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가 부하 직원을 대하는 태도

: 나는 다정한 상사가 되고 싶다

by 윤슬

"내가 몇 번 얘기해야 돼?"

상사 C는 짜증 섞인 눈빛이었다


업무 처리를 하기 위해 확인차 물어봤을 뿐인데 상사 C는 다짜고짜 자신이 몇 번이나 얘기를 해야 하냐며 짜증 섞인 말투로 나를 쳐다보는 눈빛에 당황스러웠던 순간에 나는 멈칫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뭘 잘못한 거지?' 그저 일처리를 하기 위해 물어봤을 뿐인데 C가 누군가에게 몇 번 이야기를 했을지 모르겠지만 무작정 짜증 섞인 말투로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이해를 할 수 없었다


현재 내가 소속되어 있는 회사는 전 사원의 휴무 일이 다르다. 365일 중에 정기적으로 쉬는 휴무를 제외하고는 누군가 이곳을 지켜야 하는 곳, 그래서 내 휴무 역시 유동적이라 업무 처리를 할 때 조금 더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 있다. 예를 들자면 업무 처리를 위해 A와 이야기를 해야 되는데 A랑 내 휴무가 엇갈려 버리면 어떤 날은 정말 일주일이 지나도 A를 볼 수 없게 되기도 하는 곳이다. 그래서 서로 업무 전달을 더 세심하게 해야 하며, 놓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아서 여러 번 확인해야 하는 게 습관이 되기도 했다


그저 이해를 해보려고 노력해 본다면,

우리의 휴무가 각자 다르기에 조금 헷갈릴 수는 있었겠지.


"그럼에도 나에게 짜증을 내는 게 맞는 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나의 답은 NO였다. C 입장에서는 누군가에게 여러 번 이야기했다고 생각했을 수 있고, 나에게도 이야기를 했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짜증을 내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날은 계속되었다

C는 그날뿐만 아니라 며칠 뒤에도 나와 다른 직원에게 "내가 언제 얘기했는데 아직도 안 물어봤어?"라며 퉁명스러운 표정과 짜증 섞인 말투로 이야기했고, 며칠 전의 일이 떠올라 "얘기한 적 없으신데요?" 라며 단호한 말투가 튀어나와 버렸다


상사와 나의 사이가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고, 상사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있을 때 내가 빠르게 해결 방안을 준 적도 많다. 상사는 타인에게 자신이 도움을 주고 생색내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었기에 내 도움이 큰 적도 많았다. 반면에 고맙다 라는 말을 할 줄은 모르는 사람이었다, 모든 상황들이 자신이 모든 걸 잘 해냈기에 잘 흘러간다고 믿는 사람인 것 같았다


과연 혼자만의 힘으로 모든 것을 이뤄낸 사람이 있을까

혼자 힘으로 이뤄낸 일들도 분명 있지만 회사에서도 관계는 여전히 중요한 부분이다


상사 C를 들여다보자면 자신이 젊은 시절부터 한 곳에서 근무하며 노력했다는 사실은 나 역시 높게 바라보는 점이다. 빠른 승진을 했기에 당당한 태도를 갖는 것 또한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당당함을 넘어선 무례한 상사는 감당할 자신이 없다고 생각했다. 아주 멀리 있는 사원들에게는 꽤나 친절한 상사가 되고, 가까운 부하 직원들에게는 무례하다는 것은 내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었다. 적당한 거리가 필요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C의 말에 쉽게 상처받거나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거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날이었다



상사가 부하 직원을 대하는 태도


20대 초반부터 나는 다양한 곳에서 근무할 수 있었다

다양한 이유가 있었지만, 상사가 부하를 대하는 태도를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있었다. 생각보다 나를 위해주는 상사를 만나는 일은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럼에도 나를 진심으로 위해주는 상사를 만나는 일 또한 존재한다는 것은 경험을 통해서 배울 수 있었다


