겁기보다 나를 힘들게 했다. 아마도 어렸을 때부터 여러 사람들의 감정을 읽어내고 맞추려고 했던 성향을 갖고 있었던 탓에 아마 여러 사람들과의 관계가 내게는 늘 부담스럽고 지치는 일이었다. 어렸을 적에는 그런 나의 성향이 혼란스러웠던 것 같다. 또래 친구들과 가장 친하게 지낼 수 있을 시기에 나도 자연스럽게 친구들과 어울리며 함께 하고 싶은데, 여러 사람들과 있는 자리가 불편하게만 느껴지니 스스로가 답답하게만 느껴졌다


나는 그저 여러 사람들과의 시간이 힘든 사람이었던 것뿐이다. 그저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고, 타인과의 시간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소수의 관계가 더 중요한 사람이었던 것뿐이다. 수많은 관계들이 지나갔고, 온전히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는 소중한 관계들이 함께 하는 오늘이 좋다


누군가에게 이해받지 못하더라도 괜찮다고 느끼는 요즘이다


그저 누군가 나의 진짜 모습을 알아주지 않더라도 괜찮다. 있는 그대로의 나의 모습을 누군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나의 모습을 스스로 인정하고 마주하는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다


나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나라는 사람이니까



혼자만의 시간으로 충전이 필요한 사람


요즘의 나는,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 나를 돌아보고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시간을 꼭 비워 놓는 편이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 스스로를 알아가려고 하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글을 쓰고, 글을 읽는 일이 즐겁다. 나는 우연한 기회로 글쓰기를 시작하게 되었지만, 내 인생에 글쓰기는 꼭 필요했던 일이었다. 내면적으로 수많은 감정들을 풀어내기에 글쓰기 만한 일이 없을 테고, 나의 마음과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 일이 어려워 책을 읽으면서 타인의 마음을 통해 나를 돌아봤던 것 같다


타인과 함께 하는 시간도 소중하지만,

혼자만의 시간 역시 내 인생에서 꼭 필요한 시간임이 분명하다


나를 알아 가는 시간들이 좋다


여전히 불안하고 흔들리는 삶 속에서, 누군가에게 이해받지 못하고 스스로도 이해하지 못하는 날들이 존재했다. 나만의 주관이 뚜렷한 탓에 누군가의 말에 흔들리지 잘 흔들리지 않았다. 간혹 내가 선택한 일에 실패했다고 느낄 때면 쉽게 지나치지 못했다. 누군가는 잊고 다시 시작하면 된다고 말하는 일들을, 나는 혼자 스스로 이겨내려고만 했다. 어떻게 보면 스스로를 힘들게 하는 나의 고유한 성향들이 분명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나니까. 나라는 사람을 공부하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다. 타인과 조금 다른 모습들이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나라는 사람을 자주 마주하고 채워 가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다


조금 느리고, 조금 다르더라도

나는 온전히 나라는 사람이기에.


나는 오늘도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 오늘의 나를 배워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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