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라는 인사를 건네고 싶지 않은 축 가라앉은 사무실 분위기를 뒤로 하고 사무실을 빠져나왔다
벌써 3년이나 지난 이곳에서의 아침 문화는 적응이 되지 않는다. 이곳 사람들은 언제부터 서로가 서로에게 무덤덤한 인사를 건네는 생활을 하게 되었을까. 문득 이 회사에서의 생활의 좋은 점을 바라보려고 했지만 뾰족한 부분들이 튀어나와 내 마음을 콕콕 찌르고 있음을 느꼈던 아침의 시작
사회에 나와 일을 한 지 10년 차,
한 가지 일을 오래 한 사람은 아니지만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났던 시간들. 무엇보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제일 중요했다
밝은 에너지를 서로에게 건네주고, 힘들 때는 토닥토닥 서로를 위로하며, 용기가 필요한 순간에는 함께 힘을 내보자며 으쌰 으쌰 용기를 북돋아 주는 사이. 물론 그런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는 잘 알지만 그럼에도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순간들이 존재했기에 다시 긍정의 기운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일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했을지도 모른다
출근길에 자주 마주치는 한 꼬마 어린이가 떠올랐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날씨가 많이 추워진 거 같아요" 핑크빛 솜털 옷을 입은 귀여운 꼬마 아이는 밝은 인사와 함께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순수한 마음으로 내게 말을 걸어오는 이 아이를 만날 때마다 묘한 긍정 에너지를 얻곤 했다. 순수한 아이는 어떤 이에게도 맑은 눈동자를 가지고 인사를 건네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들을 가득 건넬 것이라는 생각에 미소가 지어졌다. 사람을 순수하게 바라보는 눈, 아이에게서 밝음을 배운 아침이었다
어른이 되어 되고, 사회생활의 연차가 쌓일수록 순수한 아이의 마음을 잃고 싶지 않았다
'안녕하세요!' 많은 사람들이 있는 이 회사에서 인사를 건네는 것은 사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었다. 누군가에게 인사를 건네는 일은 수많은 의미가 담겨 있었다. '오랜만이에요! 오늘도 힘내세요! 날씨가 많이 춥네요. 따뜻하게 입고 일하세요!' 잠깐의 시간 동안 말로 할 수 없는 많은 말들을 밝은 인사에 담아 건네주고 싶었다. 하지만 다양한 사람들이 일을 하는 곳이기에 내 마음은 점점 시들해져 갈 수밖에 없었다
자신에게 인사를 건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고개를 돌리고 가는 사람, 인사에 대충 고개를 끄덕이거나 반말로 이야기하는 사람. 인사를 하고도 기분이 묘해지는 경험들이 쌓일수록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가득해졌다. "다들 인사에 왜 이렇게 인색한 거지?" 그럼에도 언젠가는 함께 밝게 인사할 날을 기대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기대가 크면 실망이 커질 수밖에, 결국 나 역시 같은 사람이 되어 버릴 것만 같아 다른 방법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던 밤
회사에서 인사를 하지 않게 되었다
내가 어떤 위치에 있던 모두에게 인사를 건네고 하루를 응원하고 싶었던 마음을 마음속 깊숙한 곳에 넣어 두고 살아가게 되니 회사 생활이 갑갑해지기 시작했다. 철저하게 내가 인사를 건네고 싶은 이에게만 인사를 건네고 나머지 인사는 꾹 참으려 노력하는 중이다. 인사를 하는 노력이 아니라 인사를 참는 노력이라니, 내 일에도 전환점이 필요한 시기가 왔다
내가 하는 일은 보통 대부분 홀로 이루어진다
업무적으로 확인을 해야 하는 일들은 있지만 대부분 철저하게 혼자가 되기에 어제의 경우에는 하루에 다섯 마디도 건네지 않고 퇴근을 했던 날이었다. 회사는 노는 곳이 아니라 일을 하는 곳이 분명 하지만 그럼에도 환경은 중요하다. 내가 어떤 환경 속에서 살아가느냐에 따라 내 에너지가 빛날 수도 있고, 시들해질 수도 있음을 느꼈으니까.
"밝은 곳에서, 긍정적인 사람들과 일하고 싶다"라는 마음이 절로 흘러나왔다
집으로 돌아와 일기장에 솔직한 내 마음을 무작정 적기 시작했다. 일기의 맨 끝에는 "다시 밝은 사람이 되고 싶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매일 같이 밝은 수는 없겠지만, 대부분의 밝은 마음을 편하게 꺼내어 놓을 수 있는 곳. 밝음을 애써 감추며 서로의 눈치를 살피는 일이 아니라 밝음을 순수하게 건네며 서로가 서로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안겨 줄 수 있는 날들을 찾아 떠날 것이다
내가 이곳을 떠나는 이유는,
내게 남아 있는 작고 귀여운 밝음을 지켜내기 위함일 것이다
매일 아침, 씩씩하고 밝은 인사를 건네는 어른으로 살고 싶다
누군가 나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기를 바라는 사람으로 살기보다 웃으면서 먼저 인사를 건넬 수 있는 사람. 출근길에 마주치는 꼬마 아이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인사를 건네는 어른. 밝은 인사가 하루의 시작에서 누군가에게 응원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오래오래 인사를 건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