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9.17
동상이몽. 同床異夢
같은 침상에 누워, 서로 다른 생각을 한다.
그렇듯, 늘 같은 나를 보면서 둘은 나를 너무나도 다르게 보고있다. 신기하지만 그래서 혼란스럽고 어렵다.
너희 둘은 같은 시간을 공유하고, 같은 공간속을 함께하며 살아가는데,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 서서
하나는 지는 꽃을, 하나는 피어나는 꽃을 동시에 내밀어 주는 것을 보곤,
조금은 기쁘기도, 쓸쓸하고 아쉽기도, 그렇지만 곧내 이런게 순리이고 이치이구나를 깨달아 씁쓸한 감정은 금방 사라졌다. 피는꽃과 지는 꽃을 지금 하필 이 시기에, 모두 두 손에 들고있어야 하는 것은 별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
참 항상 어색한 일이다.
나는 늘 똑같다.
늘상 하던 행동을 똑같이 하는데도, 내게 돌아오는 둘의 말과 행동은 너무나도 다르다. 그래서 별 것 아닌 말 몇마디에도 당황해버렸었다. 늘. 항상. 어떻게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를 생각하느라, 앞에 두고도 딴 생각에 잠겨버릴 때가 많았던 것 같다. 그게 그땐 정신없이 흘려들어 몰랐는데, 아주 오랜시간을 두고 지나보니 그 자리에 찬찬히 드러난 윤곽은 계속 반복됐던 상처였다.
마치.
드라이 플라워를 보던 내가,
"말라 있어서 뭔가 더 정취있고, 느낌이 정갈해서 아름다운 것 같아 엄마." 라고 말 했을 때,
"정취는 무슨. 그냥 죽은꽃이지 뭘." 이라는 말을 들어야 했던, 바로 그 꽃이 된 기분이다.
그 꽃은 자신을 어느쪽으로 받아들였을까. 정취있는 꽃으로 받아들였을까, 아니면 죽은꽃으로 받아들였을까.
과연 어느쪽의 말로 나를 바라봐야할까, 꽤 고민을 한지 한참인데 아직도 잘 모르겠다. 어려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