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는 설레는 감정을 기대하고 기다리는 사람이 많다, 나 역시 여전히 설레는 감정과 기대감으로 사랑이 달콤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사람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사랑이라는 마음을 여전히 달콤하다고 말하는 것은, 그만큼 사랑에 있어서 우리가 웃는 일이 많아져서 이지 않을까
일상 속의 소소한 행복들이 늘어나고, 사소한 이유로 우리는 더 많이 웃게 되기도 한다. 물론, 상처를 받고 많이 울기도 한다. 사랑을 하면 꼭 어린아이처럼, 누군가 앞에서 어리광을 부리게 되기도 하고 속상하고 서운한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기도 한다
여전히 어른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어떤 이 앞에서 나의 솔직한 감정을 드러 낼 수 있다는 건 사랑의 힘 덕분이 아닐까
늘 사랑이라는 감정이 커지면 커질수록 언젠가는 상처를 받을 것이라는 걸, 간접적이고 직접적인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는 우리지만 -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불쑥 찾아오는 사랑이라는 마음을 우리는 여전히 믿으며 살아가고 있다
불쑥 찾아온 마음은, 내가 어떤 방법을 찾아서라도 감춰보려고 하지만 우리의 마음은 조금씩 커지기 시작한다. 누군가의 다정한 말과, 다정한 행동을 통해서 말이다. 어느 순간 우리의 마음은 이번에 찾아온 사랑은 다를 것이며 매 순간의 사랑을 믿기 시작한다
매 순간의 사랑을 믿는 사람과 매 순간의 사랑을 의심하는 사람
내 주변에도 그렇지만 매 순간의 사랑을 온전히 믿으며 자신을 사랑해 주는 사람과 사랑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매 순간의 사랑이 진짜 일까 의심하며 뒷걸음칠 치는 사람들도 있다
사실 나는 후자의 사람인지라 매 순간의 사랑을 믿는 사람의 마음을 잘 알지 못한다, 난 항상 사랑이라는 감정을 의심하면서도 여전히 사랑이라는 선물 같은 마음을 믿고 있는 알 수 없는 사람 중 한 명이다
나는 왜 매 순간의 사랑을 의심하는 걸까?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첫 번째는 나는 '너를 좋아한다'라는 말을 잘 믿지 못했다. 나를 잘 알지 못하는 이가 나에게 좋아한다는 표현을 할 때면 당황스러웠다, 나를 몇 번이나 봤다고 좋아한다고 하는 걸까 라는 마음은 그 사람에게 등을 돌리기 좋은 이유가 되었다
두 번째는, 나의 사랑이 조금 더디고 느린 편이라고 생각했다. 나의 사랑이 느린 만큼, 누군가의 빠른 사랑을 이해하지 못했고 누군가 내 마음을 향해 빠른 속도로 향해 오면 나는 지레 겁부터 먹기 시작했다. 사랑이라는 마음이 얼마나 달콤한 마음인지 잘 알고 있었지만, 나는 점점 더 겁쟁이가 되어갔다
그러한 환경과 관계 속에서 우리는 어떤 이유로든 크고 작은 상처를 받는다. 더는 상처 받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솔직함에 제동을 거는 것이다. 나에게 상처를 줄 것 같은 대상이 그렇게 하지 못하도록, 말하자면 무의식적으로 '수비'를 하는 셈이다. 이것을 심리학에서는 '방어기제'라고 한다. 특히 과거에 사람에게 받았던 상처가 컸거나 그 일이 머릿속에 박혀 있으면 이 '수비 군단'은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 [나는 외롭다고 아무나 만나지 않는다] 중에서
상처 받지 않기 위해 사랑이라는 감정을 모른 척하기도 했다
사실 사랑이라는 감정이 찾아오려 할 때마다 나는 점점 더 낮은 곳으로 숨어 들어갔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하는 날들도 있었지만 내 앞에서 사랑을 이야기하는 누군가가 나의 진짜 모습을 알고 나를 사랑하지 않을까 봐 지레 겁을 먹기 시작했다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데 누가 나를 사랑할 수 있을까 의심했던 시간들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나는 어떤 사람일까, 아직 온전히 나의 민낯을 보여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보지는 못했다. 여전히 풀화장을 하고 출근하는 회사원의 모습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수밖에 없었다.
''진짜' 내 모습을 보여주면 어떨까, 과연 이 사람은 나의 진짜 민낯을 보고도 사랑한다고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일까 걱정스럽고 두려웠다
이번에는 다를 거라고 굳게 믿어보지만 한번 깊어진 상처는 좀처럼 회복이 되고 있지 않는다, 그렇듯 우리는 무의식 중에 받은 상처들을 마음속에 담아 깊은 곳에 보관하게 되고 비슷한 상황에 처하게 되면 무의식 중 우리의 마음은 깊은 상자 속에 숨어 있는 상처들을 다시 소환한다
또다시 상처를 받지 않을까 라는 두려움은 우리에게 '네가 스스로 상처 받지 않게 마음을 지켜야 해'라는 방어적인 사람으로 만들어 버리는지도 모르겠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진짜 나의 모습을 드러낸다는 것은, 내가 온전히 너를 믿고 사랑한다는 표현의 방식이다
여전히 누군가에게 상처 받지 않을까 두려워 진짜 나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내가 당신에게 세모난 마음을 그대로 보여준다면, 나는 당신을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사랑이 조금 느리더라도 괜찮다며 서로를 안아줄 수 있는 우리였으면 좋겠다. 나는 그대의 다정한 마음에 나의 진짜 마음을 온전히 보여주게 될 것이고 너와 나는 서로의 온전한 마음과 마주하며 그렇게 깊어질 것이다
여전히 흔들리고, 약한 나의 마음을 마주하게 되는 날 그대는 나에게 여전히 너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사랑스럽다고 말해줬으면 좋겠다. 나의 진짜 모습을 오해하지 말고 이해하며 깊어질 수 있는 우리이기를, 나 역시 그대의 진짜 마음을 조금 더 안아 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기를 -
긴 시간을 돌고 돌아 우리가 만나게 된다면
서로의 마음을 꼭 안아 줄 수 있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나는 여전히, 있는 그대로의 나의 모습을 사랑해주는 그대를 더 많이 사랑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