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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승혜 Jun 18. 2020

행복은 그 사이 어딘가에

애매하게 삽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Fs0qitF-qWM


2년전부터 내 삶의 화두가 '균형'이 된 까닭은 궁극적으로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함이다. 행복... 이 얼마나 우주같은 추상명사인지. 사실 균형을 잡아 행복을 추구한다는 말 자체가 어폐인데 기실 불행이 어떤 것인지 알아야 행복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좋은 푸른 하늘 시원한 바람도 매일 반복되면 무료한 일상일 따름이니까. 


나홀로 섬안에 갇힌 고독한 로빈슨 크루소의 삶도 애처롭지만 자본주의 위에 생성된 촘촘한 사회적 관계망 속에  사는 삶도 못지 않게 애처롭다. '돈 되는 글(이 있긴 한가 싶지만)'과 '내가 쓰고 싶은 글' 사이에서 시답지않은 심술을 부리고 매주 로또를 사들이며 '언젠가는'을 부르짖는 나란 인간, 어찌할 도리 없이 반야심경을 들으며 일체유심조를 외치지만 SNS와 뉴스 페이지를 뻔질나게 드나드는 나란 인간이 바로 후자의 삶을 사는 군상 중 하나다. 거기에 '글 쓰는 사람이란 자고로 사회와 호흡을 함께 해야한다'는 명제를 끊임없이 의식한다.  


오래전 방영된 알쓸신잡2의 토막영상에서 유시민 작가의 말은 부처의 마음도, 자본가의 열망도 갖지 못하는 여기 이 혼돈의 존재를 대변해준다. 


"사회 시스템이 잘못됐다고만 생각하면 (내 자신이) 거기에서 벗어날 수가 없고, 그렇다고 모든 것을 마음 먹기에 달렸다고 생각하면 (시스템이고 뭐고) 아무렇게나 해도 상관없기에 사회적 문제 해결이 어렵다. 진실은 그 중간 어디쯤에 있을 것이다."


유시민 작가는 여기에 부가적으로 덧붙인다. "우리가 서로를 덜 괴롭히는 방법으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기 때문에 정신적인 해법(일체유심조를 외치는 것과 같은) 을 강구해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사회 시스템에 대한 관심과 문제적 의식,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식의 정신적 수양은 적절한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괄호 안에 말은 그가 한 말의 맥락에서 내가 이해한 바를 덧붙인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게 이렇게나 어렵다. 그 중간 쯤 어딘가.... 균형을 잡기 위해 이렇게 애매하게 산다고 하면 그것은 궤변에 지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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