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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사이의 서운한 마음을 마주할 용기

: 여전히 서운함이라는 감정은 어렵지만, 그럼에도 용기를 낸다면

by 윤슬
연인 사이의 서운함에 대해 고민하는 우리에게


내 브런치 글 중에 어떤 글이 읽혔을까 궁금해 검색어 유입 경로를 보곤 한다. 오늘은 유난히도 '연인 서운함'이라는 키워드만이 눈에 띄는 날이다. 주말 동안 어떤 일들이 있었던 걸까, 당신과 나 - 우리 사이에는 어떤 서운한 마음이 오갔는지 상상을 해본다. 아, 가끔은 연인 관계의 서운함에 대하여 글을 읽으신 분들이 댓글로 진짜 고민을 남겨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 그럼 다음 글에는 또 다른 고민에 대하여 글을 적을 수 있게 될 테니 말이다


나 역시 서운함이라는 감정에 대하여 2년이라는 시간 동안 고민하고 또 고민했던 것 같다

연애 초반 서운함을 잘 말하는 방법을 알지 못했던 나는 처음에는 그저 입을 꾹 다물기 시작했다. "기분 안 좋은 일 있어?"라는 질문에 서운함을 이야기하는 게 조심스럽고 어려워 그저 입을 다무는 쪽을 택했다. 입을 다문다고 해서 서운함이 없어지거나 사라지면 얼마나 좋을까? 시간이 지날수록 상대방이 알아주지 못하는 서운함을 표현하는 방법을 몰라서 혼자 수없이 생각하고 끙끙 앓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서운함을 이야기하게 되었지만 서운함을 '잘'이야기하지는 못했다

서운함이라는 감정을 이야기할 때는 하루 속에서 둘 다 안정된 시간에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서로의 휴식 시간이 되었을 때 비로소 마음의 안정을 찾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우리의 생활 패턴은 달랐고 서운함을 이야기할 타이밍의 부재에 서운함은 더 쌓였던 것 같다. '잘'이야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던 내 서운함은 그저 예상치 못한 순간에 서운함이 터져 나와 버렸고, 서로에게 더 서운함이 쌓이곤 했다


그렇게 연인 관계의 서운함이라는 감정에 대해서 2년 내내 생각을 놓지 않고 있다

연인 사이에 서운한 감정을 느끼지 않는 관계가 몇이나 될까 싶을 정도로 말이다. '연인 서운함'이라는 글을 찾아 읽는 분들이 많다는 사실만으로도 연인 관계의 서운함에 대하여 우리는 여전히 고민하고 있고, 풀리지 않는 답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는 게 아닐까. 일단 연인 관계의 서운한 감정이 든다는 것이 자연스럽고, 당연한 감정임을 서로 알아갔으면 좋겠다. 연인 관계뿐만 아니라 수많은 관계에서 서운함은 언제든 우리 곁에 머물곤 한다


누군가에게 서운한 감정이 든다는 것은, 그 사람을 믿고 신뢰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니까



서운함이라는 감정은
늘 우리 곁에 머물러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 서운함을 어떻게 마주해야 할까



나 역시 여전히 서운함 감정이 자주 찾아오곤 한다

나는 감정에 예민하고 세심한 사람이며 내 연인은 내가 서운하지 않도록 알아서 척척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내가 서운함을 이야기하면 '아 그랬구나, 내가 노력해볼게!'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이다. 가끔은 내 서운함이 감정적으로 폭발해 버리기도 하고, 서로에게 감정적인 싸움이 되어버려 더 큰 서운함이 생겨버리곤 한다. 우리는 서운함이라는 감정이 관계 속에서 당연히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서운함이라는 감정이 쌓이지 않도록 서운함이라는 감정을 마주 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서운함 감정이 찾아올 때마다 흔들리지 않고 단단해지고 싶은데 여전히 내 마음의 근육이 말랑말랑 하다

서운함이라는 감정 앞에서는 여전히 단단하지 못한 나를 마주하고 그럴 때마다 '내가 너무 어른스럽지 못한 걸까?' 생각하게 되는데, 우리는 어른스럽지 못한 게 아니라 관계 속에서 서운함은 당연한 감정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고 서운함을 잘 마주할 준비를 했으면 좋겠다. 피하지 못하면 즐겨라 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우리는 서운함이라는 감정을 마주 하게 될 테고 그때마다 흔들리기보다 내가 연습한 그대로 하나씩 해나갔으면 좋겠다


내 경우를 예를 들어 보자면,

나는 서운함이라는 감정에 너무 의미를 두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제일 먼저 서운함이라는 감정을 알아차리는 연습을 한다. '내가 지금 연인에게 서운함 감정을 느끼고 있구나!'라는 생각으로 서운함과 정면으로 마주하고 '나는 어떤 점에서 서운한 걸까? 연인이 어떻게 노력해주기를 바라는 걸까?' 곰곰이 생각해본다. 불쑥 튀어나올지도 모르는 서운한 마음을 감정적으로 말하지 않기 위해 내가 어떤 부분이 서운한 건지, 앞으로 서로 어떻게 노력했으면 좋겠는지 내가 원하는 부분을 생각해 본다. 타인에게 이야기하기 전에 내가 먼저 감정을 알아차리고, 감정의 의미를 차근차근 찾아 나가면 좋을 것 같다


