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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상혁 Jun 23. 2019

민주주의와 수학교육(2)

서로를 완전한 동반자로 여기며 스스로를 다스릴 수 있을까?

서로를 완전한 동반자로 여기며 스스로를 다스릴 수 있을까?

현상기반학습


류선정 한국핀란드교육연구센터 소장은 발제문 「미래를 대비하는 핀란드 교육의 새로운 시도 현상기반학습: 그 의의와 사례」에서 현상기반학습phenomenon-based learning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학습자가 주위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현상Phenomenon들에서 영감을 얻어 학습주제가 정해지고, 기존의 국어, 영어, 수학과 같은 과목 구분이 아닌 하나의 주제가 프로젝트가 되어 학습이 실시된다. 여기서 학습자는 기존의 수동적인 태도에서 나아가 보다 부지런히 자신의 배움을 만들어야 한다.


발제자가 언급하고 있듯이 현상기반학습은 프로젝트기반학습Project Based Learning, 메이커 교육Maker Education, 다학제간 학습Multidisciplinary Learning, 과목 간 통합수업Subject-Combined Class 등을 아우르는 교수・학습방법이다. 또한 현상학phenomenology과 구성주의Constructivism라는 철학적 관점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발제자가 예로 들고 있는 카우하바Kauhava 지역 7학년 학생들의 수업을 살펴보자. 학생들이 생활세계에서 경험하는 ‘학교급식’이라는 현상을 정확하게 해명하기 위해서는 일체의 섣부른 판단–편견, 선입견, 고정관념-을 중지하고 ‘사태 자체’를 입체적으로 조망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학생들은 ‘음식의 신선함은 어떻게 유지될까?’(화학) ‘식재료의 가격, 급식 가격은 어떻게 형성될까?’(수학) ‘특정 음식이 제한되는 종교를 가진 학생에 대한 학교급식의 식단은?’(종교) ‘학교급식의 균형 잡힌 한 끼 구성은?’(가정) ‘핀란드의 무상교육, 무상급식 제도의 역사와 특징은?’(사회) 등의 요소들을 체계적이며 종합적으로 해명해야 한다. 그러나 사실 이것은 대단히 어려운 도전이다.



근대적 교수법의 발명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라무스Petrus Ramus, 1515~1572와 코메니우스John Amos Comenious, 1592~1670에 의해 발명된 근대적 교수법에 대하여 비판적으로 고찰할 필요가 있다. 라무스는 명확하게 분할될 수 있는 지식의 형식들 안에서 지식의 항목을 논리적으로 조직화하는 새로운 교수법을  발명했다. 그의 교수법은 다음과 같이 세 가지 원칙을 바탕으로 했다: 첫째, 교과 내용의 항목들은 모두 보편적으로 참이어야 한다. 둘째, 그런 항목들은 모두 적절한 범주 속으로 함께 모아져야 한다. 셋째, 각 교과안에서 자료가 제시되는 순서는 일반적인 정의로부터 시작하여 특수한 성질들에 도달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라무스의 교수법 개혁의 목적은 학생들의 세속적 성공을 돕는 유용한 지식을 전수하는 데 있었다. 라무스가 설계한 수업일과는 다음과 같다.



라무스의 교수법은 코메니우스에 의해 더욱 강화된다. “모든 사람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는 모든 기술”이라는 부제가 붙은 『대교수학Great Didactic』은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강조했다: ①구체적인 것으로 들어가기 전 교과의 일반적 개요를 제시할 것, ②교육과정을 종합적으로 다루어 줄 것, ③단일한 방법을 고수하고 불필요한 내용을 제거할 것, ④교사가 분명하고 상세하게 지도해 줄 것, ⑤시간 낭비가 없도록 효율적으로 조직할 것, ⑥적절한 입문용 교과서를 신중하게 선정할 것, ⑦습득된 모든 지식을 일상생활에 적용시킬 것 등.*


문제는 라무스와 코메니우스의 아이디어가 21세기에 이르러서도 여전히 교실을 지배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때 “21세기 아이들을 20세기 교사들이 19세기 교실에서 가르치고 있다”라는 표현이 유행처럼 사용되었는데, 교육의 목적이 학생들의 세속적 성공을 돕는 유용한 지식을 전수/습득하는 것에 있다는 라무스/코메니우스의 아이디어를 비판적으로 성찰하지 않는 한, 이는 문제의 본질을 가리는 헛된 구호에 그치고 말 것이다.

