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받은 9살의 나에게 쓰는 편지

: 내 깊은 상처를 안아 줄 수 있는 어른이 될 거야

by 윤슬
"선생님, 제가 안 그랬어요"


9살, 그때의 감정은 억울함이었다


내 옆 짝꿍이 반 아이들에게 놀림을 받곤 했다.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손바닥이 쭈글쭈글했던 기억, 반 아이들은 조금 다른 그 친구 다른 점을 놀리곤 했다. 돌이켜보면 그 시절의 그 아이를 도와주었어야 했는데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선생님이 나를 불렀다. "친구를 괴롭히면 안 되는 거야! 사이좋게 지내야지" 라며 나에게 혼을 내기 시작하셨다. 유난히도 소심했던 나는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고, 그저 억울하고 속상한 마음에 눈물이 흘렀다


여전히 억울한 일이 생기면 상처받는 마음


얼마 전 회사에서 억울한 마음이 들었던 날이었다

입사한 지 3년 차, 업무 처리를 하면서 책임감을 가지고 임했고 내 업무로 실수를 한적은 없었다. 그런데 내 일이 아니라 어쩌다 맡게 된 일로 고객에게 한소리를 들어야 했다


"똑바로 하세요! 아시겠어요?"

마음에서 울컥하는 마음이 올라왔다. 당황스러웠고, 억울했다. 내 업무로 실수를 한 것도 아니었고 다른 곳에서 시작된 실수가 나에게 책임을 묻고 있었다. 책임감을 가지고 업무를 임했음에도 불구하고 돌아오는 돌덩이를 피하지 못해 결국 내 마음속에 상처를 남기고 말았다


이틀 연속, 누군가는 그저 '그럴 수 있지'라며 죄송하다는 말로 끝내 버릴 수 있는 일에 감정이 담겨 버렸다. "왜 그렇게 까지 마음이 다쳤던 걸까?" 생각해보면 9살의 억울하고 속상했던 마음이 여전히 내 곁에 머물고 있었던 것이었다. 내가 잘못한 일이 아닌 일로 마음의 상처를 받게 될 때,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상황들에서 불쑥 튀어나오는 억울함이라는 감정은 여전히 내 곁에서 맴돌고 있던 것이었구나



9살의 내가
30대가 된 나에게


여전히 마음이 아팠구나, 잊지 않고 기억해줘서 고맙지만 이제 그만 훌훌 털어 버렸으면 좋겠어


그때의 나는, 내 이야기를 듣지 않고 그저 혼을 냈던 어른에 대한 미움이 컸던 건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너는 어른에 대한 증오보다는 더 좋은 어른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이제 그만 9살의 나를 잊어줬으면 해


여전히 억울하고 속상하겠지만 그럼에도 나는 네가 잘못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니까. 우리 너무 마음속 상처를 깊게 담아 두지 말고 씩씩한 어른으로 살아가자. 9살의 나는, 이제는 웃을 수 있어. 30대가 된 네가 내 마음을 알아주니까 말이야. 고마워 , 내 깊은 상처를 기억해줘서.




깊게 남아 있던 상처를 잊고 살아왔던 시간들을 돌이켜 보니 사실 잊고 있었다기보다 수많은 감정에 휩쓸려 보지 못했던 상처였다. 우연히 9살의 내 상처를 돌아보게 되면서 마음이 흔들렸고 다시 한번 단단해질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내 이야기를 믿지 않았던 선생님, 억울함이라는 감정을 알지 못했던 9살의 나는 그저 눈물만 흘릴 수 없었던 상처가 된 순간. 그렇게 내 곁에 머물던 깊은 상처를 안아 주기로 했다




9살의 윤슬아, 네 잘못이 아니야. 너무 늦게 안아줘서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 앞으로의 시간들이 네가 억울하거나 눈물 흘리는 일 없도록 내가 씩씩하게 걸어가 볼게. 진심으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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