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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현 Mar 23. 2022

마스크 뒤에 숨어 버린 미소를 찾는 일

: 우리의 일상에 행복을 자주 마주하며 이 시대가 유연하게 흘러가기를

마스크 뒤에 숨어 버린 미소


코로나 시대에 산다는 것,

어쩌면 이 또한 추억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며 버틴 시간들이 벌써 2년이 넘었다


집을 나서는 길에 내 손에 항상 들려 있는 건 마스크 하나다. '곧 괜찮아지겠지'라고 생각하며 애써 웃으며 지내왔던 날들은 결국 2년이 넘어버렸다. 마스크를 쓰고 만나기 시작한 사람들은 서로의 얼굴을 제대로 모른다. 마스크 뒤로 숨어 버린 표정 때문인지 안 좋은 표정들은 숨길 수 있게 되었지만 우리의 표정을 보지 못하고 살아간다는 건 점에서 답답함이 찾아오곤 한다


여행을 떠나도 마스크를 벗고 웃으며 사진을 한 장 찍을 수 없다

사람이 없는 곳에서야 잠시 마스크를 벗고 후다닥 사진을 찍고, 식당에 가도 사람을 피해서 앉는 일이 습관이 되어 버렸고 오프라인 모임 대신 온라인 모임들이 가득하다. 사람과 얼굴을 마주 보며 소통하는 게 어색해져 버린 시대,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사람은 좋아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자리를 좋아하지 않기에 술자리와 회식이 사라졌다는 점에서는 만족스럽지만 1:1로 얼굴을 보며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들이 줄어들면 아쉽기만 하다


혹여나 내가 확진자가 되어 타인에게 피해가 될까 봐 사람을 만나는 일이 두려워진다

회사와 주변에 매일 같이 코로나 확진 소식이 들려올수록 참아왔던 마음도 울컥거리곤 한다. 언제까지 이렇게 매일 같이 마스크를 써야 할지, 언제까지 사람을 만나도 혹시나 내가 확진자가 되어 타인에게 피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해야 할지 알 수 없는 날들이다. 여행을 가도, 사람을 만나도 모든 게 예전처럼 돌아갈 수 없는 현 상황에서 마스크 뒤로 숨은 웃음을 애써 꺼내어 본다


여전히 회사에서는 KF94 마스크를 8시간 이상 착용한다

다행인 건지 모르겠지만 2년째 마스크를 끼니 귀가 덜 아프게 마스크 끼는 법을 연구해 더 이상 귀가 아프지는 않다. 마스크를 쓰는 일이 적응이 되어 버린 삶, 타인의 표정을 마주할 수 없는 오늘이 씁쓸하게만 느껴진다. '서로서로 조심하자'가 아니라 '이제는 코로나에 걸려야 끝나'라는 말을 들을 때면 내가 해온 노력들이 물거품이 되어 버린 것만 같아 마음이 와르르 무너져 내리곤 한다


마스크 뒤에 숨어버린 표정과 웃음을 찾을 수 있는 날이 올까

언젠가는 마스크를 벗을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이 이제는 백신 3차 접종에도 코로나에 걸릴 수 있다는 불안감으로 다가온다. 확진이 되어도 감기 증상으로 끝난다는 말을 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야속하게만 느껴진다. 코로나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생각하지 않는 너무 단순하게만 생각하고 말하는 사람들이 줄어들기를 바란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떤 이들은 코로나로 인해 감당하고 싶지 않은 슬픈 소식을 안고 살아가고 있을 테니까, 우리 모두에게 해당될 수 없는 이야기를 정당화하지 말자


코로나로 우리가 애써 놓아주어야 했던 시간들을 더 단단하게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우리가 버티고 버텨온 지난 시간들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어 버리는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코로나 뒤로 숨어 버린 표정과 웃음을 찾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으려 한다

마음이 무거워지고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을 때일수록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더 집중한다. 얼마 전 친구에게 꽃을 선물 받았다. 코로나 시대에 웃음이 사라져 버린 날들 속에서 꽃을 보고 마스크 너머로 웃음을 마주했다


매일 마스크를 쓰고 살아가는 일상을 내가 견뎌 낼 수 있는 이유는 어쩌면 나를 미소 짓게 하는 행복함 덕분일지도 모른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 시대를, 언젠가는 '그땐 그러지' 라며 이야기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적어본다


오늘의 우리는 마스크 너머로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며 살아 가지만 마스크 너머로 미소 지을 수 있는 날들을 의도적으로 만들며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가 지금 이 시대를 유연하게 지나갈 수 있기를,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며 다시 한번 미소 지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 친구에게 선물 받은 예쁜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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