  

프레이리Paulo Freire, 1921~1997가 은행저금식 교육이라 지칭한 라무스/코메니우스의 기획과 핀란드의 현상기반학습은 양립할 수 없다. 라무스/코메니우스의 기획은 지식을 제조 상품의 형태로 인식한다. 또한 학생을 사적인 소유자이자 자신만의 지식 생산자로 묘사한다. 반면, 현상기반학습에서의 지식은 성찰과 행동이 문화적・역사적으로 구성되고 체화된 과정의 총체이다. 또한 생활세계 속에서의 구체적이며 생동하는 경험, 즉 활동을 통해 지식은 앎이 된다.*

  


패러다임의 전환


이런 의미에서 발제자가 핀란드의 현상기반학습에 대하여 “새로운 교육패러다임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용기 있는 시도”라고 평가한 것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한다. 발제자의 글을 읽으면서 떠오른 것은 현상기반학습을 포함한 핀란드의 교육과정 개혁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교육프로젝트일 수 있겠다는 점이었다. 우리가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패러다임의 전환'이라는 부분이다. 교육이 개인의 세속적 성공에 초점을 맞추는 것에서 공동체가 함께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를 다루는 것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사회 구성원 모두의 합의가 필요한 것이다. 패러다임이라는 말을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로 여기거나 일종의 액서세리처럼 사용해서는 안 된다.


교육과정 개정의 성공을 결정짓는 결정적 부분은 협력 과정이다. 개정과정은 오픈되어 있고 어디서든 누구든 볼 수 있으며, 거대한 수의 시민들이 참여한다. 이 과정은 세 수준-국가, 지자체, 학교-간의 대화와 공유의 과정에 기반한다. 여기서 교사는 중심적 역할을 수행한다. 교사의 경험과 아이디어는 개정 과정의 방향과 계획뿐 아니라 교육과정 개정의 목표에까지 영향을 준다. 학생, 부모, 연구자, 교사교육자, 다양한 시민사회단체, 여러 이익단체도 이 과정에 참여한다.*


발제자는 현상기반학습이 자생할 수 있는 토양으로 자율성을 첫손가락에 꼽았는데 이는 학교를 중심으로 한 공동체의 협력 과정에서 필수불가결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현상기반학습을 도입하기 위하여 핀란드는 “수년 간 교사와 각계각층의 전문가들, 학부모, 학생들이 활발히 의견을 나누며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에 대한 이해를 넓혀왔다.” 또한 “교육문화부와 국가교육위원회에서는 Top-down 방식의 강요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제도를 실시하고 경험할 당사자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며 변화의 필요성을 어필했다.” 발제자도 강조하고 있듯이 교사 – 그리고 학생 – 의 자율성과 자발성이 없이는 교육개혁이 한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한 가지 첨언하자면 이러한 자율성과 자발성은 민주적 학교문화를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학교는 자유로운 토론이 이루어지고 모든 구성원이 함께 책임지는 공공의 장소이다. 협력의 정신과 공동의 윤리는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에 그러한 문화를 만드는 것은 자율성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다.


우리가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패러다임의 전환'이라는 부분이다. 교육이 개인의 세속적 성공에 초점을 맞추는 것에서 공동체가 함께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를 다루는 것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그 사회 구성원 모두의 합의가 필요한 것이다. 패러다임이라는 말을 자신과는 상관 없는 일로 여기거나 일종의 액서세리처럼 사용해서는 안 된다.


