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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창 사이로 마주하는 연인들의 서운함

: 당신의 마음이 서운함보다 행복함이었으면 좋겠습니다

by 윤슬


연인에게 서운함이 생겼을 때

우리는 어떻게 서운함을 해결할 수 있을까?


연인과의 서운함으로 내 글을 읽는 사람들이 많다는 알게 되어 검색창에 "연인 서운함"이라고 검색했을 때 내 글이 나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여전히 연인 관계에서 서운함은 어쩌면 빼놓을 수 없는 관계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인과의 서운함에 대하여 글을 썼으면서도, 여전히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연인에게 서운한 마음이 들어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글을 읽는 이는 분명 연인을 서운하게 한 사람이 아니라 연인에게 서운함을 느끼는 세심한 사람일 테니까 말이다





서운함이라는 유리창

우리 사이에는 투명한 유리창이 존재했다

서로의 모습은 보이지만 알 수 없는 투명한 유리창이 자리 잡고 있어 서로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지도 전하지도 못한다. 서로의 표정만을 살피며 서로의 서운함이 닿을 듯 말 듯 서로에게 전해지곤 한다


서운하다는 말을 고요하게 전하고 싶었다

"나 이런 부분이 서운해"라고 잘 말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감정적으로 이야기하지 않고 자신의 서운함을 가볍게 건네는 사람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내 마음의 서운함을 최대한 고요하게 표현하고 싶은데 내게 서운함이라는 감정이 찾아오면 나도 모르게 높은 파도와 함께 감정적인 말들을 나뱉고 있는 내 자신이 싫어지기도 했다


'나는 왜 차분하게 말하지 못하는 걸까'

유독 서운함이라는 감정 앞에서 자주 흔들렸다. 유리창 너머로 당신의 표정을 살피며 들릴 듯 말듯한 내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 걸까. 서로 답답함을 느끼는 순간이다, 유리창은 우리 사이를 가로막고 있어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온전히 당신에게 전해지지 못한다


시간이 지나 우리는 유리창을 열어 본다


유리창은 여전히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서로 대화를 하고 있지만 들릴 듯 들리지 않는다. 연인 중 한 명이라도 우리를 가로막고 있는 유리창을 열어볼 용기가 있으면 우리의 서운함은 어느덧 눈 녹듯이 사르르 녹아 버릴 것이다. 하지만 서로의 표정만 확인할 뿐 그 누구도 이 유리창을 열지 않고 그저 닿을 듯 말듯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한다면 우리의 서운함이 쌓여 투명한 유리창이 점점 뿌옇게 변할 것이다


나 역시 서운하다는 말을 잘하지 못했다

늘 최대한 참으려고만 했고, 서운함이라는 감정을 꽁꽁 숨겨 놨더니 어느 순간 서운함은 자신을 잊었다는 점에서 서운 했는지 펑하고 터져서 내 감정 밖으로 뛰쳐나오곤 했다


그때부터 서운함이라는 감정이 뛰쳐나오기 전에 그 마음을 헤아려 주려고 했다. 내가 왜 서운한지를 타인에게 설명하는 것, 어쩌면 내 서운함이 속이 좁아 보일 수도 있다는 생각과 내가 서운해하다 보면 상대방이 나를 떠나지는 않을까 두려웠다. 조금씩 용기를 냈다, 내 작은 서운함이 커지지 않도록 상대방에게 이야기하는 걸음마를 시작했다. 욱 하지 않고 차분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그럼 상대방도 내 서운함을 진심으로 이해해 주려 했다


당신이 내 마음을 헤아려준 덕분에 서운함을 이야기해도 괜찮다는 것을 배웠다. 내 서운함을 듣고 이해하고 행동으로 보여주려고 노력해 준 당신 덕분에 서운함이라는 감정이 깊은 상처가 되지 않고 사르르 녹을 수 있었다




여전히 서운함이라는 감정의 유리창을 가운데 두고 서로를 마주하고 있는가. 유리창의 문을 여는 사람이 당신이 될 수도 있고 상대방이 될 수도 있다. 어쩌면 서로의 마음이 달라 끝까지 서운함이라는 감정만이 깊어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서운함을 느껴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다

그럼에도, 서운함을 이야기해도 괜찮다고 말해 주고 싶다


무엇보다 서운함이라는 감정을 홀로 감당하며 끙끙 앓지 않았으면 좋겠다. 타인에게 서운 하다는 것은, 우리가 다른 삶을 살아왔기에 당연한 것임을 알았으면 좋겠다. 누군가에게는 서운한 일이 누군가에게는 서운하지 않은 일이라는 것도 알았으면 좋겠다


서운함을 느끼며 속상한 오늘

이 순간 필요한 건, 서운함이라는 마음을 표현할 줄 아는 용기일 것이다. 어쩌면 상대방은 내 마음을 전혀 모른 채 답답해하고 있을 것이다.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상대방의 표정이 흐릿해져 버렸을 것이다. 조금 용기를 내보면 어떨까, 유리창을 열고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자. 우리의 이야기를 하나씩 차근차근 풀어가보자


누군가에게 서운함을 느낀 다는 것은,

내가 그 사람을 많이 좋아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니까. 혼자 참고 또 견뎌 내기보다 함께 대화하며 서로의 마음이 더 깊어지는 시간이었으면 좋겠다. 연인에게 서운함을 느끼는 당신이 조금 더 용기를 냈으면 좋겠다. 그리고 아쉬움이 남지 않을 정도로 마음껏 사랑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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