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당신이 행복해야 나도 덩달아 웃을 수 있을 테니까. 우리 과정은 힘들지 몰라도 그 속에서 많이 웃을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어김없이 돌아온 설날,
나는 매년 설날에는 여행을 떠나곤 했다
어딘가에 얽매이지 않아도 되는 환경 덕분에 늘 어딘가로 떠날 수 있었다. 이번 설 연휴는 '바다를 보고 싶다'라는 마음을 깊은 곳에 숨겨 두었고 여행 대신 일상을 택했다. 파란 하늘이 함께 했던 날, 맑은 날씨에 몽글몽글한 마음으로 산책을 했고 동생과 할 일을 하기 위해 카페로 나섰다
좋아하는 라떼 한잔과 케이크 하나를 두고 노트북을 켰다
오랜만에 느끼는 여유로움 덕분에 설연휴라는 생각보다는 여유로운 일상 중 하루인 듯했다
설날 당일,
아침 일찍 친척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큰집으로 출발했다. 거실에 한가득 모여 있는 어른들에게 인사를 하고 고소한 떡국을 먹고 늘 그랬듯 세배를 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유독 경쾌했던 목소리, 늘 관심은 첫째와 막내에게 쏠렸기 때문에 나는 큰집에서 늘 조용했고 관심 밖인 아이였다. 그래서 늘 어딘가에 숨어 있던 아이, 어느 순간, 삶의 경험이 깊어지면서 나 역시 목소리를 낼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 소심했던 나에게는 꽤 큰 성장이었고 그 성장의 온도가 느껴지던 이벌 설날이 꽤 흥미로웠다
새해 인사의 숨은 의미
반대로 나이를 먹을수록 새해 인사를 보내는 숫자가 줄어들었다
예전에는 오랜만에 연락을 해도 반가운 사람들에게 안부를 전할 수 있는 날이라는 생각에 한 명 한 명에게 정성껏 메시지를 보내곤 했다. "늘 먼저 연락해 줘서 고마워!"라는 인사가 꽤 기뻤던 모양이다. 시간이 지나고 사람에 대한 기대치를 버리면 버릴수록, 관계는 느슨해졌다
내가 진심으로 행복을 바라는 이들에게만 안부 인사를 전하고 싶어 졌다
일 년에 한 번 인사를 전하는 일에 대한 의미는 사라 졌고, 새해 인사의 진짜 의미에 대해 생각하면 할수록 마음은 가벼워졌다. 꽤 많은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는 대신 20명이 안 되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새해 인사를 한다는 마음보다는 이번 한 해의 삶을 응원한다는 마음으로.
소소한 이야기들이 오갔지만,
유독 마음이 쓰이는 문장에 눈길이 오래 머물렀다.
내가 좋아하는 동생과의 대화였다
오래 준비했고, 꽤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일이었는데 이 친구에게는 힘든 시간들이 깊어졌나 보다. 힘든 마음에 약을 먹고 있다는 이야기에 마음이 흔들렸다. 먼 곳에 살아 우리가 얼굴을 본 지는 시간이 조금 흘렀던 상태라 내가 알지 못하는 시간들이 깊었을 것이다. 친구의 상처를 묻기보다 그동안 친구가 감당해야 했을 일들을 떠올려 볼 뿐이었다
어쩌면 예전의 나였더라면 섣부른 조언을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 힘내고 있을 친구에게 힘내 라는 말이 얼마나 상처가 될지 알기에, 힘내 라는 말대신 '나는 너를 믿어'라는 말로 마음을 전했다. 그리고 말 대신, 그 친구가 나에게 건넸던 노랑꽃이 있는 발매트를 선물했다. 매일 힘든 시간을 밟으면서 꽃길만 걷자는 귀여운 의미와 함께.
나 역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지독하게 지우고 싶었던 힘든 시간들이 있었다
지금과는 또 다른 종류의 힘든 시간, 누군가의 위로가 크게 와닿지 않던 시절. 그 어떤 응원보다 '나'라는 사람을 진심으로 믿어주는 이들의 마음 덕분에 하나씩 용기를 내볼 수 있었기에. 각자의 힘든 시간들이 다르겠지만, 나 역시 깊은 동굴 속에서 살아 본 경험이 많았기에 더 마음이 쓰이곤 한다. 다 지나가겠지만 지금 이 시간의 힘듦이 누군가에게는 너무나 무거워 포기하고 싶을지도 모르니까.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그 누군가에게는 유독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 어떤 말보다 딱 한마디를 건넨다. '난 너를 믿어' 주변의 시선을 신경 쓰기보다 스스로의 마음의 신호를 알아차렸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긴 노력 끝에 얻은 결과물이라도 매일 '힘들다'라는 말이 나온다면, 결과 보다 내 마음을 돌아봐야 할 계절이니까.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동생에게 전하고 싶었던 수많은 마음들.
힘들면 조금은 이기적으로 생각해도 된다고. 타인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 결정해도 된다고. 가끔은 포기를 해도 괜찮다고, 잠시 포기한다고 해서 세상이 무너지지 않는다고. 값진 결과물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소중한 너라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너는 무슨 일이든 잘 해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