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CC 보고서의 자주 묻는 질문으로 시작하는 기후 행동 첫걸음
함께 읽는 책 No. 50
김추령(2025), 『과학 선생님이 읽어 주는 기후변화 보고서』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IPCC)는 국제 연합(UN)의 전문 기관인 세계 기상 기구(WMO)와 국제 연합 환경 계획(UNEP)에 의해 1988년 설립된 조직으로, 인간 활동에 대한 기후변화의 위험을 평가하는 것이 주된 임무이다. IPCC는 5~7년 간격으로 3개의 실무그룹에서 평가보고서(Assessment Report, AR)를 발간하며, 이는 유엔 기후변화 협약의 핵심 근거 자료로 활용된다. 제1실무그룹은 기후 시스템, 온난화 추세 등 ‘기후변화의 과학적 근거’와 관련된 보고서를 발표하며, 제2실무그룹은 생태계, 사회경제적 영향 등 ‘기후변화의 영향, 적응, 취약성’과 관련된 보고서를 발표한다. 마지막으로 제3실무그룹은 온실가스 감축 방안 등 ‘기후변화의 완화’와 관련된 보고서를 발표한다.
보고서에 실린 주제는 매우 다양하며 규모도 엄청나다. 3개의 실무그룹에서 펴낸 보고서를 모두 합하면 1만 페이지가 넘는다. 일반인이 이해하기에는 시간적으로나 내용적으로나 많은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바로 그런 연유로 이 책이 탄생했다. 34년간 중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교사답게 저자는 매우 실용적으로 접근한다. 모든 보고서의 각 장마다 자주 묻는 질문(FAQ)이 있는데, 저자는 FAQ 중에서도 중요한 것을 엄선하여 주제별로 재구성했다. 가능한 한 원문에 충실하게 번역하되 일부는 오개념을 방지하기 위해 전체 맥락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내용을 수정하고 줄였으며, 용어는 기상청에서 발행한 번역본을 따랐다.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저자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저자는 단순히 각 보고서의 FAQ를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1.5도를 위해 ‘틀에 박힌’ 행동하기(38쪽)’, ‘10년 안에 사회 시스템의 변화 만들기(43쪽)’, ‘화석연료와 불평등을 줄이는 똑똑한 세금과 제도가 필요해요(79쪽)’, ‘왜 1.5도 이내로 제한해야 하나요?(87쪽)’ 그리고 ‘절대로 늦은 것이 아닙니다(153쪽)’는 IPCC 제6차 평가 보고서가 전하는 바를 따르면서도 저자가 교사로서 그리고 연구자로서 청소년들과 시민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바를 담고 있다. 그것은 앞으로의 10년이 인류가 맞이한 절호의 기회라는 메시지다. 인류와 자연 모두가 안녕한 지구를 만들 수 있는.
“절대 늦은 것은 없습니다. 1.5도는 법칙이 아니라 확률을 나타낸 값이니까요. (중략) 유엔기후변화협약에서 목표로 하는 1.5도는 30년 평균 혹은 그와 비슷한 기간의 평균 온도 값을 이야기하는 거예요. (중략) 자, 그러니 1.5도로 잠시 온도가 초과하거나 1.5도를 넘긴다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0.01도라도 낮추도록 행동하는 거에요. 그래야 위험을 피할 수 있는 확률이 커지니까요. 1.5도를 넘는다고 해서 절대 늦는 것은 아닌 이유입니다.” (155쪽)
절대 늦은 것은 없습니다. 1.5도는 법칙이 아니라 확률을 나타낸 값이니까요. 물론 1.5도를 넘는 것은 큰일입니다. 하지만 절망할 필요는 없어요. 가능한 한 최선을 다해서 더 이상 붉은색이 짙어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해요. (155쪽)
이 글은 환경정의가 주관하는 제24회 환경책 큰잔치 <2025 올해의 환경책> 서평입니다. '2025 올해의 환경책'은 작년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출간된 환경책 중에서 일반 12종, 청소년 12종, 어린이 12종 등 총 36종이 선정되었으며 전체 목록은 아래와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