내 마음이 고요해졌을 때 비로소 연인과 서운한 마음에 대하여 이야기할 시간이다

상대방에게 '나 이런 게 서운했으니까 이렇게 해줘'라고 말하는 것보다 '나는 이런 부분이 서운 했는데, 당신은 어떻게 생각해?' 일단 중요한 건 내가 느낀 서운함의 시작점을 찾아보는 것이다. 혹시 내가 오해한 부분은 없었는지, 내가 서운 하다고 느끼는 부분을 상대방도 이해할 수 있는지 말이다


서운함이라는 마음을 잘 마주해야만 한다고 믿는다

우리에게 대화가 꼭 필요한 시간이다. 한쪽의 일방적인 대화보다는 서로의 마음을 듣고 공감하고 마주하는 일, 연인 사이에서 조금 더 깊어 질지 조금 더 멀어 질지 결정이 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서운함이라는 감정이 불쑥 찾아올 때 도망가고 싶을 수 있지만 그럼에도 조금 더 용기를 내어 서운함을 마주하는 연습을 했으면 좋겠다


서로의 마음을 들을 용기,

조금 다르더라도 이해하려고 노력할 용기.


연인 사이의 서운함을 마주할 용기 있는 우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 서운한 마음이 들었더라도 괜찮다. 이제는 우리의 관계가 조금 더 깊어질 시간이다. 서운함이라는 감정에 혼자 끙끙 앓지 말고, 함께 하는 연인과 나누었으면 좋겠다. 서운함 또한 '잘'나누다 보면 우리의 사랑은 조금 더 깊어질 테니까



결국 우리는 다른 삶을 걸어온 사람들이니까


우리는 같은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 아니다

각자 다른 환경에서, 각자 다른 방식으로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왔기 때문에 모든 관계에서 서운함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친구에게 서운함이 생길 수도 있고, 직장 동료에게 서운함이 생길 수도 있다. 가끔은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도 서운함 마음이 들기도 한다. 우리의 삶에서 서운함은 늘 우리 곁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 그 사실을 아는 것부터가 우리가 서운함을 마주할 준비가 되었다는 신호일 것이다


어쩌면 서운함이라는 감정은 대화의 부재 속에서 혼자 생각하고 혼자 느끼는 감정일 뿐일지도 모른다. 상대는 내가 서운해한다는 것을 아예 모를 수도 있고, 어쩌면 알고 있지만 모른 척하고 있을 수도 있다. 어떤 경우여도 상관없다, 우리는 서운함이라는 감정을 '잘'마주 하기로 정했으니 차근차근 서운함과 마주하면 되니까


내가 용기를 낸다고 해서 서운함이라는 감정이 다정함으로 변하지는 않을 것이다

꽤 오랜 시간 생각이 날 테고, 어쩌면 마음의 상처가 되어 깊은 곳에 자리 잡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서운함을 너무 참으려 한다거나 마음속 깊은 곳에 숨겨 둘 노력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숨기는 연습보다 밖으로 꺼내어 조금 더 단단한 관계를 만드는 노력을 하는 우리였으면 좋겠다



여전히 서운함이라는 감정은 어렵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나에게 어려운 서운함과 함께 살아간다

감정에 예민하고, 날카로운 사람이라는 걸 잘 알기에 감정을 꽁꽁 숨기며 살다 보니 마음의 병이 생기기 시작했다. 상대방은 아무것도 모른 채 내 마음을 톡 하고 건드렸을 뿐인데 참고 있던 서운함들이 폭발해버리는 경우가 있다. '좋아 잘하고 있어!'라고 스스로를 응원하는 시간도 있지만 '왜 또 감정적이었을까'라고 생각하는 순간도 분명 존재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서운함이라는 감정을 '잘' 마주 하고 싶다

평생 참을 수 있다는 좋겠지만 나는 여전히 서운함이라는 감정에 대해 예민하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기에 나는 서운함이라는 감정을 '잘' 흘려보내려 한다. 서운한 마음을 꽁꽁 숨기기보다 서운한 마음을 내가 먼저 마주 하는 것, 내 마음을 내가 가장 먼저 알아차려 주는 일을 게을리하지 말아야지. 내 마음을 가장 잘 알아주는 유일한 사람은 나이기에, 나는 오늘도 내 마음속 깊은 곳에 서운함이라는 감정이 숨어들지 못하도록 용기를 내본다


여전히 연인 사이에서 서운함을 느끼고 있다면 용기를 냈으면 좋겠다

서운함이라는 감정은 삶에서 수없이 우리를 찾아오는 당연한 감정이다. 서운한 마음 또한 내가 가장 먼저 알아차리고 서운한 마음을 안아 줬으면 좋겠다. 스스로 마음을 안아 주다 보면 불쑥 찾아오는 서운함은 결국 힘을 잃게 될 것이고, 그저 당연한 감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될 테니까


오늘도 서운한 마음이 들었던 우리,

마음을 마주할 용기를 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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