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돌아와 긴급 속보를 접했고 놀란 마음으로 내가 그곳에 다녀왔다는 게 믿기지 않았던 날,
여전히 마음이 흔들린다
각자의 색으로 빛나던 마음들이 세상의 별이 되어 버린 날 삶이 허무하게 느껴졌다.
오, 오랜만에 서울이야! 얼른 먹으러 가보자!
토요일 오후, 유독 그날의 하늘은 맑았고 햇살은 따사로웠다
내가 좋아하는 커피 한잔을 하고 산책을 하고 볼일이 있어 서울로 출발했다. 꽉 막힌 도로 상황에 2시간 동안 차를 타야 했고 그저 토요일이라 차가 막힌다고 생각했다
"역시 서울은 복잡해, 나랑 안 맞군" 그저 내 성향과 맞지 않는다고만 생각했던 서울길, '그래도 오랜만에 서울 오니 또 다른 기분 이군' 서울의 답답함과 설렘이 한 번에 다가왔던 순간, 해가 지는 시간의 한강을 보며 오랜만에 서울에 온 걸 실감했다
'오 맛집이 있다고?'
그날의 일정은 서울에서 볼일을 보고 이태원에 있다는 맛집을 가기로 했던 날이었다. '좋아! 기회가 왔으니 한번 가보자!' 맛집이 있다는 말에 토요일 오후의 복잡함을 감수하면서 이태원으로 출발했다
오후 6시, 복잡한 이태원을 보며 단순히 사람이 많다고만 생각했다. 주차를 하고 내리니 각자의 개성을 뽐내며 걷는 사람들을 발견했다. '아! 오늘 할로윈이구나' 그제야 오늘이 할로윈 파티를 하는 주말이라는 걸 새삼 깨달았고 얼른 식사를 마치고 돌아가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오랜만의 축제에 많은 청춘들이 설레어 보였다
각자 자신이 좋아하는 복장을 하고, 오랜만에 설렘 가득한 표정으로 거리를 거닐고 있었다. 할로윈을 상상하지 못했던 나는, 편한 복장 차림으로 거리의 사람들을 바라보며 맛집으로 향했다
좁은 골목, 골목 사이로 사람들이 거닐었고 좁은 골목 사이로 차들이 지나다녔다. '우와, 나는 이런 곳에서 절대 운전 못해' 이태원을 잘 몰랐던 나는 좁은 골목의 오르막과 내리막을 아슬아슬하게 걸어 빠져나올 수 있었다
오후 9시, 식사를 마치고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얼른 돌아가자!' 기본적으로 사람 많은 곳에서 체력의 한계를 느끼는 성향으로 오래 머무를 수 없었다. 저녁이 되면서 더 많은 인파로 붐비기 시작했고, 이태원 거리는 더 활기찬 모습이 되었다
'정신 차리자! 넘어지면 안 돼!' 많은 인파 사이로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겼다. 수많은 인파에 놀라 얼른 집으로 가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수많은 인파가 이태원으로 향하고 있었다. 할로윈 파티를 즐기기 위해 양옆으로 길게 늘어선 차들과 역에서 우르르 올라오는 사람들을 뒤로하고 다행히 복잡하지 않은 도로로 나와 이태원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집으로 돌아와 샤워를 마치고 휴대폰을 켰던 밤
긴급 속보 에는 이태원 압사 사고가 올라와 있었다
믿을 수 없는 뉴스 기사, 사람들이 많았지만 경찰들도 분명 있었기에 두 눈을 의심했다. '이게 정말 인가?' 심장이 쿵쾅 거리기 시작했다. 내가 다녀온 곳, 행복해 보였던 사람들이 가득했던 곳, 알 수 없는 감정들이 마구 올라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던 날, 많은 이들의 죽음이라니. 한동안 아무 감정을 느낄 수 없었고,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놀다가 죽은 거뿐인데 뭐' 한편에서는 공감하지 못하는 이야기가 들려와 마음에 가시를 돋게 만들었다. 누구나 그런 상황을 만날 수 있는 현실, 다만 나에게 일어나지 않았던 것뿐이다. 각자의 상황을 함부로 판단할 수 없기에 그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한순간에 우리의 삶에 높은 파도가 찾아왔다
내가 같은 날 그곳에 있었다는 것도 놀란 일이었지만, 결국 우리의 삶이 갑작스러운 상황에서 허무하게 끝나 버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운 마음이 내 삶을 흔들어 놓았다. 생각하지 않으려 해도 생각이 났고, 마음을 쓰지 않으려 해도 마음이 쓰였다. '나는 아닐 거야'라는 마음보다는 '언제든지 우리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야'라는 마음들이 삶을 두려움 쪽으로 이끌었다
우리는 하루아침에 내 삶의 소중한 누군가와 이별을 해야 했다는 사실이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 어쩌면 그 상황에 나와 우리에게 다가왔을지도 모르기에 아픔은 더 깊게 찾아온 듯하다
한동안 멍한 상태로 삶을 이어왔다
여전히 무거운 마음을 안고 일상을 채워 가는 중이다. 뉴스에서는 여전히 이태원 사고에 관한 이야기들이 가득하고, 마음의 아픔을 넘어서서 '멍'해지는 시간들이 길어진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사실마저도 허무함과 무기력을 한 번에 가져오는 날들.
행복과 허탈함을 한 번에 마주해야 했던 토요일의 밤,
여전히 울컥하는 마음을 숨기며 살아간다.
앞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은 무엇 일까.
세상의 별이 되어 버린 소중한 사람들의 마음을 조심스럽게 안아 본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