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이런 사람 꼭 있습니다.

: 회사 생활을 하다 나를 질투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

by 윤슬

"잠깐 앉아 보시죠"

2주 전, 늘 그렇듯 컴퓨터를 켜고 앉아 업무 준비를 하던 중 그 사람이 나를 불러 냈다


나는 무엇을 잘못한 걸까?


10년 정도 사회생활을 하면서 대부분 사람을 상대해야 하는 서비스직에 근무했다거나, 사무직이라고 하더라도 사람들과의 소통이 많은 자리에서 일을 이어 왔다. 덕분에 사람을 파악하는 눈치가 빨라졌고, 각각 다른 사람들의 특성에 맞게 응대하며 일을 이어 왔다


하지만 사람들은 내 생각과 똑같지 않다고 느꼈던 사건이 발생했던 날이었다

"잠깐 앉아 보시죠" 평소에 내가 좋아하지 않는 태도를 가진 사람이 나를 자리에 앉혔다. 어디서 나왔는지 모를법한 불만 사항들을 하나씩 말하기 시작했다. 나에 대해 제대로 모르는 사람의 이야기에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내렸다. 슬픈 감정보다는 화가 났으며, 억울하고, 서운한 감정이 밀려왔던 것 같다.


내 업무에 실수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날들이 헛수고가 되는 느낌이었다

신입 사원으로 입사했을 때 인수인계는 고작 3일, 기본적인 프로그램을 익히는 방법을 배우고 3년 넘게 일을 하면서 이곳에서 단 한 번의 실수도 하지 않았다고 자부했다. 내가 맡은 일에 책임을 져야만 하는 성격 탓에 늘 꼼꼼하게 챙기며 업무를 이어 왔다. 덕분에 사람들은 나를 믿고 신뢰한다고 느꼈고, 이제야 대부분의 업무가 적응이 되면서 한숨 돌리던 찰나였다.


이야기를 듣다가 눈물이 왈칵 쏟아져 자리를 벅차고 일어났다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걷는데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다. 눈물을 잠깐 닦고 다시 그 자리로 돌아왔다. 피하고 싶다는 마음보다는 정면으로 마주 하고 싶었다. 왈칵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내 할 말은 이어 가야만 했다. "지금 말씀하신 것 중에 제가 잘못한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하고 싶은 말들의 대부분을 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평소에 느꼈던 감정들을 왈칵 쏟아 냈다.


그 사람은 쾌쾌 묵어 비린 내가 나는 감정들을 쏟아 내는 나를,

당황했지만 당황한 척하지 않으려 쳐다보는 것이 느껴졌다.


그대여, 너 자신을 알라.


2주 동안 수많은 물음표들이 나를 따라다녔다

매일 같은 공간에서 일을 하면서 눈물이 왈칵 흐를 것만 같은 날들도 있었다.


'나는 이곳에서 무슨 일을 한 거지? 내 노력이 이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보였던 거지?'

물론 생활을 이어 가기 위해 일을 한 것도 맞지만 가끔의 보람 또한 있었던 일이었고, 사람들이 나를 믿어준다는 점에서 장점도 분명 있었다. 하지만 타인의 눈에는 내 노력보다 태도가 불만이었을 것이다.


'그 사람은 왜 나에게 화를 내려고 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정확한 근거가 있는 화는 아니었다.

본인이 이야기하면서 내가 답변을 하면 할 말을 잃는 그 사람의 태도를 기억한다. 스스로를 돌아보지 못하고, 타인에게 불만만 가득한 사람의 태도. 이글이글한 눈빛으로 타인의 잘못된 점만 찾으려고 하는 못된 태도 말이다




우리는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한다

누군가 나보다 더 나은 생활을 하는 것처럼 보이면, 누군가 나보다 더 많은 혜택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면 질투를 하기 시작한다. 그 사람을 미워하는 마음을 키우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 하나하나 트집을 잡기 시작할 것이다. 그 사람 역시, 내 업무를 책임지고 하면서 자신의 기준에 맞지 않는 나를 미워 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사람마다 각자의 기준이 있고, 그 기준은 개개인별로 매우 다르다.

