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담백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 가을, 나를 마주 했던 시간들이 지나가네요

by 윤슬

슥슥, 오늘의 쉼표에는 어떤 장면이 있었나요?


지난 편지를 읽으며 다양한 색의 마음들이 떠올랐어요. 감사한 마음, 안도의 마음, 함께 하는 마음, 시작의 마음, 쉼표의 마음 등등 많은 마음들을 떠올리며 글을 잘 담아내고 싶어서 읽고 또 읽었답니다. '답장을 쓰고 싶다'라는 마음은 가득했는데 쓰는 일보다 읽는 일에 바빴던 요즘의 시간에 브런치 글쓰기를 조금 미뤄 왔던 것 같아요. "더 이상 미루고 싶지 않아!" 노트북을 켜는 일에 피로감을 느낄 것만 같아서 오늘은 꼭 답장을 쓰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하얀색 책상 위에 하얀색 미니 키보드를 두고 슥슥에게 답장을 쓰는 밤이에요


삶이 담백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요즘의 저는,

제 삶을 담백하게 살아가는 연습을 하고 있어요


사실 저는 생각도 많고 감정도 예민한 사람이에요

스치듯 건네받은 감정에 하루 종일 속상함을 안고 살기도 하고 말이죠. 생각도 많은데 감정까지 많아 버리니 늘 '버겁다'라는 마음을 안고 살아왔던 것 같아요. 수많은 감정들을 글쓰기를 통해 차분해질 수 있었지만 근본적으로 무언가 변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감정에 흔들리기보다 내 삶의 균형을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컸던 날들의 연속이었죠


"어떻게 하면 내 삶이 담백해질 수 있을까?"

사실 감정에 예민한 탓에 타인과의 대화에서 진심으로 공감할 수 있었고, 글쓰기를 더 좋아하게 되었던 건 사실이지만 늘 감정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는 제가 싫었던 적도 많았던 것 같아요. 삶을 이성적으로 바라 보고, 해결책과 방법을 찾아 실행으로 옮기는 사람들을 보며 늘 부러워했으니까요. 생각을 비우는 연습이 필요했고, 행동력을 높일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던 시점이었던 것 같아요


삶을 담백하게 이어 나가는 것,

일상의 소소한 루틴을 만들어 가고 싶었어요


일단 가장 먼저 내 몸과 마음에 집중하는 연습을 하기로 했어요

가장 먼저 시작했던 건 체력 관리를 위한 운동이었어요. 9월 중순부터 였을까요, 주 3회 운동을 잘 지켜 나가고 있어요. 꽤 지루 할 거라고 생각했던 헬스에 꽤 재미를 느끼고 있어요. 정해진 시간 동안 내가 해야 할 일들을 끝냈을 때의 뿌듯함이 좋더라고요. 운동을 하면서 회사에서 마주했던 부정적인 감정들이 씻겨 나가는 느낌을 받기도 했고, 무언가 하고 싶다는 긍정적인 마음들이 피어오르더라고요. 아! 하루에 만보 걷기도 매일 실천 중이랍니다. 운동은, 삶을 담백하게 만들기 위한 준비 단계였던 것 같아요


두 번째는, 하루에 30분 이상 책 읽기였어요

어느 순간부터 점심시간에 차에서 쉬면서 오히려 에너지가 떨어지는 느낌을 받았어요. 차에서 쉬고 나왔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에너지를 잃고 오후가 상쾌하지 않음을 느꼈어요. '잠은 집에서 자고 책을 읽자!' 주 3회 운동을 하면서 꾸준한 습관의 중요성을 조금씩 알아간 덕분에 독서도 습관으로 만들어 가는 요즘이에요. 점심을 먹고 근처 아지트에서 30분 정도라도 책을 꼭 읽어요. '시간이 얼마 안 남았는데 그냥 차에서 쉴까?'라는 마음이 저를 잡아끌어서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지만 그럼에도 독서를 하고 돌아오면 오후를 살아갈 에너지 선물 받아 온다는 걸 잘 알기에 꾸준히 습관을 들이고 있는 요즘이에요


늘 제 삶은 담백하기보다 무겁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나는 어떻게 살아온 거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거지?' 삶에 물음표가 가득해져 버린 시간들이라 답장이 너무 늦어져 버렸네요. 돌이켜보니 2022년 가을이라는 계절을, 담백하게 살아가기 위해 애썼던 날들이었네요. 타인을 돌아볼 여유도, 글을 쓸 힘도 없이. 그렇게 '나'라는 사람에게 집중하며 나만의 루틴을 만들어 갔던 계절. 유독 파란 하늘과 산책을 자주 했던 계절, 그렇게 가을이 흘러갔네요 슥슥.




