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자꾸 선을 넘으려고 하시죠?

: 무례함과 장난으로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들에게

by 윤슬


타인의 삶을 함부로 판단하는 사람들


"오랜만이야, 잘 지내지? 커피 한잔 할까?"

힘든 시절을 보내고 있을 때 나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었던 선배의 연락이었다. 오랜만에 하는 반가운 안부 인사 "좋아요! 커피 한잔 해요" 선배가 우리 동네로 와주기로 했고, 나는 우리 동네에서 좋아하는 곳으로 가는 게 좋을까 기대하던 중이었다. "가까운 곳으로 가자" 선배는 가까운 카페를 찾았고, 좁고 어두운 분위기의 카페에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잘 지내고 있지? 일은 어떻게 할 거야?"

새로운 곳에서 영업 일을 시작했던 선배는 안부를 전하러 온 것이 아니라 나에게 원하는 답변을 듣기 위해 나를 찾아왔던 것이었다. 일에 대해서는 나도 고민 중이었기에 고민을 하고 있는 일들을 하나하나 꺼내어 놓았지만, 선배의 대답은 한 곳을 향하고 있었다


"28살이면 이제 자리를 잡아야 할 때지, 그렇게 여유를 부릴 때는 아닌 것 같아" 어쩌면 선배의 이야기가 맞을 수도 있겠지만, 누구보다 내 삶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을 나에게 건네는 소리는 진심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내 나이가 사회에서는 늦었을 수도, 여유를 부릴 만한 나이가 아닐 수도 있겠지만 내 삶을 함부로 판단한다는 것은 선배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깨지는 순간이었다


"언니, 잘 지내고 건강하기를 바랄게요"

언니의 마음이 진심이라고 생각했던 시간들이 분명 존재했기에 마음을 흘려보냈다


차를 타고 떠나는 언니의 뒷모습을 보며 인사를 건넸다. 언니 역시 자신의 삶에서 덜 상처받고, 행복하기를 바랄게요, 고마웠어요. 내가 힘들었던 시간에 나를 위해 시간을 내어주고, 마음을 써주었던 시간들이 있었기에. 언니에게 감사한 마음만 남기고 언니와 나의 시간들은 내 삶의 어딘가에 고이고이 접어 넣어 두었다




"나이가 많은데 왜 여기로 입사를 하는 거지?"

신규 입사자의 입사 절차를 밟으며 사원증 발급을 기다리고 있는데 들려오는 한마디였다. 자신의 속마음을 혼잣말로 중얼중얼거리던 모습, 타인의 삶을 함부로 판단하는 모습에서 나 역시 당황하고 말았다. 입사를 위해 온 사람은 내 동생이었고, 동생이 다른 일자리를 구하기 전에 잠시 이곳에서 일을 하기로 했던 터였다.


'여전히 이런 사람들이 존재하는구나..' 각자의 삶에는 이야기가 있고, 이유가 있다. 내가 알지 못하는 삶을 함부로 판단하거나 이야기하지 않으려 하는 나에게, 이런 사람들의 한마디는 머리에 "띠이이잉" 종을 울린다. 타인의 삶에 과하게 관심이 많은 사람들, 자신의 기준으로 모르는 이의 삶을 판단해 버리는 사람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이 말에 '타인을 함부로 판단하지 마세요'라고 이야기할 수 없었고, 맞장구를 칠 수도 없었으니까. 하루 종일 마음이 무거웠다. 누군가의 새로운 시작에 자신의 기준으로 말을 하는 사람에게 당황하여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던 나에게 조금 실망스럽기도 했고, 친해질수록 자신의 기준으로 나를 판단하며 선을 넘는 발언을 하던 사람들이 떠올라 하루 종일 흐린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야 했다



왜 자꾸 선을 넘으려고 하시죠?


유독 선을 넘는 장난을 하며 "에이 장난이야 장난, 왜 그렇게 예민하게 굴어?"라고 이야기한다

본인은 장난이라고 이야기하는 문장들이 누군가에게는 예민한 부분일 테고 상처가 되기도 하며 화가 나는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불편함을 이야기해도 장난인데 왜 그렇게 예민하게 반응하냐는 식의 답은, 정말 내가 예민하고 까칠한 사람이 되어버리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빨간 내복이야 뭐야?"

출근하자마자 들려오는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 내가 좋아하는 빨간 티를 재킷 안에 입었고, 오랜만에 보는 상사는 나에게 받아 주고 싶지 않은 문장을 던진다. 예전의 나였더라면 머쓱한 웃음을 지었을까. 하지만 오늘의 나는, 아무 표정도 하고 싶지 않았다. '왜 자꾸 선을 넘으려고 하는 거지?' 상사라고 해도 나에게 예외는 없었다. 그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대화에서 선을 넘는 일들을 더 이상 웃으며 보내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누군가 선을 넘으려고 할 때,

우리는 어떤 표정을 하고 있을까.


예전의 나는 그 상황이 어색해지는 게 싫어서 그저 웃음으로 대화를 마무리하려 했던 것 같다

"그때 이런 말을 했었어야 했는데.. 내가 왜 웃었지.." 하지만 그 상황이 하루 종일 마음속에 남아 홀로 마음이 축 쳐진 상태로 하루를 보내며 타인을 원망하기보다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어색하게 웃었던 나를 원망했던 것 같다


타인의 잘못된 행동을 내 잘못이라고 생각했던 날들이 흔적을 남기고 지나갔다

무례한 사람이 지나가듯 던지는 한마디가 누군가에게는 상처를 받기도 하고, 부정적인 생각들을 하기도 한다는 사실을 알면 참 좋겠지만 무례한 사람은 그런 깨달음을 얻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릴 테니까. 선을 넘지 않기를 기대하기보다 선을 넘는 순간 '저기요, 선 넘으셨어요'라고 선을 넘는 상황에 경고등을 켜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오늘의 나는,

무례한 사람들을 바꾸려 하기보다 경고등을 켜서 주의를 주고 무례한 문장을 마음에 담지 않으려 한다. 무례하고 선 넘는 행동들에 흔적을 남기고 싶지 않다는 굳은 마음으로.




선을 넘는 사람을 만났을 때 어색한 미소로 웃기보다 내 속마음을 상대방에게 던지는 연습을 해보자. 타인이 무례함을 나에게 건네려고 할 때, 웃으며 무례함을 저 멀리 던져 낼 수 있도록.


당신은 선 넘는 무례한 사람들에게 어떤 표정을 하고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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