누군가는 자신의 기준에서 벗어나는 사람을 보면 '잘못됐다'라고 이야기하곤 한다.

근데 과연 내 기준에서 벗어난다고 그 사람의 모든 행동들이 잘못된 것일까? 여러 번의 생각 끝에도 잘못되었다고 생각된다면 분명 대화를 해야 할 필요성은 있지만, 무작정 그 사람에게 잘못되었다고 할 수는 없다


타인에게 잘못되었다고 이야기하기 전에,

나는 타인에게 이야기할 수 있을 만큼 당당한 생활을 해왔는지 꼼꼼하게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대화를 마치고 자리를 벅차고 일어났을 때,

나는 이곳에 있어야 하는 걸까 물음표를 던졌다.


그리고 오래전 나를 힘들게 했던 상황 하나가 떠올랐다

가장 위에 있는 상사가 나를 호의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늘 가운데 있는 두 번째 상사는 나를 질투하고 괴롭히기 시작했다. 알 수 없는 불안에서 오는 행동들, 그 행동들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그들은 전혀 모를 것이다.


그들의 세상은, 이곳이 전부였을 것이다.

그러니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상사에게는 잘 보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들이 늘 보였다. 하지만 아랫사람에게는 실수 한 번에도 늘 화를 내는 모습, 내가 생각하는 상사의 기준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실수는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이지만 타인의 실수는 곧바로 지적하는 사람이 과연 자격이 있는 것일까.


나는 상사에 대한 나름의 기준이 있었다는 사실을 이번 기회에 알게 되었다

상사는 업무에 책임을 질 줄 아는 사람이며, 아랫사람의 실수에 화를 내기보다 한 번쯤 다독여 줄 수 있는 사람을 좋아했다. 회사에서 정해 놓은 직급의 기준이 아니라 내 나름대로의 기준에서 데이터를 쌓았고, 그 데이터가 충분해지면 그때서야 그 사람을 인정하는 태도가 나오는 것이었다


결국 그 사람은 이곳에서 더 높은 대우를 받고 싶어 했을 뿐이고,

내가 필요 이상으로의 대우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나에게 강압적인 태도를 보였던 것이다.




대화를 마치고 환기를 시키고 돌아온 나에게 그는 미안하다는 말을 건넸다

'미안하다'라는 말에도 책임이 있다는 것을 그 사람은 알지 모르겠다.


타인의 입장에서 단 한 번만이라도 생각해 봤더라면 그 사람은 욱한 마음 하나로 대화 요청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무슨 사건이 있을 때 하나씩 나에게 질문을 던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2주가 지났지만, 여전히 그 자리에 앉아 있을 때면 마음이 쿵쾅 거리곤 한다.


터닝포인트, 유독 생각이 많았던 한 주.

하고 싶은 일은 많은데 머뭇 거리고 있던 나에게 하늘이 내려준 선물이었을까.

더 이상 미련을 갖지 말고, 내 삶을 진지하게 돌아볼 시간이라고 말해주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문장 하나를 떠올려 본다.


앉은자리를 바꾸지 않으면 새로운 풍경을 볼 수 없다

어쩌면 새로운 풍경을 보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할 때라고 나에게 말하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잔잔하게 흐르며 살아가는 일도 좋지만, 너는 새로운 풍경을 자주 마주 할 때마다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라고 다시 한번 말해 주고 있는 것만 같았다.


어쩌면 마음이 아팠던 날이 분명했지만 이곳에서 내가 쓸 수 있는 에너지는 모두 소모했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새로운 마음으로, 내가 좋아하는 일들로 가득 채워 보고 싶다는 마음이 몽글몽글 피어오른다.


자, 이제 새로운 풍경을 보러 갈 준비를 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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