학생들의 삶에서 필요한 것을 가르치기


민주시민교육의 관점에서 수학교육은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교육과정 개혁의 목표는 학생들이 높은 점수를 받게 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그들의 삶에서 필요한 것을 교육자들이 가르치도록 돕는 것”*이라는 핀란드의 방향설정은 우리나라의 수학교육 개혁에도 유효하다. 래드포드는 수학교육이 “공동체의 중요한 쟁점들을 수학적으로 반성할 수 있는 새로운 개개인을 창출하는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 역사적인 작업”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러한 논의의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현재 학교에서 조장하고 있는 사회적 상호작용의 양식과 지식의 생산 양식에 대하여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앞에서 필자는 이러한 반성의 시도로서 두 가지를 살펴보았다. 먼저 현대수학의 그리스적 전통을 민주주의의 관점에서 되살릴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였다. “서로를 완전한 동반자로 여기며 스스로를 다스리는” 아테네 민주주의는 대화와 합의의 능력을 필요로 한다. 대화를 통해 나와 타자의 같음과 다름을 구분하고 공통의 기반을 발견하여 설득과 합의에 이르려는 아테네 민주주의의 정신은 은연중에 유클리드의 『원론』을 통해 사회・문화적으로 코드화되었다.

  

핀란드의 개정교육과정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의 2015개정교육과정 역시 역량을 강조하고 있다. 수학과의 경우 그것은 문제 해결, 추론, 의사소통, 창의・융합, 정보 처리, 태도 및 실천의 6가지 수학 교과 역량으로 기술되고 있다.* 공동체의 지난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추론과 구성원들 사이의 활발한 의사소통이 필요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다양한 분야의 창의적 융합도 필요하고 적절한 테크놀로지를 활용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배려심과 책임감도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나 이러한 역량의 강조는 교육과정 차원에서만 논의되고 있는 형편이다. 어떻게 하면 우리나라의 수학교육이 라무스/코메니우스가 기획한 은행저금식 교육에서 탈피하여 죽은 지식을 살아 있는 앎으로 구현하고 이를 통해 삶을 위한 교육으로 전환될 수 있을까? 이는 자연스럽게 두 번째 주제, 즉 류선정 소장이 소개한 핀란드의 현상기반학습에 주목하게 한다.

  

앞에서 언급한 카우하바 지역 7학년 학생들의 ‘학교급식’ 수업에서 수학교과역량은 어떻게 구현될 수 있을까? 이 수업에서 수학은 ‘식재료의 가격, 급식 가격은 어떻게 형성될까?’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환된다. 학생들은 식재료 가격과 급식 가격이 변화하는 양, 즉 변수/변량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또 두 변수/변량 사이에 비례 관계가 성립함을 살펴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이 변수/변량을 표와 식과 그래프로 표현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급식 가격을 형성하는 변수에 식재료 가격 말고 또 무엇이 있을지 생각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사회정의를 위한 수학교육


앞에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비판적 수학교육critical mathematics education 혹은 사회정의를 위한 수학교육teaching mathematics for social justice의 흐름을 간단히 소개한다. 비판이론의 철학적 토대 속에서 형성된 비판적 수학교육의 목표는 지배계급이 형성한 이데올로기를 수학적으로 인식하고 비판함으로써 학생들의 사회의식을 고양하고 사회의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독일 베스트팔렌주의 10학년 수학 교과서 1단원 '삶의 값은 얼마인가?’


독일 베스트팔렌주의 종합학교Gesamtschule에서 사용하고 있는 10학년 수학교과서를 예로 들면, 학생들은 수학 첫 시간에 '삶의 값은 얼마인가?'에 대하여 공부하게 된다. 물론 이 '삶'은 대다수의 평범한 독일 청년들이 겪게 될 삶이다. 이 단원에서 학생들은


- 총소득에서 순소득을 계산하기

- 사회보장기여금의 중요한 개념들이나 집세 등을 다루며 퍼센트 계산 적용하기

- 연간계획을 세우기 위해 집세, 보험, 휴가, 신용카드, 운전학교 등록 등등에 드는 비용을 계산하기

- 적용과제에 나오는 원그래프, 상자 그림, 스프레드 시트 등을 심화하여 다루기


등을 배우게 된다. 이 수학교과서는 독일사회의 현상을 데이터로 보여주고 있다. 직업에 따른 급여의 차이나 구동독과 서독의 급여 차이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에 대한 해석과 문제제기는 교사의 몫이 아닌 학생의 몫인 것이다. 심지어는 통장에 잔고가 부족해 전기가 끊기는 상황이 등장하며(그러나 이를 섣불리 사회의 책임이나 개인의 책임으로 결론 짓지 않는다. 그냥 실제로 있음직한 사회적 현상을 보여줄 뿐이다.) 회사의 경영진이 노동자들이 너무 병가를 자주 쓰는 문제에 대응하고자 통계 조사를 실시하자 이에 화를 내면서 경영참여노동자대표협의회를 통해 이 사안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하는 장면도 등장한다. 여기에서도 섣불리 사용자/노동자를 편들지 않고 그냥 하나의 현상으로 보여줄 뿐이다.