첫 사회생활을 경주에서 했을 때 나는 처음 상사에게 불합리한 해고 통보를 받았지만 다른 상사가 내편이 돼주어 나는 첫 사회생활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서비스업을 했을 때에도 바쁜 와중이었지만, 언니처럼 대해주던 상사 덕분에 회사 생활을 즐겁게 할 수 있었다. 대학병원 비서로 근무할 때도 늘 힘든 일이 있으면 이야기하라던 상사와 고집불통이었지만 내가 마음에 드셨는지 늘 나를 찾으셨던 상사까지, 어쩌면 나는 힘든 상황들도 분명 있었지만 좋은 상사분들과 함께 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가장 기억에 남는 분은 늘 미소를 지으며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하며 출근하시던 부장님이셨다


한 대기업의 계약직 비서로 근무한 적이 있었다. 비서 업무로 뽑혔지만, 특이하게도 내가 맡은 부서는 부서의 일을 처리하는 행정 업무들이 더 많았다. 보통 1~2개 정도의 부서를 맡는데, 나는 담당 상사가 없는 대신 4개 정도의 부서 업무를 맡아서 일을 하게 되었다. 20대 중반, 그 당시의 나는 내 나이가 불안하기만 했다. 곧 30대가 될 것만 같았고 계약직보다 정규직 사원이 되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던 것 같다


자유를 추구하고 있었지만 여전히 자유롭지 못한 회사 생활을 하면서 계약직 비서로 근무한다는 것은 어쩌면 조금 소외될 수 있는 상황들이 많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부장님은 나를 알뜰히 챙겨주셨다. 내가 불편한 점은 없는지 자주 물어보셨고, 어떤 날은 아침에 커피를 사 오셔서 나에게 건네주셨다. 부서 행사가 있으면 내가 참여할 수 있도록 담당자에게 이야기하는 일을 잊지 않으셨다. 종종 부장님과 식사를 하게 되는 날이면 불편함보다 그저 다정한 마음이 들어 따듯했던 기억들만이 남아 있다


그때 생각했던 것 같다,

내 인생의 최고의 상사는 아마 이분이지 않을까 하고.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위해 퇴사를 한다고 말씀드렸을 때도 "더 좋은 곳으로 간다고 하니 축하해요, 어디를 가든 잘할 거예요" 라며 응원을 아끼지 않으셨다. 마음이 다정했고, 든든했다. 그저 상사와 부하 직원이 아니라 사람 대 사람으로 바라봐 주시는 모습이 꼭 닮고 싶었다. 나 역시 사회생활을 오래 하면 할수록 당연해지는 것들이 많아지겠지만 부장님처럼 사람 대 사람으로 마주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자고 다짐했던 것 같다


그럼에도, 여전히 우리의 상사는



그럼에도 우리의 상사는 "나는 상사고 너는 부하직원이야"라는 마음으로 우리를 딱딱한 태도로 대하는 일들이 많을 것이다. 나 역시 회사 생활을 10년째 하고 있지만 여전히 상사와의 관계는 풀리지 않을 때가 많다고 생각한다. 보통은 상사가 부하직원을 대하는 태도가 사람 대 사람으로 느껴지지 않고, 그저 자신의 기분대로 행동할 때 우리의 회사 생활과 관계는 더 삐걱거린다고 생각한다


여전히 회사 생활을 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회사에서 독립할 수 있는 그날을 꿈꾸며, 오늘도 수많은 상사들을 떠올려 본다. 내가 꼭 닮고 싶었던 상사가 있는 반면 나는 저렇게 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게 되는 상사도 분명 존재한다. 내가 만났던 상사들 역시 모두 다른 사람일 뿐이었다. 그저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타인을 수용할지 모르는 상사는 답답할 수밖에 없었고, 타인의 다름을 인정하고 수용하기 위해 마음을 열고 있는 상사는 상사임에도 불구하고 그저 다정한 어른 같다고 느껴진다


그저 내가 상사가 된다면 어떤 상사가 되어야 할지 다짐해 보는 날이기도 했고

더 나아가 수많은 관계 속에서 나는 어떤 사람이 되면 좋을까 생각하게 된 날이었다


회사에서도, 수많은 관계에서도 서로의 다름을 바라볼 줄 알고 인정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수없이 많이 흔들릴지라도 사람들에게 다정함을 잃지 않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조금 부족할지 몰라도, 인간미가 넘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적어도 나로 인해 누군가 상처를 받는 일은 없도록 노력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오늘도 회사에 출근하는 우리가 조금 덜 상처받고, 조금 더 다정한 하루를 보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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