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5
오늘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순간들이
마치 버릴 구절이 하나 없는 책장들처럼 좋기만 했다. 아마 좋다라는 표현 말고 더 적당한 표현이 있었더라면 그 표현을 썼을지도 모르겠다.
아침에 아주 푹 잔듯 개운하게 일났는데도 생각보다 얼마 늦지 않은 아침 9:30분이었다.
그렇게 삼십분 가량 그대로 이불 속에서 꼼지락 거리면서 빈센트에게 물어뜯기지만 즐겁게 보내다, 곧이어 얼마전에 산 '읽어가겠다'를 펼쳤다. 커피도 끓였고 한입거리 정도 남은 빵 한조각도 먹었다. 물론 딱 한입거리 양의 빵이지만 커피가 많아서 이미 충분했다. 그러던 중 놀러가잔 한마디에 주저없이 승낙했고 그 덕분에 나는 더없이 좋은 날을 보낼 수 있었다.
많은것이 아름다웠고 순간순간들이 충만했으며, 또다시 그 좋기만한 순간들이 쉴 새 없이 반복해서 밀려왔다. 겨웠다. 많은 것이 계속해 밀려오는 것에 아름다움에도 겨웠고, 생각에도 겨웠다.
앞으로 또 이렇게 벅차고 아름다운 순간을 온 마음과 온 몸으로 구석구석 느낄 일이 언제에나 있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애정하는 나의 공간에 들러 책 두권을 읽음으로서 오늘은 끝이 났다.
오늘을 만약 책으로 묶는다면 한 장, 한 장 넘기기가 벅찰, 또 책장이 넘어가는 것이 아까울, 그런 하루가 되지 않을까 싶다.