민주주의를 배운다는 것


이와 같이 수학교육을 다학제간 학습 모듈multi-disciplinary learning module의 일부로서만 국한할 필요는 없다. 생활세계 속의 현상이라는 것은 무궁무진할 뿐만 아니라 어떤 현상의 본질을 탐색하고 모순되는 현상의 원인을 해명하려 시도한다는 점에서 현대수학의 논증적/비판이론적 접근과 현상기반학습은 공통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민주주의’라는 현상을 주제로 ‘수학 자체’를 탐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학생들이 생활세계에서 경험하는 ‘학교급식’이라는 현상을 체계적이며 종합적으로 해명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여기서 가장 중요한 지점은 편견, 선입견, 고정관념과 같은 일체의 섣부른 판단을 중지하고 ‘사태 자체’를 입체적으로 조망하는 학습공동체의 능력을 키우는 일이다. 이것은 더 나은 삶과 사회적 선의 조화, 즉 개인과 공동체의 조화를 위한 토대로서의 민주주의를 학습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수학교육과 현상기반학습은 민주주의를 위한 지식과 앎의 생성이라는 거대한 프로젝트에서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


민주시민교육의 관점에서 수학교육은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교육과정 개혁의 목표는 학생들이 높은 점수를 받게 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그들의 삶에서 필요한 것을 교육자들이 가르치도록 돕는 것”이라는 핀란드의 방향설정은 우리나라의 수학교육 개혁에도 유효하다. 래드포드는 수학교육이 “공동체의 중요한 쟁점들을 수학적으로 반성할 수 있는 새로운 개개인을 창출하는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 역사적인 작업”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러한 논의의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현재 학교에서 조장하고 있는 사회적 상호작용의 양식과 지식의 생산 양식에 대하여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14) “현상학의 근본입장에 따르면 사태에 대한 기술이 경험과학의 중요한 한 부분을 이루는 것이 사실이지만, 개별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일반이론의 정립 역시 경험과학의 중요한 또 하나의 부분이라는 사실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중략) 현상학의 근본입장에 따르면 모든 이론은-그것이 철학적 이론이든 경험과학적 이론이든-넓은 의미에서 구체적이며 생동하는 경험, 다시 말해 사태 자체를 근원적으로 제시해줄 수 있는 경험에 토대를 두고 전개되어야 한다.” 이남인 『현상학과 질적연구』, 한길사, 2014, 293쪽.


15) 라무스의 세 가지 원칙을 각각 진리의 법칙, 교과의 분할, 교육적 배열이라고 한다. 존 화이트 『중등 교육과정, 역사와 철학』, 이지헌, 김희봉 옮김, 학지사 2016, 62~63쪽 참조.


16) 존 화이트, 앞의 책, 73쪽.


17) 루이스 래드포드, 앞의 책.


18) Irmeli Halinen 「The new educational curriculum in finland」, 『Improving the Quality of Childhood in Europe · Volume 7』, 2018, p.77.


19) 원문은 다음과 같다: “the aim of the curriculum reform is not to reclaim the high national test scores of previous years, but to help educators teach what young people need in their lives.” Vasileios Symeonidis, Johanna F. Schwarz 「Phenomenon-Based Teaching and Learning through the Pedagogical Lenses of Phenomenology: The Recent Curriculum Reform in Finland」, https://www.academia.edu/31429936, 2016, p.33.


20) 루이스 래드포드, 앞의 책, 44쪽.


21) 교육부 고시 제2015-74호 [별책8] 수학과 교육과정, 교육부, 2015, 3~4쪽.


22) Anita A. Wager 외 『사회정의를 위한 수학교육』, 박만구 외 옮김, 경문사, 2015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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