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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몽인 Mar 28. 2022

행복을 찾아서

서울 삶

어제 하루 글쓰기를 못하였다. 왜냐하면 술에 잔뜩 취해버렸기 때문이다.

[내가 만든 글쓰기 연재를 지킬 것인가 VS 술을 마시고 느끼는 재밌는 기분을 더 파고 들것인가]

갈등 중에 후자를 택했다.


핑계 같아 보이지만, 가끔 '꾸준함'에 자긍심을 가지는 내가 이를 어길 때 드는 묘한 쾌감이 있다.

충동적이거나 게을러 나의 룰을 스스로 깨트릴 때, 마냥 딱딱한 사람이 아니라 유연한 사람이 된 것 같다랄까?


내가 가진 특기 중 하나가 바로 이 '자기 합리화'인 것을 또 한 번 느끼며~

너무 쓸데없는 서론의 말이 길었다.



어제는 행복을 찾는 여정을 했다.


첫 째, 홈메이트가 준비한 팝업북 공연인 '몬몬 읽기'를 을지로 세운상가에서 관람했다.

아니 공연에 참가했다?

관객은 나 혼자이고 나를 위한 공연이 펼쳐졌다.


헤드셋을 끼고 음악과 내레이션에 맞춰 책을 읽는다.
입체 사진에 집중하다 보면 중간중간 책 속 인물이 실제로 내 눈앞에서 연기를 한다.


배우들이 오직 나만을 위해 연기하는 경험에서 오는 생경함.

야외 공간을 자유로운 무대로 활용하는 신기함.

그리고 다른 생각은 용납시키지 않는 고도의 몰입감 등.


처음 느끼는 감동이 주는 행복이었다.



두 번째, 친구 P를 만났다.


이전 '즉흥성에 대한 선망'에 등장한 친구 P와 놀면 내 안의 모든 즉흥성을 발휘할 수 있어 얼마나 짜릿한지 모른다.

같이 을지로에서 동대문 시장까지 청계천을 따라 긴 산책을 하였지만, 동대문 시장은 일요일 휴일이었다!


그리고 다시 을지로 방면으로 쭉 걸어서 오후 5시부터 술을 마셨다.


'밥 먹을 거면 차라리 술!'이라는 신념을 가진 P와 놀 때면 신나게 마시고 취할 수 있어서 재밌다.

물론 둘 다 생각이 많고 속 시끄러운 사람들이지만,

나 혼자가 아니라 얘도 그렇네? 가 있어 서로의 존재가 크나큰 위안이다.

성향은 달라도 결은 비슷한 그런.

같이 있으면 별의별 말도 다 할 수 있는 그런. (별의별 말은 비방용.. 아 아니 비글용..)


우리의 인생 숙제는 '나답게 살기'이다.

웬만하면 남들이 좋다고, 행복하다고 하는 것들 다 따라 해 봤지만 수많은 의문과 자괴감만 남았던 둘이기에 우리는 결국 나답게 살아야 한다.


여기서 '나답게'를 찾는 게 우리의 과제이다.

이 과제를 평생 잘 해내기 위해 수많은 경험과 다양한 관계 속에서 깨져가며 부딪히고 있다.

그리고 가끔 만나 서로가 깨진 경험을 공유하면


히히히 너도? 나도!


하다가 웃고 그러다 취하면 비글용 이야기만 잔뜩 하게 되는~

내가 좋아하는 쓸모없는 시간을 잔뜩 누릴 수 있는 행복이다.


갑자기 조승연 작가의 섹시한 뇌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P가 조승연 작가가 전수해준 '행복해지는 방법'을 나에게도 알려주었다.


"행복한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행복할 줄 아는 사람이요!"

 


우리는 어제 행복할 줄 알았고 또 계속해서 행복할 줄 알기 위해 '나답게 살기' 과제를 착실히 해오기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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