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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현 Apr 10. 2022

20대보다 30대의 인간관계가 다정해진 이유

: 20대와 30대의 인간관계는 달라졌지만 더 행복해진 이유

20대, 인연에 진심이었던 시절


나는 인연에 꽤 진심인 사람 중 한 명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러 갈 때면 소소한 선물을 하는 일을 좋아했다. 비싼 물건이 아니더라도 핸드크림 하나를 포장해 건네기도 하고, 꽃 한 송이를 건네기도 했다. 그저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웃게 해 줄 수 있다는 마음이 나에게는 큰 행복으로 다가왔던 시절이었다


"사람을 참 잘 챙기는구나!"


사회생활을 하면서 알게 된 언니 J에게 들었던 말이다. 그녀보다 4살 어린 내가 대견했던 J는 늘 내 마음에 감동했고, 늘 말로 표현을 해주었다. 나 역시 J의 다정함이 좋아 J를 내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내 사람들에게 축하해 줄 일이 있으면 축하하는 일에 머물 거리지 않았고, 내 사람들에게 힘들거나 슬픈 일이 있을 때면 그저 귀 기울여 들어주는 일을 마다 하지 않았다. 내 사람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이 든든했다. 그저 내 사람들에게 고마웠던 마음이 커서 20대의 나는 그렇게 인연에 진심을 다하며 살아왔던 것 같다


30대, 인연이 깊어지거나 멀어지는 시절


30대의 되어 조금 달라진 점이 있다면,

여전히 내 사람들에게는 진심이지만 20대 때처럼 모든 인연을 챙겨야 한다는 책임감을 내려놓았다. 20대 때는 내 사람들에게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가득했던 것 같다, 내 성향일 수도 있지만 사람과의 관계가 깊어지는 데에도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모든 인연의 관계는 한쪽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사람과 사람 관계에서도 짝사랑은 분명 존재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동등한 위치가 아닌 인연들이 간혹 보이기 시작했다. 모든 관계 속에서 당연한 호의는 없는데 호의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이들이 생겨 났고, 늘 한쪽에서만 연락을 하는 일도 생겨 나기 시작했다. 1~2년을 본 가벼운 사이가 아니었기에 '그럴 수 있지'라는 마음으로 흘러갔지만, 결국 탈이 나기 시작했다


인연이 깊어 지기 위해서는 한쪽의 노력이 아니라 양쪽의 노력이 필요하다

누군가 내 곁에서 머물러 준다는 것, 누군가 내게 호의를 보여준다는 것이 당연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시점이 왔던 30대의 시작이었다. 멀어진 관계에 대한 아쉬움보다는, 그저 우리의 관계가 그 정도뿐이었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인정하게 된다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가 깊어질 수도 있고 멀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이제는 안다

각자 살아가는 환경이 달라지고, 30대가 되면 결혼과 육아라는 이름으로 멀어지는 관계도 분명 존재한다. 그럼에도 상황이 달라졌다고 해서 우리가 당연히 멀어진다는 것은 아니다, 그저 상황이 달라지면 달라질수록 얕은 관계들은 수면 위로 떠오른다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 30대의 인연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게 된다



그럼에도, 여전히 함께 하는 내 사람들


그럼에도 여전히 함께 하는 내 사람들과의 관계가 조금씩 깊어짐을 느낀다

내 결혼이 아닌 우리 언니의 결혼식을 축하해 주러 와주는 내 사람들, 늘 내가 건넨 마음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늘 다정하게 기억해 주는 내 사람들, 나에게 기쁜 일이 있을 때 나보다 더 기뻐해 주는 내 사람들, 내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그저 내 편을 들어주는 든든한 사람들


20대의 인연이 스쳐 지나갔음에도 불구하고 30대의 깊은 인연들이 함께 한다

20대 때처럼 마음에 높은 파도를 보이는 바다 같은 인연보다 졸졸졸 소리가 아름다운 시냇물을 닮은 인연들과의 깊어진 관계 덕분에 늘 든든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는 게 아닐까


이 세상에 당연한 사랑은 없다고 생각한다

30대의 나는, 누군가 내게 건네 준 사랑을 감사히 받을 수 있는 마음을 배워 가는 중이다. 내가 건넨 사랑보다 내가 받은 사랑을 오래오래 기억하며 다시 건넬 수 있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 20대의 시간 동안 함께한 흘러가 버린 인연들과의 추억 역시 내 마음속에 간직하며 살아간다. 20대의 아낌없는 사랑 덕분에 배울 수 있었던 마음들 덕분에 30대의 진짜 인연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이 생겼으니까


여전히 서로의 곁을 지켜 주는 우리, 30대의 깊은 관계가 참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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