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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몽인 Mar 26. 2022

이면을 바라보는 시선

이면에 관한 고찰

책을 넣은 가방에 폰을 지탱해서 내 사진을 찍으려고 카메라를 켰다.

셀카 모드로 돌리기 전, 후면 카메라에 담긴 장면이 생각보다 예뻐서 찍어 보았다.

한 번도 안을 들여다볼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찰나가 주는 시선이 새로웠다.


물체의 뒤쪽 면을 두고 '이면'이라고 한다.


과거에 일했던 테라로사가 예술의 전당에도 있길래 들러보았다.

앉아서 책을 읽는데 커피 내리는 소리보다 더 익숙한 소리가 들렸고, 모든 지점이 똑같은 식기세척기를 쓰는지 익숙한 장면이 눈에 띄었다.


한때 바리스타 보조로 일하며 내가 가장 많이 있었던 공간이었다.

평균 주 6일을 일했던 카페에서 나의 공간은 바로 설거지대 앞, 식기세척기 옆 바로 저기였다.


모두가 오픈 키친에서 커피 내리는 바리스타를 볼 때, 나는 설거지를 하는 사람이 보였다.

나의 과거 경험이 있었기에 발견하고 관찰할 수 있는 이면이었다.


겉으로 나타나거나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 또한 '이면'이라 지칭한다.



이면을 바라보는 시선은 다양한 뜻을 부여할 수 있다.


주연이 아닌 조연

메이저가 아닌 마이너

다수가 아닌 소수

혹은

결과가 없는 노력

사라지는 시간

아무도 듣지 않는 노래와 보지 않는 글

등등


그리고 이러한 시선은 또 따뜻한 시선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문득 다정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모든 일에 인정이 필요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누군가의 관심 정도는 생각보다 큰 힘을 가지니깐 말이다.



이상 그냥 지나가면 되는 순간을 또 굳이 건져 올려 의미를 부여하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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