슥슥, 사실 저는 요즘 무슨 글을 써야 할지 몰라서 글쓰기를 이어 나갈 수 없는 날들이었어요

답장을 쓰고 싶은 마음은 가득했는데 흘려보내지 못한 감정들이 잔뜩 티가나 버릴까 봐 잠시 글쓰기를 멈췄던 시간들이었어요.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는 걸까?' 삶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록 할 수 있는 말들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더라고요


오늘은 슥슥에게 꼭 답장을 쓰고 싶었어요

하늘이 맑았고 햇살이 반짝였던 오늘, 차가운 바람에 귀여운 장갑을 꺼내고 보니 겨울의 진짜 시작이더라고요. 가을을 엄마와 만끽할 여유도 없이 바쁘다는 핑계로 미뤄 왔던 엄마와의 시간을 보내는 오늘이에요. 집밥을 먹고 산책을 했고 엄마와 카페에 왔어요. 하고 싶은 일들을 할 힘이 생겼던 오늘, 슥슥 역시 새로운 시작을 하고 있는 하루하루가 어떤지 궁금하네요



우리의 글이 10개 이상 발행되었어요

글을 쓰지 않았던 시간 동안도 글쓰기를 생각할 수 있었던 건 글벗 덕분이에요. 누군가와 함께 글을 쓴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새삼 깨닫게 되었던날들이에요


아무에게도 하지 못한 말들이 가득했을 때, 하고 싶은 말이 많아도 글을 쓸 수 없었던 날들이 계속되었어요. 하늘이 맑았던 날, 잠시 책을 읽으러 가는 길에 글벗에게 온 연락에 마음이 밝아졌어요. 늘 주는 마음들이 익숙했는데 글벗에게 책 선물을 받았던 날, 마음이 몽글몽글해져 버린 거 있죠. 글쓰기를 이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준 마음도, 책을 선물 받았을 때의 빛나는 마음을 알게 해 줘서 고맙고 또 감사해요


그렇게 겨울이 왔네요
우리는 각자의 산책하듯 삶을 살아 가요


그렇게 겨울이 왔네요

나무들은 모두 홀가분한 상태로 겨울을 맞이하고 있더라고요. 시린 겨울은 유독 하늘이 파랗고, 윤슬이 얼마나 다정하게 느껴지는지 몰라요. 겨울을 잘 채워 나가다 보면 또다시 봄이 오겠죠? 불안하고 흔들렸을 글벗일 테지만 다시금 용기를 내고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는 글벗일 테니까 걱정보다는 응원을 보내요


겨울, 길거리를 산책하며 만난 붕어빵 가게에서 붕어빵 가득 사서 걷는 날들을 상상해 봐요

붕어빵 하나 나눠 먹으며 호호 웃을 수 있는 우리였다면 삶은 꽤 따듯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언젠가는 함께 붕어빵을 한입씩 물고 겨울의 대화를 할 날이 오겠죠?


날씨는 추워졌지만 우리의 삶은 다정함으로 가득 찼으면 좋겠어요

춥다고 몸을 웅크리고 계절을 탓하기보다 '겨울'이라는 계절을 마음껏 즐기며 살아 가보고 싶어요. 저는 이번 겨울에는 썰매를 마음껏 타보는 상상을 해 봅니다. 슥슥의 겨울도 다정하고 붕어빵처럼 따듯하기를 바라요


'벌써 12월이에요!'라는 말로 2022년이 떠나감을 아쉬워하지 않고 싶어요

2022년, 유독 많이 흔들렸던 우리였지만 그 속에서 더 많은 것들을 보고, 느끼고, 배웠을 테니까요. 삶을 더 다정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시간들이 있었고, '나'에게 집중하며 스스로를 알아 가는 시간들이 있었으니까요. 2022년을 통해 우리는 '나'라는 사람과 더 깊어질 수 있었네요. 그 시간을 함께해줘서 고마워요 슥슥.


12월을 잘 보내고 다시 담백한 마음으로 답장을 쓰러 올게요!

오늘은 오랜만에 답장을 쓰면서 슥슥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들이 많아서 담백하지 못했지만요.


슥슥, 2022년은 슥슥에게 어떤 의미였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