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의 책이 나를 브런치 작가로 만들었다

우연히 마주했던 책 덕분에 나는 브런치 작가를 꿈꾸며 살아올 수 있었다

by 윤슬

나는 여행을 가면 기념품으로 꼭 책을 한 권 사 오곤 한다

여행지에 있는 근처 작은 책방에 들러 책을 고르고,

그 책을 보며 지난 여행을 추억하는 일을 좋아하기에 여행을 가서 자주 책방을 찾아가곤 한다


몇 년 전 제주도에서 한 책방에 들른 적이 있다

책을 고르는 방식이 조금 특별했던 책방이었다


제목을 보고 책을 고르는 방식이 아니라 흰 종이로 포장된 겉표지에 질문이 적혀 있고 내가 원하는 질문을 고르면 그 질문에 대한 답변이 되어 주는 책을 읽게 되는 신기하고 특별한 곳이라 더 기억에 남는 책방이었다. 흰색의 표지로 쌓여 있는 책들을 보며 나는 요즘 어떤 고민을 하고 있을까 생각했다





우리 잘 걸어가고 있나요?



하나의 질문이 가장 눈에 띄었다


진짜 내속 마음을 들킨 듯 마음이 쿵 하고 내려앉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질문을 보며 제목만으로도 위로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던 그날의 마음은 여전히 기억이 날 정도로 말이다


사실 그날의 제주여행은 쉼표가 필요하다는 핑계로 갑작스럽게 떠난 여행이었다. 이십 대 초반부터 사회생활을 시작해서 나름대로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잘 견뎌왔다고 생각했는데, 한순간의 선택으로 나의 이십 대가 와르르 무너지는듯한 기분이 들었고 나는 무엇을 위해 걷고 있는지, 과연 내가 가는 이 길이 나의 길인지, 나는 잘 걸어가고 있는 건지 답이 나오지 않았을 때 마주 했던 질문 하나가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우기 시작했다


비가 오는 창밖을 바라보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어두운 상황의 연속이었지만 분명 그 속에서 용기와 따스함을 잃지 않고 있었다. 책은 나에게 어두운 밤을 걷고 있지만, 우리는 달빛만으로도 앞으로 조금씩 나아갈 수 있다고 얘기해주고 있었다


수많은 감정들이 스쳐 지나갔다. 따스한 작가님의 마음을 닮고 싶었고, 나도 용기를 내고 싶다는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다. 스스로를 낮게만 바라보고 있던 마음이 스르륵 녹고 있었다, 그동안 넘어지지 않고 걸으려 애쓴 나에게 조금 넘어져도 괜찮다고, 다시 일어나면 된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한없이 약해진 나의 마음을 안아줘야만 했다, 누군가에게 나의 마음을 안아주세요 라고 말하기보다 내가 가장 먼저 내 마음을 안아주고 싶어 졌다


여행에서 마주한 책을 통해 나는 조금씩 삶의 용기를 낼 수 있었다






'브런치 작가는 어떤 사람들일까?'


나에게 용기를 주었던 그 책은 브런치를 통해 세상 밖으로 나온 책이었다, 우연히 브런치를 알게 되었다. 브런치가 뭘까 생각하며 종종 브런치에 들어와 작가님들이 쓰는 글을 읽기 시작했다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꼭 답은 하나라고 말하는 듯한 책들과 반대로 브런치에 올라와 있는 글들은 담백했고, 우리의 일상과 가까운 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글은 나의 일상이며, 누군가의 일상이기도 했다. 나의 마음이기도 하고, 누군가의 마음이기도 했다


글을 읽으며 위로를 받았고, 나도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용기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사실 혼자 7년 동안 글쓰기를 하면서 늘 꿈꾸던 일이었다. 내가 쓰는 글을 통해 단 한 명이라도 위로받고, 용기를 내고,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작은 일기장에 나의 마음을 적으며, 누군가와 나의 마음을 함께 나눌 날들을 기대하고 또 기대했다


브런치를 통해 내 마음을 조금씩 전하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

두근두근 하는 마음으로 몇 년 동안 지켜본 브런치의 작가 신청 버튼을 꾹 눌렀다






첫 번째 도전에서 불합격 통보를 받더라도 너무 상처 받지 말자고 다짐하면서도 내심 브런치가 내 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 간절했던 것 같다. '제발 제발 합격 메일이 왔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이 간절할 때, 브런치는 나에게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라는 내용의 말과 함께 "작가님"이라는 호칭으로 나를 불러주었다


혼자 화장실에서 방방 뛰며 기쁨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동안 나의 글쓰기를 응원해 준 지인 몇 명과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는 소식을 나누며 정말 꾸준히 쓰고 싶다는 마음과 작가라는 호칭에 마음이 달콤한 향기로 가득 채워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작가님"


브런치가 아닌 세상에서는 나는 작가가 아니지만, 브런치에서는 진짜 작가가 된다. 브런치 작가에 검색이 되고, 브런치에 글을 쓸 수 있고, 브런치 구독자들이 내 글을 읽는다. 여전히 내가 브런치 작가임이 신기하기도 하고, 브런치에 글을 쓸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용기와 행복을 얻는다


우연히 들른 책방에서
우연히 고른 질문으로
우연히 한 권의 책을 읽게 되었고
나는 그렇게 브런치 작가를 꿈꾸게 되었고
나는 그렇게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우연히 마주한 책 한 권을 통해 나는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내가 '왜' 글을 써야 하는지 의문이 들 때마다 내 마음을 다시 안아준다. '네가 가장 힘든 시기에 마주했던 책을 잊지 말자'라는 마음으로 글을 쓴다. 와르르 무너져 내렸던 마음에 달빛을 선물해준 작가님 덕분에 내가 브런치 작가가 되었듯이 꾸준히 글을 쓰는 사람이고 싶다


한결같은 마음으로 내 마음을 전하는 글을 쓴다면 언젠가 나의 마음이 누군가의 곁에서 위로가 되고 미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내가 브런치 작가가 된 이유는,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기 위함이었으니까






나를 가장 처음으로 작가라고 불러준 곳

여전히 따듯한 마음을 나누는 사람들이 가득한 곳

내가 꿈을 꾸고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열려 있는 곳

수많은 마음들이 공존하는 곳


나는 브런치가 좋다

내가 브런치 작가라서 좋다


나는 여전히 브런치에서 꿈을 꾸며 글을 쓴다, 꾸준한 꿈은 언젠가는 현실이 되기 마련이니까

브런치 작가를 꿈꾸고 있는 이들이 꿈을 이루고, 함께 손잡고 또 다른 꿈을 꿀 수 있으면 좋겠다. 오늘도 내가 글을 쓸 수 있음에, 여전히 글을 쓰고자 하는 마음이 가득하기에 감사한 밤이다


나는 브런치를 통해 수많은 꿈을 꾸고, 오늘도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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