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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네 Apr 22. 2016

옥상

2014.5.29



앉을 자리에 깔만 한 것을 들고 옥상을 올라간다.
밤은 늦었고, 날은 좋다.


바닥자리에 나 하나 앉을 공간을 만들고, 그 공간 딱 맞게 앉아서 주변 모습들을 내려다 본다. 배터리 채워온 덕에 모아뒀던 아껴뒀던 음악들과 노래들을 틀 수 있다. 아 마실만한것 하나 들고 올걸 하고 아쉽지만, 못내 그냥 아쉬운채로 두기로 한다. 가끔은 아쉬운것이 좋더라. 모든게 완벽할 순 없다.


앉아서 바라보기도 하고 서서 내려다보기도 할 즘, 지하철은 지나간다. 그쯤 특히나 내가 좋아하 하던 노래가 나온다. 이 재미에. 가끔은 좀 실하지 못해도 주택가 옥탑방에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허름하고 덥고 추운것에 질리겠지만 젊은날에나, 혼자일때나 살아볼 수 있을거다. 이쯤되면 젊다는것은 특권이다. 더구나 젊은날은 스쳐가는 잠깐의 날이며, 평생일 수 없어서 더 소중하다.


내일은 이불빨래를 해야겠다.
요즘 자고 일어나면 심상찮게 몸이 붓는다. 이불 탓 아닌거 아는데 괜히 잠자리 탓을 해야 마음이 편하다. 다이어리를 꺼내서 정기검진 가는 날을 세어본다. 많은 것이 변하고 나는 이자리에있다. 할 일들을 하나씩 정적으로 해나가야겠다. 절대적으로 극적이지도, 미동도 없이 해야겠다.


독서노트가 많이 밀렸다. 다시 가다듬고 써야지.
날이 좋다. 바람도 좋다. 이 조용함은 더 좋다. 이 공간도 좋다. 노래가 끝났다. 내려가야겠다.
내일은 더 예쁘고 곧은 모습으로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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